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된 것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말레이시아가 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고 있는 제84차 화학무기금지기구 집행이사회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 피살 사건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식 제출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2월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북한 국적자 사망 사건에 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된 것에 크게 우려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2월 24일, 말레이시아 화학국의 분석 결과 사망자에게서 채취한 화학물질의 표본이 ‘에틸 S-2 디이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이트’ 혹은 ‘VX’로 불리는 신경작용제였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면서, ‘VX’는 유엔의 화학무기금지협약에 등록된 화학무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사망자에 대한 부검이 완료됐으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시신을 가족이나 다른 지정된 대표에게 인도하기 전에 최종적인 신원 확인을 위해 가족의 DNA와 다른 의료기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사건 발생 이후 화학무기금지기구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수사를 위한 기술적 지원을 요청했고, 화학무기금지기구 사무총장은 말레이시아를 지원하고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 태세에 대해 조언했다는 겁니다.
또한, 요청했던 기술적 물자들은 말레이시아에 배치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범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와 다른 국제 기구들과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건의 복잡성과 민감성 때문에 수사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