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중국에서 미국인 대학생이 실종된 사건에 대해 북한 정부의 납치 여부를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서 채택됐습니다. 결의안은 미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스네든의 실종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결의안’이 28일 하원 본회의에서 채택됐습니다.
[녹취: 의장]The resolution was agreed to. A motion to reconsider was laid on the table.
이날 의원들의 별도 발언 없이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결의안을 발의한 유타 주의 크리스 스튜어트 의원은 채택 뒤 성명을 내고 “국무부와 정보 당국이 이 사건과 관련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며 “한국에서 최근 스네든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튜어트 의원은 스네든의 가족들이 대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의안은 미 국무부와 정보 당국이 북한 당국의 납치 가능성을 포함해 스네든 실종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 한국 정부와 관련 조사를 조율하고 북한에 외교적 영향력이 있는 외국 정부들과도 협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국무부와 정보 당국이 의회 그리고 스네든의 가족과 계속해서 협력하고 정보를 보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결의안은 지난 2004년 8월 14일 당시 24살의 미국인 대학생 데이비드 루이스 스네든이 실종된 정황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중국 윈난성 호도협 협곡을 여행하겠다고 부모에게 알린 뒤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중국 당국은 스테든이 협곡 옆을 흐르는 진샤강에 빠져 사망했을 것으로 결론 지었지만, 스네든이 이 협곡을 방문한 이후에도 외국인 숙소 등지에서 목격됐다고 결의안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가 스네든의 실종에 관련됐을 가능성이 언론인들과 비정부기구 관계자들,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윈난성은 탈북자들의 이동 경로이자 북한 공작원들이 활동하는 곳이고, 스네든이 한국어에 유창해 북한 공작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의안은 또 스네든이 납치될 당시 미-북 관계가 경색됐다며, 스네든의 실종은 북한 당국의 외국인 납치 행태에 부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네든의 실종과 관련해 미 국무부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리는 지난 8월 'VOA'에 스네든 씨가 북한 관리들에 의해 납치됐다는 것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 현지 당국과 협의하고 있지만 실종 이유를 추측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관리는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과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이 2004년 8월 스네든 실종 신고 이후 현지 당국과 정례적이고 지속적인 접촉을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2014년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1950년대 이후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외국인 납치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12개국 출신의 외국인 약 20여 만 명을 납치 또는 억류해 왔다는 것입니다.
COI는 이들 중 대다수가 1950년에서 1953년 한국전쟁 직후 북한에 남겨진 남한 출신 사람들이지만, 이후 전 세계에서 수 백명의 외국인들이 납치되거나 북한 방문 도중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 납치된 미국인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 김동식 목사가 있습니다.
김 목사는 1990년대부터 중국 연변에서 장애인들과 탈북자, 탈북 고아들을 돌보다 2000년 1월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에 의해 북한으로 납치됐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