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세계 최장기 내전 가운데 하나인 콜롬비아 내전이 얼마 전 타결된 평화협정을 통해 종료될 기대를 모았지만 일요일(2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자세한 사정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첫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됐는데요.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낸 일본은 지금 경축 분위기입니다. 이어서, 이번 주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여행객들이 각지에 몰리고 있는 중국 현지 모습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평화협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월요일(26일) 카리브 해안도시 카르타헤나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콜롬비아 최대반군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지도자 티모셴코가 평화협정문에 서명했는데요. 이로써 52년을 끌어오면서 22만 명 넘는 사망자를 낸 콜롬비아 내전이 극적으로 종식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일요일(2일) 평화협정문에 대한 콜롬비아 국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기 위해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콜롬비아 유권자들은 찬성 49.78%, 반대 50.22%의 근소한 차로 최종 부결시켰습니다. 찬반 표차가 5만7천 표도 채 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양측이 평화협정에 서명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을 텐데요,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거군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겁니까?
기자)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양측 모두 국민투표 부결에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콜롬비아 현지에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콜롬비아 평화협정이 국민투표를 어렵지 않게 통과할 걸로 예측했었습니다. 콜롬비아 국민들이 오랜 내전에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인데요, 근소한 차로 부결된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현지 유력 언론인은 미국의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사실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전에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플랜B는 없다”, 다시 말해, 국민투표 부결 상황을 가정한 대안은 세워놓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었는데요, 하지만 부결로 결론이 나자 산토스 대통령은 일단 월요일(3일) 모든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추후 대책을 논의하고,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협상 대표 측에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다시 회동할 것을 요청해 놓은 상황입니다. 아바나는 양측이 지난 4년간 쿠바 정부의 중재로 평화 협상을 했던 곳입니다. 산토스 대통령과 반군 지도부는 현재로써는 따로 대안을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긴 한데요. 하지만 양측 모두 평화 과정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도 소개해주신 것처럼 평화 협정문 서명식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여러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할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도 컸었는데요. 국민투표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당혹스럽겠군요.
기자) 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장 아르노 특사를 아바나로 다시 긴급 파견해 향후 협상 진행 과정을 돕기로 했습니다. 아르노 특사는 지난 3월부터 콜롬비아 특사로 임명돼 평화 협상을 중재해왔습니다. 유엔은 월요일(3일) 성명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평화 협상 과정도 전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국민들은 왜 이번 평화협정에 만족하지 못했던 걸까요?
기자) 콜롬비아 국민들은 궁극적으로 평화를 원하지만, 이번 평화협정문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수십 년 동안 반군이 저질러온 납치와 살해 등에 고통 받아야 했던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이번 평화협정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평을 들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평화협정문의 내용이 어땠는데요?
기자)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양측이 조인한 평화협정문은 크게 3개의 골자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반군은 총을 내려놓고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내전 종료 원칙을 먼저 규정했고요, 두 번째, ‘원주민 보호와 농지 개혁 등의 요구사항은 정치 참여로 해결한다’는 내전 발생 원인 해결 방안을 담았습니다. 마지막 골자가 문제인데요,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은 상당 부분 면제해주기로 한다’고 적은 부분입니다. 정부와 반군 양측이 내전 기간에 발생한 각종 살인· 납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서로 묻지 않기로 한 건데요, 콜롬비아 국민들은 내전을 둘러싼 범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협상이 이뤄진다면 이 부분이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콜롬비아에서 왜 내전이 시작된 겁니까?
기자) 지난 1964년 결성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은 당초 콜롬비아공산당(PCC) 연계 무장조직이었는데요, 대지주와 자본가로부터 농민, 빈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정부에 대항했습니다. 공산혁명이 좌절된 뒤 게릴라 전투 중심으로 전략·전술을 수정하면서 내전이 본격화된 건데요. 내전 초기 콜롬비아 국민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지난 1993년 공산당과 결별한 이후 마약 갱집단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이익을 챙기면서 비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미국이 콜롬비아 정부를 지원하면서, 한때 1만6천여 명에 이르던 조직원이 7천 명까지 줄어들어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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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올해 첫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노벨 위원회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월요일 (3일) 발표했습니다.
[녹취: 오스미 요시노리 2016 노벨생리의학상]
노벨위원회의 수상자 발표 순간 들으셨는데요. 오스미 교수는 세포의 ‘오토파지’, 다시 말해 ‘자가포식’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낸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자가포식이란, 생물이 세포 내의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을 분해해 영양원으로 다시 이용하는 현상인데요, 이런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암이나, 신경에 난치병이 발생합니다.
진행자) 일본이 경축 분위기에 휩싸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미 교수가 올해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은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아카사키 이사무, 아마노 히로시가 일본계 미국인 나카무라 슈지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었고요, 지난해에는 카지타 타카아키가 노벨 물리학상을, 오무라 사토시가 미국· 중국 연구진과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일본 NHK 방송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공식 발표되기 몇 시간 전부터 수상 후보군에 있던 오스미 교수의 요코하마 연구실 주변 분위기를 전하면서 열기를 띄우다가, 수상이 확정되자 관련 뉴스를 속보로 타전했습니다. NHK와 후지TV를 비롯한 주요 방송들은 현재 노벨상 특집 프로그램들을 일제히 내보내는 중입니다.
진행자) 올해 첫 노벨 수상자가 발표됐다고 소개해주셨는데, 다른 분야 수상자는 언제 알 수 있습니까?
기자)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이번 주부터 다음 주에 걸쳐 차례로 발표됩니다. 화요일(4일)은 물리학상, 수요일(5일)에는 화학상 수상자 발표가 예정돼있고요, 하루 건너 금요일(7일)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공개됩니다. 이어서 다음주 월요일(10일)에는 경제학상, 수요일(13일)에는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됩니다.
진행자) 노벨상이 어떤 상인지, 간략하게 알아볼까요?
기자) 1800년대 활동하면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낸 스웨덴 출신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기부한 유산으로 설립된 ‘노벨재단’이 1901년부터 매년 인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을 뽑아 상을 줘온 게 노벨상입니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 평화상 등 시상 분야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수상자 발표는 매년 10월에 진행되고,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에 열립니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스웨덴 크로나, 미화 약 93만 달러의 상금과 금메달, 상장이 주어지고,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명예가 일생 동안 따라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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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에서는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가 한창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국경절’은 지난 1949년 10월 1일,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날입니다. 중국 본토는 물론이고, 다른 사회 체제를 운영 중인 홍콩과 마카오 등지에서도 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키는데요, 원래 법으로 정한 휴일은 10월 1일을 전후한 사흘 동안이지만, 지난 2000년부터 당국이 국경절 전후 주말을 확대시켜 총 7일 동안 쉴 수 있도록 했습니다. 7일 연휴에 또다시 주말이 이어지기 때문에, 보통 열흘 동안 직장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 현지에서는 이번 주를 ‘국경장가’ 또는 ‘십일황금주’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많이들 놀러가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 경제발전이 본격화되면서 국경절 기간 동안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크게 늘었는데요,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연휴동안 총 6억6천여 명이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자금성이나, 중국에서 ‘창바이산’이라고 부르는 백두산 등 유명 관광지와 함께,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지는 지금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CCTV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외로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요?
기자) 중국 정부는 올해 국경절 연휴 동안 약 600만 명이 해외 여행을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인들의 올해 국경절 해외여행 희망지 1위가 한국이었는데요, 한국에서는 연중 최대규모의 할인행사인 ‘코리아 세일페스타’기간과 맞물려 중국인 쇼핑객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입니다. 특히 이번 국경절 연휴동안 한국을 찾는 중국인 상당수가 제주도를 방문할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연휴가 시작된 지 며칠 만에 벌써 4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제주도를 찾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