유엔이 북한에서 사상 처음 실시하려던 ‘농업총조사’가 무산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유엔의 ‘농업총조사 2020’ 설명회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 통계국의 자이로 카스타노 농업총조사 담당관은 30일 ‘VOA’에, 북한이 다음달 태국 수도 방콕에서 열리는 ‘농업총조사 2020’ 설명회 참석을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이로 카스타노 FAO 통계국 농업총조사 담당관] “We invited 22 countries and Japan and North Korea declined…”
‘농업총조사 2020’의 실시 방법과 기술 등을 전수하기 위한 설명회에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22개 나라를 초청했지만 북한은 거절했다는 설명입니다.
‘농업총조사’는 농가인구와 경지면적, 농기계 등 농업 구조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조사로, 식량농업기구는 세계 각국에10년 마다 적어도 한 차례 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조사는 각국 정부가 식량농업기구의 기술 지원 아래 직접 농가를 방문해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조사는 지난 1970년 이후 전세계 182개 나라가 적어도 한 차례 실시했으며, 한국에서는 지난 1980년과 1990년, 2000년, 2010년, 2015년 등 모두 5차례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농업총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농업총조사 2020’ 기간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로, 식량농업기구는 이 기간 중 각국이 적어도 한 차례 농업총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조사 방법과 기술 등을 전수하기 위해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지만 북한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겁니다.
이에 대해 카스타노 담당관은 북한이 농업 실태 공개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이로 카스타노 FAO 통계국 농업총조사 담당관] “I have never seen their system working, we were not allowed to go to ministry, go to their offices to see their system. For the survey, usually all farms are visited. My guess is that because of this, they’re not interested in the census….”
농업총조사를 위해서는 식량농업기구 관계자가 북한 농가를 직접 방문해 농가의 규모와 구조, 분포, 특성 등을 파악해야 하는데, 북한이 이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카스타노 담당관은 북한이 농업총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한 것도 조사를 꺼리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이로 카스타노 FAO 통계국 농업총조사 담당관] “Census is very expensive operation. If somebody offers to fund….”
식량농업기구는 현지 조사관들을 교육하는 등 기술적 지원만 제공하며, 전반적인 조사 비용은 북한이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카스타노 담당관은 하지만 북한이 농업총조사를 실시하면 농업 구조 현황과 변동 추세 등 농업사회 전반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도 ‘농업총조사’가 북한의 농업 전반을 이해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그럼요,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이 집은 경지 면적이 얼마나 되고, 어떤 작물을 심고 있고, 소득은 얼마고 등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농기구, 자원들 농업 관련 조직 등 온갖 것을 다 조사하는 거죠. ”
카스타노 담당관은 북한이 2016년부터 2025년 기간 동안 농업총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결정하면 언제든지 기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