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주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뒤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섰는데요. 미국의 가치를 위해 계속 싸우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민주당의 새 상원 원내대표로 찰스 슈머 의원이 선출됐다는 소식 등 의회 소식 알아봅니다. 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선거에서 패한 뒤에 두문불출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선거가 끝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어제(16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어린이보호기금(Children’s Defense Fund)’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어린이보호기금’은 아동 권익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 단체인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1970년대 초 예일법률대학원을 졸업한 직후부터 이 단체를 지원해 왔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선거에서 패한 뒤 집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녹취: 클린턴 전 국무장관] “Coming here tonight wasn’t the easiest thing…”
기자) 이 자리에 나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건데요. 지난 한 주 그저 집에 틀어박혀서 좋은 책이나 읽고, 애완견과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는 겁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많은 사람이 지난 선거 결과에 실망했다면서, 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더 나은 미국을 위해서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클린턴 전 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전 국무장관] “I know that over the past week, a lot of people…”
기자)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한 주 동안 많은 사람이 미국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왔던 나라인가 의구심을 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로 미국인들 사이에 분열이 더욱 심화됐다는 건데요. 하지만 미국이란 나라를 믿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포기하지 말고 싸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이고,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그럴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 선거는 직접 선거가 아니라,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인데요. 클린턴 전 장관이 선거인단 수에서 뒤지면서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지만, 일반투표 득표수에서는 오히려 앞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6일) 행사에서도 메리앤 에델맨 ‘아동보호기금’ 회장이 이 점을 지적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을 가리켜 ‘국민의 대통령’이다,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편투표가 계속 집계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요. 현재 클린턴 전 장관이 약 70만 표 정도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선거인단 수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압도적으로 앞서면서 승리했죠.
진행자) 지난 2000년 선거 때도 그랬고요, 미국 역사에서 가끔 이렇게 일반투표 결과와 선거인단 결과가 다른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곤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선거인단 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이 지난 화요일(15일) 선거인단 제도 폐지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박서 의원은 선거인단 제도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비민주적인 제도라고 비판했는데요. 현대 사회를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선거인단 제도는 원래 작은 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하는데요. 폐지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헌법 개정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헌법 개정안이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연방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하고, 그 다음에 50개 주 가운데 4분의 3 이상의 비준을 받아야 하죠.
진행자) 선거인단은 대부분 보통 그 주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데요.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니라면서요? 선거인단이 일반투표에서 승리한 클린턴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네, 인터넷 청원사이트를 중심으로 그런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430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선거인이 반드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내용은 헌법에 없습니다. 실제로 선거인단 투표에서 반발표가 나온 일도 있는데요. 하지만 매우 드문 일이죠.
진행자) 이렇게 선거인이 반발표를 던지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주에 따라서 제재 방식이 다른데요. 벌금을 물게 하는 주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인은 소속 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사람들 가운데서 뽑히기 마련이고요. 또 반발표를 낼 경우, 다른 선거인으로 즉각 대체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 달 19일에 실시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해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이미 패배를 인정한 상황에서 뒤집힌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작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진행자) 아예 처음부터 일반투표 방식으로 선거를 치렀으면, 결과가 또 달랐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식이 달라질 테니, 클린턴 후보의 득표수가 반드시 더 높다는 보장은 없다는 겁니다. 현재 선거인단 제도 아래서는 후보들이 경합주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벌이는데요. 일반투표 방식이라면, 전국을 두루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할 거란 얘기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일반투표 방식이었으면 캘리포니아 등 클린턴 후보가 우세한 지역도 찾았을 것이라면서, 여전히 자신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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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의회가 내년에 개원할 새 의회 지도부를 뽑느라 분주한데요. 어제(16일) 상원 공화당과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찰스 슈머 상원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습니다. 슈머 의원은 은퇴 의사를 밝힌 해리 리드 현 대표의 뒤를 잇게 됩니다. 앞서 리드 대표가 직접 자신의 후임자로 슈머 의원을 지명했는데요. 어제(16일) 상원 민주당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뽑힌 겁니다. 상원 민주당 의원 가운데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원내총무 자리는 딕 더빈 의원이 그대로 유지합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백악관과 연방 상,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상황에서 소수당 원내대표를 맡게 된 건데요. 슈머 의원이 뭐라고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원내대표로 뽑힌 건 매우 영광이라면서 이 자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는데요.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겠지만, 민주당의 가치나 그동안 이룬 진전이 위기에 처할 때는 가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슈머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슈머 의원] “When we can agree on issues…”
기자) 슈머 의원은 동의할 수 있는 문제라면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상원 민주당 지도부에 버니 샌더스 의원이 포함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민주당 지도부는 10명으로 구성되는데요. 지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맞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포함됐습니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정치인이고 할 수 있는데요. 워런 의원은 민주당 의원 총회 부회장을 맡게 됐고요. 샌더스 의원은 ‘지지층 확대(outreach)’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지지층 확대’라니 무슨 일을 하는 건지 궁금한데요.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샌더스 의원은 미국 정부가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노동자들과 젊은이들을 끌어모으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진보적인 공약으로 노동자들과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민주당은 새로운 지도자 아래서 상원을 이끌어가게 됐는데요. 공화당은 현 지도부가 그대로 남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치 맥코넬 의원이 만장일치로 공화당 원내대표로 다시 뽑혔고요. 존 코닌 의원이 원내총무 자리를 그대로 맡게 됐습니다. 공화당은 지난주 선거에서 52석을 확보해 52 대 48로 상원 다수당의 위치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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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재닛 옐런 의장이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쳐서 관심이 쏠리고 있군요?
기자) 네, 빠르면 바로 다음 달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재닛 옐런 의장이 목요일(17일) 미 연방 상하원 경제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참석했는데요. 미국경제가 올해 초에 저조한 성장 기조에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노동시장이 꾸준히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이 ‘비교적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교적 곧’ 이라는 표현 때문에 다음 달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옐런 의장은 이달 초만 해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로 2주 전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회의가 열렸는데 이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강화된 건 인정했지만, 앞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조건들을 좀 더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었죠. 참고로 FOMC는 연방준비제도 산하 기구로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데요. 오는 12월 중순에 올해 마지막 FOMC 회의가 열립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진행자) 맞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경기 침체로 오랫동안 0%대로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바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한 나라 경제의 기준이 되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민간은행이 내야 하는 이자율입니다. 중앙은행은 경제가 침체되면, 기준금리를 낮춰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반대로 경기가 활발하면, 기준금리를 높여서 돈을 끌어들이는데요. 미국 기준금리는 다른 나라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조건이 우선 물가 상승률이 2%에 도달하고 노동 시장이 안정되는 것 아닙니까? 최근 나온 경제 지표들을 보면 이런 조건에 근접할 만큼 좋은 결과들이 나왔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옐런 의장도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보이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람들이 고용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경제가 개선돼야 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금리 인상 시점을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겠다는 겁니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수년이 지나야지만 완전한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금리 인상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급하게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저금리 기조를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이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옐런 의장은 성명에서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너무 오래 유지 한다면 지나친 위험 자산을 사람들이 선호하게 될 수 있고 결국엔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연준은 지난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앞으로 단계적으로 1%까지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에 미국 대선 결과가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이 있었죠? 그래서 11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고요. 지난주 대선이 끝나고 옐런 의장이 처음으로 입을 연 건데, 대선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이번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중 이례적으로 연준의 정책을 지적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금리 인상 문제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