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와대는 오늘(9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차기 미 행정부에서도 현재의 대북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가 9일 소집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앞으로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선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선거운동에서 이민 반대와 고립주의, 그리고 보호무역 등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왔습니다.
이에 따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따른 한국 정부의 외교, 안보, 국방 등 대외정책과 경제 상황에미칠 영향을 두루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NSC 상임위원회 결과를 보고 받고 대미외교의 방향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미 대선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낼 예정입니다.
또 외교 관례에 따라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할지도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9일 국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의 외교, 안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당정협의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미 동맹과 북 핵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통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윤 장관은 북 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후보는 세계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핵 문제라고 밝혔고, 클린턴 후보 역시 북한 핵실험 이후 규탄성명을 통해 북한의 도발 위협을 미국에 대한 직접 위협이라고 언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새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정책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윤 장관은 다만 이번 미 대선 과정에서의 여러 언급이 인수위 과정을 거쳐 더 구체화 될 것인 만큼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나온 여러 정책들을 정밀 분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미 대선 이후에도 한-미 동맹은 계속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북한의 오판을 경고했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한-미 동맹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도 ‘한-미 동맹관계의 견고성, 그리고 대응 능력에 대해서 추후도오판하지 말아야 된다.’라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편 한국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거렸습니다.
미 대선 개표가 시작되고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 후보가 앞서나가자 종합주가지수는 3%, 장외주식 시장은 6% 폭락했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과 달러의 환율이 1 달러에 14.5원 급등한 1,149.5원으로 마감됐습니다.
한국 금융시장의 이 같은 반응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새 행정부의 정책이 안정될 때까지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심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위원회는 상황점검회의를 긴급 소집해 시중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화자금 상황을 밀착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