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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도입 필요성 제기되는 핵잠수함, 특징과 현황


미 해군의 탄도미사일 장착 핵추진잠수함인 켄터키호. (자료사진)
미 해군의 탄도미사일 장착 핵추진잠수함인 켄터키호. (자료사진)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부각되면서 한국에서 이에 대응해 핵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핵 추진 잠수함은 사실상 물 속에서 무한정 잠행이 가능한데다 속도가 매우 빨라 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핵잠수함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지난 1954년, 미국은 세계 최초의 핵잠수함(원자력 추진 잠수함) 노틸러스호를 공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디젤잠수함이 대세였던 당시 노틸러스호는 잠수함전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이른바 ‘게임체인저’ 였기 때문입니다.

디젤잠수함은 수시로 수면 위로 올라가 공기를 보충하는 ‘스노클링’이 필수적이어서 적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컸고 연료 공급 때문에 잠항 기간이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노틸러스호는 당시 4kg의 우라늄만으로 재급유 없이 물속에서 무려 10만 km를 갈 수 있었고 스노클링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후 미국은 디젤잠수함들을 핵잠수함으로 교체, 확대하고 능력도 빠르게 개선해 나갔습니다.

차세대 핵잠수함인 버지니아급은 평균 시속 46km의 속도로 움직이며 대잠수함전과 대해상전, 특수작전, 정보.감시.정찰(ISR)능력 등 다양한 작전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12개의 관을 통해 물 속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 공격 능력은 세계 최강으로 꼽힙니다.

미국은 이 버지니아급 핵잠수함만 12척, 로스엔젤레스급 42척, 씨울프급 3척, 배수량 1만 6천t이 넘고 수 십 기의 탄도미사일과 어뢰를 장착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이 14척에 달합니다.

이런 전략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인도 등 6개 나라 뿐입니다.

이들 나라들은 바닷 속에서 소음을 최대한 줄여 노출을 피하면서 은밀하게 적의 동향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다양한 전력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 앞바다에서 열린 광복·해군 창설 70주년 관함식에서, 한국 해군의 1천800t급 최신예 잠수함 안중근함이 해상사열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 앞바다에서 열린 광복·해군 창설 70주년 관함식에서, 한국 해군의 1천800t급 최신예 잠수함 안중근함이 해상사열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15척은 모두 디젤잠수함이어서 작전능력이 핵잠수함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잠수함들은 훨씬 더 낡은 디젤잠수함들이지만 일단 물 속에 잠행하면 같은 디젤급으로는 속도가 느려 감시와 추적에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게다가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능력 확대를 위해 3천t급 새 잠수함 건조를 하고 있고 핵잠수함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설까지 나오면서 한국에서 핵잠수함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을 지낸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의 SLBM 잠수함 역량이 강화되니까 핵추진 잠수함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 유용한 수단의 하나죠. 제일 중요한 것은 잠수함은 잠수함으로 대항하는 게 적절하니까. 북한의 잠수함이 움직이는 통로에 들키지 않고 조용히 가서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상 상황이 있을 때 선제대응 하는 차원에서는 좋은 거죠.”

핵잠수함 건조에는 고도의 기술과 적어도 수 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세계 5위이고 잠수함을 이미 자체 건조하고 있어 능력이 충분하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제법과 미-한 원자력협정,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대 등 외교적 걸림돌 때문에 당장 한국이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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