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야3당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내일(2일)로 알려졌던 국회 본회의에서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산됐습니다. 오늘(1일) 발의해 내일(2일)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견에 ‘국민의당’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의 비주류의원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한 의결 정족수(151명) 채울 수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누리당의 비주류의원들이 중심이 된 비상시국위원회는 박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에 조기 퇴진 시점을 밝힐 것 요구하며 내년 4월 30일을 적당한 퇴진 시기로 제안하면서 대통령 선거는 6월이라는 당론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야권이 추진해온 탄핵추진속도에 제동이 걸린 상황인데요. 탄핵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오는 9일 야당과 함께 탄핵안에 표결하겠다고 한 만큼 국민의당에서는 새누리당 비주류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청와대의 반응은 나왔습니까?
기자) 3차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의 합의에 따르겠다는 입장만 재확인했습니다. 국회가 합의하면 하야든 탄핵이든 따르겠다는 의미인데, 새누리당 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하나의 의견을 만드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소추 추진에 급제동이 걸렸고 새로운 탄핵정국을 맞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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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촛불 민심이 더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인가 봅니다. 평일 날에도 집회와 도심 행진을 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어제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 연대한 ‘비상국민행동’의 ‘시민불복종의 날’ 선언 이후에 촛불집회와는 또 다른 양상의 시위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어제 밤 늦은 시각에도 청와대 200m 인근 지점에서 행진해 촛불을 밝힌데 이어 오늘은 최순실사태 관련 비리의혹 연루자와 대기업을 상대로 한 시민사회단체의 고발과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대학생들은 수업을 듣지 않는 것으로 항의를 하는 동맹휴업에 동참하고 있구요. 장애인 빈민단체들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이 화재가 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는 소식이 크게 다뤄지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한 달여 만에 청와대를 벗어난 외부에 모습을 들어냈기 때문입니다. 대구 달성지역에서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던 박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대구이고,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문시장인데요. 전격적인 대통령의 방문에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상인회장과 피해현장을 돌아보는 것을 끝으로 10분만에 자리를 뜬 박 대통령에게 ‘보여주기식 방문’이 아닌가 하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정치적 사랑을 많이 받아왔던 서문시장 상인을 위로하기 위해서 인간적인 도리로 찾았다는 박 대통령의 방문 의미를 전했지만 세월호참사와 경주지진 참사 때의 늦은 현장 방문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의 아버지, 그러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 오늘 불이 났다는 소식도 들어보지요.
기자)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의 화재소식입니다. 생가를 구성하고 있는 4채의 건물 중 불이 난 곳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이 있는 추모관이었구요. 10여 분만에 진화됐지만 추모관 내부가 모두 불에 탔고, 옆 건물의 초가 지붕이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누군가가 불을 지른 방화인 것으로 확인이 됐군요.
기자) 화재 현장에서 40대 후반의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수원에 살고 있다는 이 남성은 불을 내기 전 방명록에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남성은 지난 2012년 12월 대구에 있는 노태우 전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았던 전력이 있습니다.
최근 ‘최순실사태’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사건의 현장이 되고 있는데요. 지난 14일 구미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의 99회 탄신제 행사는 박근혜 퇴진과 우상화를 그만두라고 외치는 시위자들과 행사준비 측 지지자들간의 집단 폭행이 벌어졌고, 이틀 전(29일) 충북 옥천에서 열린 박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91회 탄신제 역시 행사 중단과 박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시위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충돌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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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다른 소식 하나 더 들어볼까요? 제주도의 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기자) 여성의 몸으로 깊은 바다에 들어가 물질을 해야만 살아 갈 수 있었던 오랜 제주 해녀의 삶이 인류가 보전하고 발전시켜야 할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 1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에서 전해진 소식인데요. 숨을 참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제주해녀들의 초인적인 잠수능력과 해녀들만이 가지고 있는 무속신앙, 노동요와 공동체적 조직이 유례가 없을 정도의 독특한 문화라는 평가로 세계 문화유산이 된 것입니다.
진행자)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에 세계가 주목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더군요.
기자) 깊은 바다 속에서 더 이상 숨을 참지 못할 것 같을 때 수면 위로 올라와 가뿐 숨을 내 쉬며 ‘호오이 호오이’ 소리를 내는 ‘숨비소리’에 대한 평가는 강인한 제주 어머니의 애환이자 그 동안의 노고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남해와 서해와 일부 섬에도 해녀들이 있지만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나섰고, 마을 단위의 조직을 만들어 활동을 하고, 풍어를 기원하는 ‘잠수굿’, ‘영등굿’을 이어오고 있는 제주해녀들만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다는 것 축하할 일이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책임도 커지는 일이군요. 해녀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해녀 양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일고 있군요?
기자) 1965년 2만3000여명에 달했다는 제주 해녀는 지난해 집계 결과 잠수어업인을 포함해 437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70년대 산업화로 8400명이 된 이후 맥을 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 남아있는 해녀들도 70대 이상이 60%, 60대 이상이 86%나 되기 때문에 대가 끊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만큼 전승과 보존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 까기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