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의 오늘 기온이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고 하는데, 한국의 민심은 연일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정을 혼란에 빠트렸고, 국민적 공분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 사태’ 오늘도 관련 소식으로 서울통신 시작하겠습니다.먼저 청와대 개각 소식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2선으로 물어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구요?
기자) 청와대가 신임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에 새 인물을 내정했습니다. 새 국무총리에는 노무현 정부 때 정책실장을 맡았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 새 경제부총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내정됐고, 국민안전처 장관에는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헌정중단과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수용하는 의지가 담겼다고 밝혔는데요. 한국언론들은 이 소식에 새 국무총리 후보자는 한국의 국내상황을 다스리는 내치(內治), 박대통령은 사실상 외치(外治)를 맡게 되는 이원집정부제의 실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와대의 개각에 한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실도 여당인 새누리당도 몰랐던 ‘돌발 개각’이 아닌가 하는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국정을 정상화 시키려는 대통령의 의지라고 초기 반기는 반응을 내놓았던 여당에서도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국회와 상의 없이 지명된 총리 인선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나왔고, 지도부의 총사퇴의 목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진행자) 야당 쪽의 반응도 날카롭군요?
기자) 개각 역풍이라고 표현되는 정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국 수습이 아니라 더 엉망진창으로 만든 ‘제 2차 최순실내각’이라고 비난했고, 지극히 절제하고 있는 대통령 하야와 탄핵의 소리를 내게 하는 사태라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요구했고 국민의당에서는 국면전환을 위한 물타기 개각이라고 표현했고, 안철수 전 대표는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분노했는데요. 대선주자 중의 한 사람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긴급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퇴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내각의 책임자들도 국회의 청문회를 거쳐야 할 텐데, 진통이 예상되는 군요?
기자)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새 총리 후보자도 명확한 수락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았고 내일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야당에서는 신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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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 사태의 중심인물입니다. 검찰에 긴급체포됐던 최순실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군요?
기자) 직권남용 권한행사 방해와 사기 미수 혐의의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44억(6500만달러) 가까운 기금을 내도록 강요했다는 혐의가 그 중심인데요. 내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인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속영장이 집행되어야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겠군요.
기자) 온 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태입니다. 그 중심인물인 최순실씨 관련 소식은 머리끝부터 벗겨진 신발까지 모두가 관심사인데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최순실씨는 최대 20일 동안 구속상태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고, 검찰은 진실 규명을 원하는 빗발치는 여론의 요구를 하나씩 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입증해야 합니다.
진행자) 청와대의 전 정책조정수석 비서관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군요?
기자) 박대통령과 최순실씨 그리고 문제의 중심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관련성을 밝혀질 인물입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최순실씨와 함께 대기업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한 기금 강제 모금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안 전 수석은 관련 의혹도 부인했었고, 최순실씨를 만난 적도 없다고 했지만 안 수석이 개입됐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와 있는 상태인데요. 안 수석이 박대통령의 지시를 전하는 역할을 했다는 발언이 확인이 되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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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외신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의 ‘최순실 사태’입니다. 사회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국선언과 촛불 집회 소식은 미국 언론에서도 다루어지고 있는데요. 최근에 새로운 형태로 시국을 비판하는 풍자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사람들이 모여 시국을 걱정하고 진상규명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낭독하는 ‘시국선언문’은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100여개의 대학이 참여\했고, 노동계 시민단체 학자들과 종교인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오늘 전해드리는 소식은 사태의 심각성에 풍자와 조소를 더해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입니다.
진행자) 예를 들자면 어떤 것인가요?
기자) 최근 가장 큰 공감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학생들이 내놓은 고전소설형태의 글과 한시, 그리고 일제강점기 항일 논설인 ‘시일야방성대곡’이 풍자물입니다. 각 대학의 페이스북에 올려진 이 글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을 타고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고, 공감의 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연세대학교 학생의 공주전은 ‘옛날-헬 조선에 닭씨 성을 가진 공주가 살았는데.. 모친을 잃은 공주가 스물셋 되던 해 신분세탁의 기회를 엿보던 무당 최씨가 공주를 뵙기를 청했다~는 식으로 전개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내용을 조목조목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 고려대학교의 ‘박공주헌정시’라는 풍자 한시(漢詩) 화제입니다. 한글로 독음을 그냥 읽어도 의미가 전달되는 이 글은 전체 문장의 해석 또한 깊은 통찰로 현 시국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참 안타까운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라는 것도 분명하군요.
기자) 북한에서도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한 보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과연 북한에서라면 국민들이 이런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사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민들은 부끄럽다는 표현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높은 지지도로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었만큼 실망도 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국정 농단의 의혹으로 가득 찬 ‘최순실 사태’를 묵시한 대통령의 책임론이 더 거센 이유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여론 조사를 보면 대통령의 퇴진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워낙 크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는 아주 조심스럽게 나오는 모습입니다. 보수 원로모임과 보수 시민단체에서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현 시국 비판하면서도 빗발치는 ‘대통령 하야 요구’에는 선을 긋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거국중립내각 구성해야 하고 모든 조사에 협조하라고 목소리, 오늘 보수원로모임의 기자회견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