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불법 가정부 고용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지명자가 자진 사퇴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산더 어코스타 교수를 새 노동장관 지명자로 발표했습니다.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에게 총기를 제공한 인물에 대한 재판이 목요일(16일) 열리는 가운데 용의자가 ‘플리딜’, 즉 사전형량조정 합의를 봤다는 소식 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미국 내 이민자들이 오늘(16일) 하루 휴업에 들어간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다음 주면 한 달이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자진 사퇴하는 경우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지명자가 수요일(15일) 자진해서 사퇴했습니다. 퍼즈더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장관으로 지명해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가족들과 논의한 결과 사퇴하기로 했다고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상원에서는 목요일(16일) 퍼즈더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새로운 노동장관 지명자를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일 목요일(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알렉산더 어코스타 전 법무차관보를 새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코스타 지명자가 하버드 법률대학원 출신으로 상원 인준을 이미 3차례 무난히 통과한 경험이 있고,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노동장관 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훌륭한 경력을 가졌다고 칭찬헀는데, 어코스타 지명자,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현재 플로리다국제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장을 맡고 있는데요. 어코스타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하버드 법률대학원을 나온 법조인 출신입니다. 이후 제3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활동했고요. 2003년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미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로 일했습니다. 2002년에서 2003년에는 미국 노동관계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어코스타 지명자는 쿠바계로 상원 인준과정을 통과하고 취임하게 되면 트럼프 내각의 첫 번째 중남미계 장관이 됩니다.
진행자)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전격 사퇴한 퍼즈더 지명자는 왜 물러나게 된 겁니까?
기자) 상원 인준을 받을 가능성이 작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퍼즈더 지명자는 불법 이민자를 가정부로 고용한 일이 있고, 또 이 가정부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혹을 치렀는데요. 잘못을 알고 난 뒤에 바로 밀린 세금을 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불법 가정부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도 퍼즈더 지명자가 노동장관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퍼즈더 지명자는 억만장자 기업인으로 CKE라는 요식업체의 최고경영자(CEO)인데요. CKE는 패스트푸드, 그러니까 속성음식 식당인 하디스와 칼스 주니어 식당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퍼즈더 지명자는 이런 요식업체를 경영하면서,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 인상에 반대해 왔습니다.
진행자) 우여곡절 끝에 노동부 장관이 새롭게 지명됐는데 어코스타 지명자 역시 상원인준과정을 거쳐야 하죠? 지금까지 상원 인준을 받은 사람이 모두 몇 명입니까?
기자) 네, 9명에 불과합니다. 미국 행정부 부서가 15개니까, 아직 3분의 1 이상이 인준 받지 못한 겁니다. 장관 말고도 많은 행정부 관리가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요. 상원이 지난 화요일(14일) 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창립자인 린다 맥마흔 씨를 중소기업청장(SBA)으로 인준했습니다. 81-19, 압도적인 표차로 인준안이 통과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는데, 맥마흔 신임 청장이 앞으로 이 일을 돕게 됩니다.
진행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새로 지명해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월요일(13일) 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사퇴했기 때문인데요. 플린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12월에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는 논란 속에 결국, 물러났습니다. 처음에 제재 문제를 얘기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나중에 말을 바꾼 건데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보좌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돼 사임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15일) 언론이 플린 보좌관을 매우 불공정하게 대우했다면서, 플린 보좌관을 두둔했는데요. 플린 보좌관은 미국 정보계가 불법으로 흘린 정보의 희생양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플린 보좌관의 후임으로 누가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로버트 하워드 해군 퇴역 중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워드 장군은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Navy SEAL) 출신인데요. 현재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 중역으로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워드 장군에게 안보보좌관 직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하워드 장군이 이를 수락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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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샌버나디노 총기사건과 관련한 인물에 대한 재판이 목요일(16일) 열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말,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총기사건의 용의자에게 총기를 제공한 엔리케 마르케스 씨에 대한 재판이 목요일(16일) 열립니다. 미 법무부는 마르케스 씨와 ‘사전형량조정’에 합의했는데요. 사전형량조정이란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량을 낮춰주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형량을 낮춘다면 어느 정도 줄여주는 건가요?
기자) 최종 형량은 이날(16일) 재판에서 결정이 날 예정인데요. 협상 합의를 보면 마르케스 씨는 테러분자들을 지원하고, 총기 구매와 관련해 거짓 증언을 한 점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럴 경우 최고 25년형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형량이 몇 년이나 줄어들지는 판사의 손에 달렸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잠시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12월 2일, 캘리포니아 남부 샌버나디노에서 파키스탄계 미국인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친 사건을 말하는데요. 범인 사이드 파룩과 그의 아내 타슈핀 말릭은 도주 중에 경찰 총에 맞아서 숨졌습니다. 경찰은 20대 후반인 두 사람이 사건을 저지르기 오래전부터 이슬람 급진주의에 빠져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사람은 마르케스 씨 한 사람뿐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 사건과 마르케스 씨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기자) 총기 난사 범인 파룩이 범행에 사용한 무기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마르케스 씨입니다. 마르케스 씨가 2011년에서 2012년에 자동소총 2정을 구매했고, 총기 소유권 이전 문서도 없이 파룩에게 총기를 전달했다고 법무부가 밝힌 바 있습니다. 마르케스 씨는 또한, 파룩과 함께 다른 테러를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2005년 이웃으로 만난 두 사람은 2012년에 지역 대학교에 파이프 폭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하는 테러와 고속도로에 폭탄을 투척하고 지나가는 차에 총격을 가하는 테러를 모의했었다고 법무부가 밝혔는데요. 하지만 두 건 모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마르케스 씨는 하지만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와 본인은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마르케스 씨는 지난 2012년에 파룩 씨와 관계를 끊었고, 2015년에 샌버나디노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 테러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 1년도 훌쩍 지난 일이지만, 미국 사회에 미친 파장이 꽤 크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은 2001년에 일어난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 땅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이 발생하자 당분간 이슬람교도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손전화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사가 범인 파룩이 사용하던 손전화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달라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국가 안보가 우선이냐,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먼저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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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소식 보겠습니다. 오늘이 ‘이민자 없는 날’이라고 하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목요일(16일)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이민자들이 하루 휴업을 단행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강경한 이민 정책을 예고했는데요. 취임 후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단속이라고는 합니다만, 실제로 지난주에 미국에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에 항의해서 이민자들이 오늘 하루를 ‘이민자 없는 날’로 정했다는 겁니다. 하루 휴업을 통해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알리겠다는 거죠.
진행자) 미국을 이민자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사실 수많은 이민자가 미국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최대 중남미계 이민자단체인 ‘히스패닉협회’의 재닛 무르구이아 회장은 의사에서부터 식당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이민자들은 미국 일상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이민자의 날’ 휴업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 퍼졌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가하나요?
기자) 그건 확실하지 않은데요. 워싱턴 DC와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텍사스 주 오스틴 등 주요 도시 이민자들이 오늘 하루 집에서 지낼 예정입니다. 오늘 하루 일을 쉬면 보수를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무릅쓰고 휴업에 동참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회사 차원에서 휴업하는 곳도 있나요?
기자) 네, 식당업체 ‘스윗그린(Sweet Green)’이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버지니아 지역의 18개 식당 문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또 스페인 출신인 유명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 씨가 이번 휴업에 동참한다고 밝혀서 ‘이민자 없는 날’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미국에서 수십 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안드레스 씨는 직원 수백 명이 오늘 출근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지지를 요청해 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 안드레스 씨가 소유하는 미국 내 모든 식당의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민자들이 자녀들까지 오늘 휴업에 동참시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본인만 하루 직장에 나가지 않고 쉬는 게 아니라, 자녀들도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학생들이 수업 진도를 놓치게 된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또 오늘 수업에 빠지는 학생은 결석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민자 없는 날’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오늘 하루 쇼핑도 거부한다고 밝혔는데요. 물건도 사지 않고, 식당에도 가지 않으면서, 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