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된 후,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주류 세력 간의 불화가 심해지고 있는데요. 이 소식을 비롯한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정리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에서 이른바 광대소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맥도널드가 자사의 상징인 광대 마스코트의 대중 노출을 자제한다고 밝힌 소식, 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화성 탐사 계획에 대해서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같은 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해 “유약하고 비효율적”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의 지지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화요일(11일) 폭스 뉴스에 출연한 트럼프 후보는 라이언 의장을 포함한 여러 공화당 정치인들이 자신을 돕지 않는 데 분노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7월 전당대회 전에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해서 두 사람이 한 차례 갈등을 빚은 적이 있는데요. 결국에는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난 주말 트럼프 후보의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 관계가 다시 악화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여성을 비하하고, 성폭행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2005년 녹음 파일이 지난주 금요일(7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그 뒤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 등 공화당 정치인들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지지 철회까진 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트럼프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으로 남을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트럼프 후보가 반발하고 있는 거고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라이언 의장을 거세게 비난했는데요. “족쇄가 풀려서 오히려 좋다, 이제 마음대로 미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 이런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사퇴 압력이 들어오는 상황인데요. 트럼프 후보는 화요일(11일) 미국 남부 텍사스 주 유세에서 선거운동을 끝까지 계속하겠다고 거듭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On November 8, the arrogance of…”
기자) 트럼프 후보는 “오만한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오는 11월 8일 선거일에 미국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골수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이번 녹음 파일 논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른 중요한 문제들이 있고, 트럼프 후보가 사과했으니 넘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는 이번 녹음 파일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녹음 파일 파문과 관련해서 오바마 대통령도 한마디 했다고요?
기자) 네, 그동안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치 철학이 다르긴 하지만, 이들이 영예롭지 못하다거나 대통령이 됐을 때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다르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는데요. 화요일(11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클린턴 후보 지원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I’ve never thought that…”
기자) 트럼프 후보는 경우가 다르다는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편의점에서 일할 직원을 뽑을 때도 그런 여성 비하 발언을 하는 사람을 뽑진 않는다면서,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하는 말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트럼프 후보를 계속 지지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공화당 내부는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네요. 자, 이번에는 클린턴 후보의 동정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화요일(11일)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유세했는데요. 200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과 함께 했습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환경운동가로 유명하기도 하죠. 기후변화 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 평화상까지 받은 인물인데요. 그런 만큼, 이날 클린턴 후보의 유세는 환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Right now, ocean is at or near…”
기자) 클린턴 후보는 현재 해양의 온도가 역사상 최고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는데요. 이로 인해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본 것 같은 폭우와 홍수가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또 미국 동남부 지역에서는 해수면이 30cm 이상 상승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고요. 이런 기후변화 때문에 전염병이 확산하는 등 미국인들 건강까지 영향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두 후보들의 지지율 상황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화요일(11일) 나온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45% 대 37%, 8%p 격차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는 일요일(9일) 2차 TV 토론회가 끝난 뒤에 실시된 건데요. 앞서 조사 때보다 두 후보 간의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다른 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요. 7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올라갔다가, 이후 클린턴 후보의 재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트럼프 후보가 많이 따라잡았는데요. 지난 9월의 1차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리하고 트럼프 후보의 세금 보고서 논란이 나오면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고요. 지난 주말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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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에 햄버거를 파는 속성음식점, 맥도널드가 있습니다. 이 맥도널드의 마스코트는 ‘로널드 맥도널드’라는 이름의 광대인데요. 하얀 얼굴에 큼지막한 입술, 또 빨간 곱슬머리에 노란색 옷을 입은 이 광대는 맥도널드 상점은 물론이고 맥도널드 관련 행사장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맥도널드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맥도널드 광대를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맥도널드 사가 화요일(11일) 성명을 발표하고 맥도널드 광대가 당분간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맥도날드는 최근 광대 소동과 관련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지역 행사에 로널드 맥도날드가 참여하는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광대 소동이라고 하면 미국 곳곳에서 광대 분장을 한 사람들이 나타나 주민들을 놀라게 하는 소동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광대 소동은 지난 여름 미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처음 시작됐는데요. 이후 미국의 거의 전 지역에서 무서운 광대 가면을 쓴 사람들이 나타나 장난으로 사람들에게 겁을 주는 일이 일어났고요. 특히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광대 분장을 한 사람들이 사람을 납치하거나 살인을 한다는 괴담이 퍼지면서 사회문제로까지 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단순한 괴담으로 그치지 않는 것이, 실제로 광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미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광대 복장을 한 사람이 주민들에게 칼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고요.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에 광대가 출몰하거나 광대가 학교에서 총을 쏘겠다는 경고가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휴교를 하는 학교들도 있었습니다. 현재 지역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이렇게 광대가 출몰하는 정확한 동기나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모방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광대 출몰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현지 경찰들 역시 수사에 나섰고요. 용인할 수 없는 행위라며 단호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생일 잔치나 어린이 행사에 광대를 부르는 일이 많은데요. 이렇게 광대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직업 광대들에게 영향은 없을까요?
기자) 있습니다. 이번 광대 소동으로 직업 광대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요. 행사장에 광대를 초대하는 일이 줄어들어 생계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이고요.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해졌습니다. 신변에 위협까지 느낄 정도라고 합니다. 급기야 직업 광대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본뜬 ‘광대들의 생명도 소중하다(Clown Lives Matter)’라는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오는 토요일(15일) 미 남부 애리조나 주와 일부 지역에서 ‘광대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의 거리 행진이 열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측은 중대한 사안이 아닌 문제에 자신들의 이름을 도용해 그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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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요즘 뉴스에 화성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화성 여행이나 화성 식민, 이런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하는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화성 탐사 계획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화요일(11일) CNN 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2030년대까지는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기업들과 협력해서 우주비행사들이 무사히 화성 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게 한다는 건데요. 인간이 장기적으로 화성에 머물 수 있는 서식지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이를 위한 협력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화성에 인간을 보낸다는 얘기, 이게 완전히 새로운 얘기는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에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 위한 안을 발표했고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품을 보내는 등 민간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습니다. 스페이스X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 씨 역시 지난달 화성에 영구적인 기지를 만드는 안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 가운데는 머스크 씨의 계획에 대해 현실적인 계획이 아니라며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우 대담한 계획이라며 찬사를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2030년대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고 했는데, 2030년대라면 그렇게 먼 미래가 아니네요.
기자) 맞습니다. 15년 정도 뒤의 일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생전에 화성 여행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행정부의 화성탐사 계획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연방 의회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올해 초 연방 의회는 행정부의 화성 탐사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화성 탐사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우주탐사 계획에서 앞장서면, 새로운 과학적 진전을 이룰 수 있고, 인류와 지구 환경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인간이 화성에 가게 된다면, 지구에서 인류의 삶 역시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