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심리 상태는 매우 위험해 보인다고 유명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언행으로 볼 때 자기도취와 편집증 등 성격장애 유형들이 더 악화되고 있어 위협적 행동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매주 수요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살펴 보는 ‘심층취재,’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위 관리들에 대한 지속적인 숙청과 처형, 빈번해지는 핵·미사일 시험과 발사 위협, 최근 불거진 이복형 김정남 암살의 북한 배후설까지.
집권 6년째 접어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거친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상담하거나 진료하지 않아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도 그의 심리 상태가 “매우 위험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란계 미국인으로 독재심리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의 파타리 모가담 교수는 김 위원장의 자기도취증 (나르시시즘)과 권모술수에 능한 마키아벨리즘이 극도로 더 악화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모가담 교수] “He has become even more extreme in narcissism so his main trait is..”
모든 것을 절대권력자인 자신에게 집중하고 폭력적 성향을 보이며, 관용을 베풀지 않고, 주위를 아군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로 보는 독재자들의 특성이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더욱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모가담 교수는 북한 정권의 김정남 암살 배후설이 결코 놀랍지 않다며, 자기도취와 마키아벨리즘이 합해지면 잠재적 위협세력을 더 빠르게 제거하는 게 절대권력자의 전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핵무기 때문에 자신의 권력을 과대평가해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모가담 교수] “He could overestimate his power because of the nuclear weapon and this could lead him…”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갖지 못한 핵무기로 절대권력에 집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전쟁 가능성까지 더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미 콜라라도대학의 행동심리-성격장애 전문가인 프레데릭 쿨리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성격장애의 여러 심각한 유형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쿨리지 교수] “He is being very consistent as a narcissist and he is being very consistent as paranoid…”
자기도취와 반사회성, 가학성이 더해져 아주 심한 편집증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유형은 자신이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작은 위협에도 빠르게 반격하며, 냉혹하고, 타인의 고통에 관심이 적다고 쿨리지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10년 전(2007년) 직접 개발한 성격장애 진단 프로그램 (CATI)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비교했던 쿨리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가학적 증세가 아버지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쿨리지 교수] “His sadism is probably high and it’s probably higher than his father….”
고사총으로 간부들을 사살하고 고모부 등 가족들을 죽이며, 심지어 이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볼 때 가학적 (Sadistic) 성격장애 지수가 아버지 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겁니다.
쿨리지 교수는 당시 정상인을 40-60점으로 보는 성격장애 프로그램 지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학성이 81.1 점으로 히틀러나 후세인 전 대통령보다 더 높은 것으로 진단했었습니다. 또 편집증과 자기도취증 역시 77.8점과 76 점으로 매우 높게 평가됐습니다.
쿨리지 교수는 특히 장성택과 김정남 사망 후 김정은 위원장이 잠시 침울한 표정을 지은 것은 연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쿨리지 교수] “We don’t know when the camera was off, if you are smiling…”
김 위원장의 성격 장애 유형은 다른 사람들의 권리에 우려하지 않으며, 어떤 결정이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보여주는 영상으로 그의 심리를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적다는 겁니다.
아일랜드의 세계적인 신경학자이자 심리전문가인 이안 로버트슨 트리니티대학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상태를 “현실적인 편집증”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교수] “He is realistically paranoid because I am sure…”
절대권력과 위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그를 심각한 편집증과 경계선 장애자로 변화시키고 있고, 그 결과 성격이 극도로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는 지적입니다.
로버트슨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처럼 절대권력을 가지면 극단의 자기도취에 빠져 주위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며, 이 때문에 핵미사일로 외부 세계를 위협하며 관심과 존중을 동시에 받으려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교수] “Extreme power creates extreme narcissism and the narcissism require…”
로버트슨 교수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위협을 계속 높이면서도 실제로는 정권 붕괴로 직결될 수 있는 심각한 공격이나 전쟁은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독재자와 연쇄살인범들의 뇌 구조와 행동 유형에 대한 연구로 주목을 받았던 짐 폴른 미 캘리포니아주립 어바인대학 의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을 “끊임없는 권력의 도파민에 중독된 독재자”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폴른 교수] “He keeps release dopamine…”
게다가 김 위원장에게서 타인의 감정에 관심이 적고 죄책감이 거의 없으며, 현실에 늘 만족하지 않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 증세가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소시오패스 성향과 절대권력의 도파민이 끝없이 권력을 추구하게 만들어 주위나 외부에서 김 위원장을 멈추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폴른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심리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정신병자는 아니며, 매우 이성적이고 조직적으로 권력에 집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대응하는 해법에 대해서도 엇갈린 견해를 밝혔습니다.
조지타운대학의 모가담 교수는 김 위원장에게 실질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며, 중국이 대안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콜로라도대학의 쿨리지 교수와 아일랜드의 로버트슨 교수는 당근과 채찍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범죄자로 낙인 찍히기 보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만큼 대화와 접촉을 하는 한편 나쁜 행동에 대한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신경심리 전문가인 폴른 교수는 일반 지도자라면 협상과 압박이 통하겠지만 소시오패스 독재자에게는 이런 노력이 무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른 교수] “That will satisfy him and then he will want more. That’s the problem..”
인정해 주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게 소시오패스의 전형이어서 어떠한 협상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폴른 교수는 이론적으로 이런 사람은 퇴출시키는 게 사회에 이롭다며, 현실적 대안은 결국 외부의 진실된 소식으로 북한 주민들을 깨워 그들 스스로 지도자의 잘못을 판단하고 미래를 결정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