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완결 단계에 가깝게 진전했다고 한국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정권의 변화 여부에 대한 기대는 이제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 임성남 제1차관은 북한의 핵 능력이 핵무기화를 위한 완결 단계에 가깝게 진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임 차관은 17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미국 신 행정부 출범과 북한의 비핵화’를 주제로 열린 국제 세미나 개막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 핵 위협의 지속적인 증대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 차관은 특히 지난 12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론하며 이로써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임 차관은 지난 2011년 김정은 위원장 집권 당시 북한의 지도방침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그런 기대는 이제 모두 꺾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관한 주제 토론에서 미국의 정책집단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미국 새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때 더 높은 위험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석좌는 그동안 국제사회가 북한 핵 문제를 다룰 때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다 보니 쓸 만한 대안이 적었고, 북한은 이를 틈타 핵 프로그램을 키워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차 석좌는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전략과 정책이 과거로부터 변해야 한다는 전제를 두고 출발해 군사나 외교 전략에서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 석좌의 이런 발언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북한에 대한 규탄 결의가 이어지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선제타격론을 비롯한 강경론이 나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차 석좌와 함께 주제 토론에 나선 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저장성의 북한 석탄 반송과 상무부의 수입금지 품목 추가 발표 등을 사례로 들며 중국이 아주 단호하고 진심으로 북한 제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 원장은 이러한 제재 조치를 거쳐 마침내 북한에게는 가능한 선택이 좁아지면서 핵 개발 이외의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주 원장은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몰락을 원하지 않으며 잘 관리된 절차에 따라 핵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는 입장이고 북한에 대한 제재 과정에서는 미국의 우호적인 중국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주 원장의 이 같은 견해에 대해 차 석좌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기를 이전과 비교할 때 관계가 악화됐다고 볼 수 없으며, 북 핵 문제 해결에는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기여가 필요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