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가 최근 북한 에어쇼에 등장한 자국 항공기의 반입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항공기는 특수 부대 병력 수송이나 대량살상무기 운반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4일 언론에 뉴질랜드산 항공기가 어떻게 북한에 반입됐는지 정부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키 총리는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따라 뉴질랜드는 이런 항공 물자의 대북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의 항공기는 뉴질랜드의 항공업체인 에어로스페이스사가 제조한 P-750 XSTOL 항공기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원산에서 개최한 국제친선항공축전에서 이 항공기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는 이 항공기 꼬리에 북한 인공기가 새겨져 있습니다.
뉴질랜드 외교부는 국내 최대 일간지인 ‘뉴질랜드 헤럴드’ 신문에 북한으로 이 항공기가 수출된 기록이 없다며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조업체인 에어로스페이스의 데미언 캠프 최고경영자는 신문에 이 항공기를 중국 업체에 판매했다며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항공기는 몇 달 전 중국 시안에 있는 ‘프리스카이(시안관성실업유한공사)' 라는 항공회사에 판매한 것으로 왜 이 항공기가 북한에 있는지 자신도 당황스럽다는 겁니다.
‘프리스카이'는 북한에서 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캠프 최고경영자는 중국이 현재 국경절 연휴라 중국 업체와의 소통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는 군사물자 뿐아니라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모든 민간 물자에 대해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P-750항공기는 또 대북 금수대상인 미국산 프로펠러와 엔진, GPS 등 여러 부품들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국제과학기술 전문지인 ‘파퓰러 매케닉’에 따르면 P-750은 10인승으로 2170km 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에서 이륙하면 한국과 일본까지 모두 비행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최대 1천 800kg 까지 운반이 가능하기 때문에 좌석을 떼면 더 많은 인력과 물자 이동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착륙 길이가 매우 짧아 고속도로나 일반 국도를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고 산악 지역에서도 저공으로 비행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이 항공기는 스카이다이빙이나 항공 소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군 특수부대에서 침투용 병력 수송과 무기 운반용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파퓰러 매케닉’은 북한의 특수부대가 이 저공 항공기를 통해 병력을 수송할 수 있고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의 운반도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질랜드 매체들은 이 항공기의 한 대 가격이 미화로 2-3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