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에 있는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와 첫 정상회담 일정을 잡고,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대인 정착촌 반대 유엔 결의안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놓였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미국 대외정책의 방향을 틀기 시작한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새 행정부 출범에 대한 세계 각국 반응 소개해드리겠고요. 일본의 아베 총리가 새해 시정연설에서 ‘전쟁가능한 국가’로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정부 여당이 개헌 일정을 잡은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새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22일) 백악관에서 열린 대통령 참모진 선서식에서 “여러분도 NAFTA를 잘 알고 있죠? 대선 때 말했던 것 처럼 NAFTA와 (이와 관련된 불법)이민 문제, 국경보호 현안을 재협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곧 만나서 NAFTA재협상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뒤, 두 나라가 재협상을 거부하면 NAFTA는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성명을 냈다고요?
기자) 네.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질서 위반 사례를 찾아내고, 시정하는 조처를 내리는데 모든 수단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내릴 것”이라고 밝히고 “만약 상대 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하면, 대통령은 NAFTA 폐기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주부터 재협상을 선언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뭔지 짚어봐야겠군요.
기자)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대륙에 있는 세 나라 사이에 관세를 없애서 자유롭게 상품과 용역을 사고 팔 수 있게 한 협정입니다. 지난 1994년 1월 공식 발효됐는데요, 예를 들어 미국은 멕시코에서 조립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철폐했고, 멕시코도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걸 재협상하겠다는 이유가 뭐죠?
기자) NAFTA가 발효된 뒤 미국의 대형 제조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서 현지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 시장에 가져와 파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멕시코는 미국보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수송비를 감안하더라도 기업으로서는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는데요.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비용 감소로, 미국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물건 값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공장과 관련 조직이 멕시코로 가면서, 미국내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드는 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부터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NAFTA 재협상 선언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재협상이 쉽게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NAFTA의 내용을 바꾸자고 나서거나, 현행 조건 아래서 무역 거래를 거부하게되면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상대 국가들의 보복관세 요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해온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미국 의회에서 재협상 안이 통과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고요.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밀어붙여 의회 문턱을 넘더라도, 미국내 수입품 물가 급등과 동시에, 주요 수출시장인 캐나다, 멕시코에서의 미국 상품 경쟁력이 약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주장한 자유무역협정이 NAFTA 외에 다른 것들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주도로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 12개국이 참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도 탈퇴하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밝혀왔고요,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도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NAFTA 재협상을 위해 캐나다 총리와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으로 영국 총리와의 일정을 잡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금요일(27일) 백악관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진행한다고 백악관이 어제(22일) 발표했습니다. 영국은 현재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과정에 있는데요. 구체적인 탈퇴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 지 영국 정부와 EU 당국이 협상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대해 “정말 대단하다. 앞으로 잘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영국을 따라 EU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메이 영국 총리는 EU탈퇴가 영국 경제에 줄 타격을 수습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오늘(23일) 방송된 공영 BBC와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FTA 같은 공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대상은 영국 총리군요. 외국 정상과 첫 전화통화 상대는 누구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전화통화를 한 외국 정상은 이스라엘 총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다음달 초 미국 방문을 초청하고, 향후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약속했습니다.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무력분쟁에 대한 ‘직접적인 협상’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정상은 또한 “이란의 핵 위협을 비롯한 지역 현안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이전 정부가 진행해온 대외정책에서 방향이 달라지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NAFTA), 또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도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역점 정책으로 발전시켜온 정책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수정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전 정부에서는 유럽연합(EU)의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을 지켜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각국이 EU에서 나가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이전 오바마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내 정착촌 건설이 역내 평화를 해친다고 봤지만, 트럼프 새 행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 BRIDGE ///
진행자) 지난 금요일(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응을 살펴보죠.
기자)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20일) 취임사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데 대해, 중국에서는 ‘무역전쟁’을 우려하는 시각이 줄을 이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직후 사평을 통해 “트럼프는 미국이 겪는 경제 문제의 원인이 미국에 불리하게 조성된 대외무역환경에 있는 것으로 전적으로 확신하는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이 동맹국과 어려운 관계에 놓일 수 있고, 중국과는 무역 마찰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오늘(23일) 도 사평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세계는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역시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내용이군요?
기자) 네. 유럽 각국 정상들도 미국 새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우선주의’에 따라 예상되는 마찰을 경계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 경제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고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과 유럽 사이의) 대서양 관계는 앞으로도 예전처럼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 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 미국 새 정부와의 현안에 대해서, “의견이 다를지라도 서로 존중하면 타협방안이 잘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의견을 나눠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베 일본 총리가 시정연설에서 헌법개정 문제를 공식 제기 했다고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금요일(20일) 국회에서 진행한 2017년 시정연설을 통해, 일본의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바꿔,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로 가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올해로 “헌법 시행 70주년을 맞았다”면서, “다음 70년을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중의원 헌법심사회에서 구체적 논의를 심화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이 국회의원의 책임이라고까지 말하면서, 개헌 논의 착수를 의회에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여당 측이 조만간 개헌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아베 총리의 시정 연설 이후 일본 언론들은 ‘평화헌법’ 폐지 논의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진행할 지에 대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에 이어 집권 자민당 내 서열 2위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어제(22일) NHK 방송에 출연, 현재 개회 중인 국회 일정 안에 개헌안 발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가능한 한 빨리 일정한 방향으로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습니다. 니카이 간사장 발언 이후 NHK 방송과 요미우리 신문 등은 헌법개정 준비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일제히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헌법을 고치려는 이유가 뭐죠?
기자)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인 일본은 패전 이후 연합국 최고사령부와의 협의를 통해 확정한, 이른바 ‘평화헌법’을 통해 군대보유가 금지돼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쟁을 포기한다’는 국가적 목표를 유지해왔고요.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 등은 전후 70여년이 흐르는 동안 국제정세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일본도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는데요. 최근 선거를 통해, 집권 자민당 소속을 포함한 개헌 찬성파 의원들이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개헌발의선인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을 각각 확보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헌법을 고치려는 나라가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7월 쿠데타 진압 이후 지금까지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 대대적인 쿠데타 연루·배후세력 숙청작업을 진행중인 터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내용의 개헌안이 지난 토요일(21일) 의회를 최종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60일 이내에 터키 국민들의 찬· 반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는데요, 오는 3월말 내지는 4월초에 열릴 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