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환경보호 정책을 놓고, 미국 여러 주가 대립하고 있다는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최저임금 인상과 대마초 허용 등 새해부터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새로운 법이 시행에 들어가는데요. 어떤 법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올해 미국에서 임무 중에 사망한 경관 숫자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이·취임식이 3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월 20일이면 바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물러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45대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요. 이를 앞두고 미국 내 여러 주가 대립하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의 환경보호 정책이 그 대상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에 지구 온난화 현상을 줄이기 위한 청정에너지 계획을 발표하는 등 환경보호 대책 마련에 힘썼는데요. 미국의 여러 주가 청정에너지 계획을 놓고, 폐지와 유지 편으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주들이 청정에너지 계획을 폐지하길 원하고, 또 어떤 주들이 유지를 주장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정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하고 있느냐, 또 각 주가 어떤 산업에 의존하느냐에 따라서 갈리고 있습니다. 민주당 법무장관이 이끄는 15개 주와 4개 도시와 카운티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 주 법무장관이 어제(29일) 발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계획을 유지해달라고 청원하는 내용의 편지라고 합니다. 이들은 이 편지에서 캘리포니아 가뭄과 뉴욕 시의 폭풍 증가, 버지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 남부 지역의 홍수 등 화석연료 매연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열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이 이끄는 주들은 청정에너지 계획을 폐지하길 원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민주당 소속 주 법무장관들의 편지는 앞서 공화당 쪽에서 보낸 편지에 대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웨스트버지니아 주 등 21개 주의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과 켄터키와 미주리 등 탄광산업에 의존하는 주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앞서 이달에 트럼프 당선인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취임하는 첫날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계획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계획이 불법이고, 환경보호청에 이를 시행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계획이란 어떤 것인지, 그 내용을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온실가스를 규제하기 위해 내놓은 계획인데요. 2030년까지 발전소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3분의 1가량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화력 발전을 줄이고, 대신에 풍력 에너지나 태양열 에너지 같은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 비율을 28%까지 늘리겠다는 거였습니다. 행정부가 각 주에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정해주면, 주 정부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서 2018년까지 환경보호청(EPA) 제출하게 돼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27개 주가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환경보호 문제에 있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후변화는 중국 측이 지어낸 얘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계획에 반대해 온 스콧 프루이트 오클라호마 주 법무장관을 새 환경청장으로 지명했습니다. 또 새 에너지 장관으로 낙점 받은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역시 기후변화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달 초에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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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2016년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몇 시간 뒤면 새해가 밝아올 텐데요. 새해 들어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새로운 법이 시행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어떤 법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올해(2016년) 연방 의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립하면서,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는 비판을 받는데요. 하지만 주 차원에서 여러 새로운 법이 나왔습니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법을 들 수 있는데요. 새해부터 여러 주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라갑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주들입니까?
기자) 네, 새해부터 뉴욕 주와 캘리포니아 주를 포함해 최소한 19개 주에서 최저임금이 올라가는데요. 440만 명의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게 됩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직원이 26명 이상인 사업체의 경우, 새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10달러 50센트로 올리고요. 뉴욕 주는 같은 주라도 지역에 따라서 인상 폭이 다른데요. 뉴욕 시는 시간당 11달러, 교외 지역의 경우 10달러, 그 외 지역은 9달러 70센트로 오릅니다. 그런가 하면, 동북부 매사추세츠 주와 서북부 워싱턴 주에서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11달러로 올라갑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여러 지역에서 시간당 15달러까지 최저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캘리포니아 주나 뉴욕 주 같은 경우, 15달러까지 점차 인상한다는 계획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릴 계획이고요. 뉴욕 주는 2019년까지 뉴욕 시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주 의회나 주지사 행정 명령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한 주도 있지만요. 주민투표로 정한 곳도 있는데요. 애리조나 주와 메인 주, 콜로라도, 워싱턴 주 등이 올해 선거에서 이 같은 안을 주민투표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그밖에 워싱턴 DC와 인근 메릴랜드 주,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도 새해에 최저임금이 올라갑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시간당 최저임금은 7달러 25센트인데요. 10달러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죠.
진행자) 임금이 오른다는 건 많은 사람에게 반가운 소식일 텐데요. 하지만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도 있는 것 같군요. 세금이 오르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이른바 최고경영자(CEO) 세금이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공개 상장회사 중역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데요. 최고경영자가 사원들의 중간 보수보다 100배 이상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면, 앞으로 기본 세율의 10%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미국에서 이런 법이 시행에 들어가는 건 포틀랜드가 처음이라고 하네요. 그런가 하면, 유타 주에서는 앞으로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4.7% 세금을 내야 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마리화나, 그러니까 대마초를 오락용이나 의료용으로 허용하는 주가 점차 느는 추세인데요. 일부 주의 주민은 새해부터 대마초를 마음 놓고 피울 수 있게 됐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와 매사추세츠 주에 거주하는 주민의 경우, 대마초를 피우면서 새해맞이 행사를 볼 수 있게 됐는데요. 지난 11월 선거 때 주민투표로 오락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는 안이 통과됐고, 이미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네바다 주와 메인 주 주민들도 새해부터 오락용으로 대마초를 즐길 수 있게 되고요. 노스다코타 주와 플로리다 주, 몬태나 주, 아칸소 주에서는 대마초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대마초 하면 마약의 하나로 생각해왔는데요. 이렇게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주가 늘어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생각보다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마초보다 일반 담배가 오히려 중독성이 더 높다고 하고요. 다른 마약에 비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확률도 낮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 법은 여전히 오락용이든 의료용이든 대마초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해부터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가 있는데요. 앞으로 캘리포니아 주민은 개머리판 부분이 권총 손잡이처럼 튀어나오거나 소염기 등이 달린 반자동 소총을 살 수 없게 됩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법들이 있나요?
기자) 네, 몇 가지 흥미로운 법이 있는데요. 중서부 일리노이 주에서는 새해 4월 1일부터 쇠스랑이나 작살, 화살을 이용해 메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메기는 허용 대상에서 제외됐었는데, 이번에 포함된 겁니다. 테네시 주에서는 맥주 양조장에서 특별한 면허 없이도 도수가 높은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데요. 알코올 함유량이 현재 6.2%에서 10.1%로 크게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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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사회에서 큰 문제가 돼왔던 것 가운데 하나가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임무 중에 목숨을 잃는 경관도 상당히 많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올해 크게 늘었는데요. 비영리 기관인 전미경찰추모기금이 발표한 새 보고서를 보면, 올해 임무 중에 사망한 경관은 13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23명보다 12명, 그러니까 10% 증가한 것입니다. 주별로 보면, 텍사스 주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캘리포니아 주로 10명, 그리고 루이지애나, 조지아, 미시간 주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경관들의 사망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자) 총기로 인한 사망자가 64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21명은 기습 공격으로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그 다음이 교통사고였는데요. 53명이 임무 중에 교통사고로 숨졌는데,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몇 달 전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한 2015년도 경관 사망 통계를 전해 드린 일이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한 해 전인 2014년보다 살인에 의한 경우가 줄었다고 했는데, 올해 다시 늘어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4년에는 살해 당한 경관 수가 51명이었는데, 2015년에는 10명이 줄어든 4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부분이 총격으로 숨졌는데요. 올해 총격으로 사망한 경관 수가 64명이라고 하니까,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특히 올해는 경관들이 한꺼번에 희생당한 일이 많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초였죠. 미국 남부 텍사스 주의 댈러스에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던 중 경찰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일어나 경관 5명이 숨지고, 민간인을 포함해 9명이 다쳤습니다. 단일 사건으로 이렇게 많은 경관이 희생된 건 2001년의 9.11 테러 사건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댈러스 경관 추모식에 참석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2주도 안 돼서 7월 중순에 남부 루이지애나 주의 배턴 루지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경관 3명이 조준 사격으로 숨지고 3명이 다친 겁니다. 댈러스 사건 범인은 경찰과 대치 중에 사망했고, 배턴 루지 사건의 범인은 체포됐는데요. 두 사람 다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에서는 2년 전에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흑인 10대 소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관 총격으로 숨진 사건이 일어난 뒤, 경찰과 흑인 사회 간에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임무 중에 목숨을 잃은 경관이 크게 늘었는데, 그렇다면 경찰 근무 환경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통계를 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1970년대에는 한 해 평균 127명의 경관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는데요. 그 뒤 사망률이 많이 내려간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임무 중에 숨진 경관 수는 평균 53명으로 집계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