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목요일(13일)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했는데요. 오바마 여사의 연설 내용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 법무부가 경찰 총격과 공권력 사용에 대한 전국적인 자료 수집에 들어간다는 소식, 또 미국의 청소년 교통사고 사망 건수가 지난 10년 간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청소년 사망원인의 첫 번째 요인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 내용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성추행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 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주장하고 나서는 여성이 계속 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 측은 그런 일이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죠?
기자) 네,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목요일(13일)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성추행 의혹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ese claims are all fabricated…”
기자) 모두 지어낸 얘기이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란 건데요. 언론이 클린턴 후보 측과 결탁해 꾸민 음모라는 게 트럼프 후보의 말입니다. 또 이들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공개하겠다고 지지자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를 둘러싼 성추행 파문을 돌아보면요. 지난 금요일(7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트럼프 후보의 여성비하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시작됐죠?
기자) 맞습니다. 2005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촬영 중이던 트럼프 후보가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한 말이 녹음된 건데요.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일이 있으며, 자신은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여성의 동의 없이 함부로 몸에 손을 대도 괜찮다고 말하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남자들끼리 하는 음담패설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사과했는데요. 그런데도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지난 일요일(9일)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토론회 당시 트럼프 후보가 모두 말뿐이었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 일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그 뒤에 트럼프 후보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고백하는 여성들이 나온 거죠?
기자) 네, 뉴욕타임스 신문이 지난 수요일(12일) 30년 전에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밝힌 여성 등 2명의 얘기를 실었는데요. 그 뒤 주간지 피플 기자를 포함해 다른 여성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후보 측은 뉴욕타임스 기사에 대해 완전한 날조라면서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걸겠다고 위협했는데요. 뉴욕타임스 측은 소송을 걸어도 좋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군요.
기자) 네, 오바마 여사가 목요일(13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돕기 위해서 동북부 뉴햄프셔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여사의 연설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미셸 오바마 여사] “This was not just lewd conversation……”
기자) 트럼프 후보가 한 말은 그저 음담패설이 아니란 건데요. 힘 있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성적으로 약탈하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다는 겁니다. 또 트럼프 후보가 아이들이 텔레비전에서 들을까 걱정될 정도로 외설적인 언어를 써가면서 여성들의 몸에 손을 댄 얘기를 자랑했다면서, 트럼프 후보가 한 말을 듣고 뼛속까지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오바마 여사의 말입니다.
[녹취: 미셸 오바마 여사] “The shameful comments about our bodies……”
기자) 트럼프 후보가 여성의 신체에 대해 수치스러운 발언을 하고, 여성의 야망과 지성을 무시했다는 건데요. 여성에게 어떤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믿는 태도는 잔인하고 두려운 것이며, 상처가 된다고 오바마 여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여사가 이날 준비된 원고를 무시하고 즉흥적으로 연설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여사가 트럼프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는데요. 내용을 들어보면 누구나 트럼프 후보 얘기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여사는 이런 일은 정상이 아니라면서,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정당에 상관없이, 어떤 여성도 이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이번 논란에 대해서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가 직접 반응을 보이진 않았는데요. 오바마 여사의 연설 동영상을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오바마 여사의 연설에 대해 1분도 빠뜨리지 않고 30분 내내 들을 만한 것이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최근 논란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을 포함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정작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대선이 채 1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번 문제가 불거진 점을 들면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이번 선거는 더 중요한, 변화에 관한 것이라면서, 성추행 논란에 개의치 않는다는 사람도 있는데요. 최근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명 가운데 1명에 불과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에게 평균 8%p 격차로 뒤지고 있고요. 펜실베이니아 주와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주 등 경합주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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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건이 큰 논란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흑인들을 차별하고, 또 공권력을 지나치게 사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미국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법무부가 경찰 관행을 감시합니다. 법무부 산하 미 연방수사국(FBI)이 내년부터 경찰 총격을 포함해 주민에 대한 경찰 공권력 사용에 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법무부와 FBI는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찰의 공권력 사용에 대해 좀 더 나은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런 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죠.
기자) 네, 지난 2년 동안 흑인들이 경찰 총격으로 숨지는 일이 여러 차례 일어났습니다. 더구나 이런 총격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더 문제가 됐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연방 정부는 얼마나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지, 믿을 만한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총격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통계는 정부 당국이 아니라,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 등 언론이 제공했습니다. 앞서 지난 9월에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자료 수집 체계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실제로 자료 수집에 나선다는 건데, 필요한 자료를 어떤 식으로 모으게 되나요?
기자) 네, 이 부분이 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지역 경찰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민권단체들은 이런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번 자료 수집이 경찰 총격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법무부는 내년 초부터 FBI와 마약단속국(DEA) 등 정부 기관들이 참여하는 시범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뒤,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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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1위가 여전히 교통사고인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수년간 청소년들의 사망원인은 교통사고가 부동의 1위를 지켜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교통사고 사망 건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Governors Highway Safety Association)가 최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 2005년에서 2014년 사이, 15살에서 20살 사이 청소년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교통사고로 인한 심각한 부상도 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자체도 2005년 7천500건에서 2014년엔 약 3천900건으로 48%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청소년 교통사고 사망 건수가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보고서는 우선 까다롭게 바뀐 청소년 운전면허 규정을 첫 번째 이유로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많은 주가 단계적 운전면허(Graduated driver licensing program)라고 하는 청소년 운전면허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요. 청소년이 운전에 익숙해지기까지 3단계로 구분해 각종 제약을 두고 있는 겁니다. 주에 따라 세부 규정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보통 운전 중 손전화 사용금지와 야간 운전 금지, 동반승객 제한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죠.
진행자) 단계적 운전면허로 실제로 10대들의 운전사고가 많이 줄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단계적 운전면허를 도입하면서 청소년의 운전사고 위험이 30%까지 줄었다고 하는데요. 대부분 주에서 18살이 되면 단계적 운전면허증을 졸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또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려는 청소년이 이전보다 줄었다고 밝혔는데요. 청소년의 1/3이 운전면허 취득을 연기하면서 운전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높아진 점 역시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어든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교통사고 사망 건수를 줄었지만, 여전히 교통사고가 청소년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단 말이죠? 아무래도 청소년들이 성인보다 위험하게 운전을 하기 때문이겠죠?
기자)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고속도로안전협회 측은 10대 운전자 교통사고는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청소년들이 난폭운전을 하거나 운전을 잘 못 해서가 아니라 운전 경험과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 대처를 잘 못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단계적 운전면허가 18살로 끝나는 건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며 청소년운전면허 연령을 21살까지 연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수년간 감소세를 보이던 청소년 교통사망 건수가 올해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올해 상반기 청소년 교통사고 사망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10%나 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미국의 전반적인 교통사고 사망률이 많이 늘었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한 활동과 이동이 많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전해드렸죠. 청소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청소년 교통사고 사망 건수가 토요일 오후에 집중됐는데요. 그러니까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가 많은 겁니다. 고속도로안전협회 측은 청소년 사망사고 감소추세가 다시 증가추세로 바뀌지 않도록 하기 위해 효과적인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