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북한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탈북자들이 미국식 바비큐 요리를 맛보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숩니다. 행사 제목이 ‘세계평화를 바비큐로: 북한사람들이 미국식 바비큐를 맛보다” 인데요. 어떤 행사인지,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날씨 화창한 주말이 되면 미국인들은 집 마당이나 동네 공원에서 숯불을 지피고 바비큐 요리를 합니다.
바비큐란 쇠고기나 돼지 고기를 양념에 재운 뒤 천천히 숯불에 굽는 요리를 말합니다.
숯이 타면서 생기는 연기가 고기로 스며들어 독특한 풍미를 만드는데요, 미국처럼 고기를 즐겨먹는 나라에서는 인기가 높습니다.
미국인들이 처음 바비큐라는 요리를 해 먹은 건 1800년대 미 서부로부터 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바비큐는 전 세계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고기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전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라고 해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음식인 바비큐.
미국령 괌 출신인 바비큐 전문요리사 어거스틴 플로스 씨는 최근 한국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바비큐 전문식당에 탈북자들을 초대해 미국식 바비큐를 맛보게 했는데요, 이 장면을 동영상 공유 인터넷사이트 유투브에 공개했습니다.
프로스 씨는 VOA에 이번 프로젝트를 자신이 고안했다며 그 배경을 이메일로 설명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미국식 바비큐를 처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같았습니다. 바비큐라는 음식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뿌리가 깊은 음식으로 ‘음식문화의 꽃’으로 세계 어디를 가든 그 나라의 바비큐를 맛볼 기회를 갖게 됩니다. 미국 정통 바비큐 요리를 북한사람과 나누는 것은 미국 북한 두 나라의 긴장상황 속에서도 음식을 통해 정을 나누는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비큐 사랑이라고 할까요.”
‘바비큐로 세계 평화를’ 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는 ‘디지탈소주TV’, ‘아시안 보스’ 등 유투브 채널과 미국 내 4개 바비큐 전문식당이 참여했습니다.
미주리 주 캔자스 시에 있는 ‘게이츠’, 텍사스 주의 ‘루디스’, 알라배마 주의 ‘로럴스’, ‘노스 캐롤라이나 주 애쉬빌의 ‘12본즈’ 등 4개 식당은 각 식당을 대표하는 소스를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소스란 서양요리에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를 일컫는 말입니다.
앨라배마의 로럴스(Lawler’s) 식당의 짐 켈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가 너무 마음에 들어 단번에 참여를 결정했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올해 63세의 켈리 사장은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라며 세계평화에 참여하는 방법으로서 북한사람들이 미국 바비큐를 맛본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짐 켈] “I was fascinated by the concept, and like I said, I really jumped on it because I guess first of all, my dad was a Korean veteran….”.
[효과: 동영상]
‘북한사람들이 미국식 바비큐를 맛보다’ 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동영상에는 탈북자들이 플로스 씨가 구워낸 바비큐와 미국에서 온 10가지 소스들을 맛보며 내놓는 반응이 담겼습니다.이 영상에는 두 명의 20대 탈북남성과 20대와 50대 탈북여성이 참여했습니다.
바비큐를 처음 대하는 탈북자들은 요리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이 식사에 사용하는 포크 등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동영상 녹취] “(질문자)이전에 미국식 바비큐를 본 적이 있으세요? (탈북자)아뇨 영화에서 많이 봤죠.~ 포크 본 적 있으세요? 영 불편해요 젓가락 안 줘요?”
“그냥 먹으면 되냐”고 묻는 탈북자들에게 훈제한 돼지고기를 그냥 먹었을 때와 소스를 찍어 먹었을 때와 맛의 차이를 물어봤는데요.
[동영상 녹취] “어떠세요? 뻑뻑해요. 아 제 스타일이에요. 돼지고기는 겨자나 식초가 들어간 소스랑 잘 어울려요. 아 제 스타일 아니에요. 사람들이 좋아해요? 아 훨씬 맛있네요.”
20대 탈북 남성과 여성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는데요, 소스가 없는 편이 낫다는 여성, 소스를 찍는 것이 훨씬 맛있다는 반응 등이었습니다.
한국식 소스와 미국식 소스의 차이점을 지적한 탈북자와 겨자 소스에 거부 반응을 보인 탈북자도 있었습니다.
[동영상 녹취] “한국소스는 달거든요, 이번 향신료가 강한 거 같아요. 난 겨자는 안 좋아요. 북한에서는 겨자를 먹을 일이 없잖아요. 식초는 북한에서도 먹어봤잖아요.”
탈북자들에게 바비큐 요리를 더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도 알려줬습니다.
[동영상 녹취]”(질문자:빵을 잘라서 야채를 넣고 소스를 뿌려 먹어보세요).와 이게 낫네요. 빵을 별로 안 좋아해요. 근데 이건 맛있어요. (북한에는 이런 소스들이 있나요?) 일단 처음 봐요. 이런 소스는 상상도 못했죠. 북한에 소스 넣어 먹을게 뭐가 있어요. 간장된장이 끝인데.
탈북자들과 식사를 함께 한 사람은 유투브 방송 ‘아시안 보스’의 스티브 씨인데요, 탈북자들과 스티브 씨는 북한의 음식문화에 대한 대화도 나눴습니다.
[동영상 녹취] ”북한의 고기문화. 개고기.. 북은 잡아 먹기 위해 키우거든요. 고기는 먹고 가죽은 국가에 바치고. 소를 죽였다 하면 감옥 가야 해요. 모든 걸 인력으로 해야 하는데, 인력의 몇 십 배를 소가 하니까. 소한테는 배급을 줘요. 소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어요, 늙어서 일은 못하면 군인들이 소에게 비료를 먹여서 죽여서 신고해서. 한 마리로 나눠먹어요.”
탈북자들은 “고기를 얼마나 자주 먹느냐”라는 질문에 북한 사람에게는 그런 질문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고기 1킬로그램을 사려면 쌀 10킬로그램을 팔아야 하는데 누가 고기를 먹을 수 있겠냐”고 말해 질문자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그리고 닭고기까지 미국식 바비큐요리를 처음 맛본 탈북자 4명 가운데 20대 여성을 제외하면 미국식 바비큐 소스가 입에 맞고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특히 닭고기 바비큐를 위해 앨라배마 주의 로럴스 식당에서 개발중인 ‘티클핑크’ 라는 이름의 소스는 탈북자들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로럴스의 짐 켈 사장은 탈북자들이 이 소스를 먹어본 최초의 사람들이라며 좋은 평가를 내려준 것에 고마워했습니다.
켈 사장은 탈북자들은 굶주림이 싫어서 목숨을 걸고 탈북 했다는 것을 세상이 알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짐 켈] “ I think the world needs to realize, I mean, those people don’t want to be starving to death and living in third-world conditions. The only other thing that I can say is, “World peace through barbecue..”
켈 사장은 “음식은 전세계인 모두에게 필요한 것인 만큼 미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바비큐로 북한과 소통하고 세계평화에 다가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현지 식당들이 참여하고 미국인 요리사가 한국 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준비한 ‘세계평화를 바비큐로: 북한사람들이 미국식 바비큐를 맛보다.”
이 영상은 일부 미국 언론을 통해서 소개됐고, 또 인터넷 사회 연결망을 통해서도 퍼지고 있는데요, 영상 공개 나흘 만에 동영상 시청회수 2백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