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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러시아 선거 개입' 공개 청문회...하와이, 새 트럼프 행정명령 위헌 소송


7일 데빈 누네스(공화) 하원 정보위원장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는 첫 청문회를 오는 20일 개최하는 일정을 밝히고 있다.
7일 데빈 누네스(공화) 하원 정보위원장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는 첫 청문회를 오는 20일 개최하는 일정을 밝히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공개 청문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트럼프 행정부가 수정해서 발표한 이민 관련 행정명령 역시 소송에 직면하게 됐다는 소식, 또 위키리크스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사이버 공격 관련 문건이라며 수천 건의 문서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시작하겠습니다. 미국 연방 의회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공개 청문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3월 20일에 하원 정보위원회가 청문회를 개최합니다.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증언할 예정인데요.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증인으로 초청 받았습니다.

진행자) 지난달에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했는데요. 플린 전 보좌관도 나옵니까?

기자) 청문회에 참석해달라고 초청하긴 했지만, 증인 자격은 아니라고,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이 밝혔습니다. 이번에 증인으로 초청 받은 사람들은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에 관해 직접적인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가 열리게 된 배경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여름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관계자들의 이메일이 해킹 당한 사건이 있었고요. 11월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서는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 등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측 관계자들의 이메일이 해킹 당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해킹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결론 지었는데요.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돕기 위해서 해킹했다는 의혹이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 측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는데요. 플린 전 보좌관이 취임 전에 세르게이 키슬략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나서 러시아 제재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이런 내용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감추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결국, 플린 전 보좌관이 취임 한 달도 못 돼서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지난해 두 차례 러시아 대사를 만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세션스 장관에게 사임까지 요구하는 상황인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대사를 만난 것도 수상하지만, 청문회에서 이런 사실을 숨겼으며 위증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측 대표로서가 아니라, 당시 상원의원 자격으로 만났을 뿐이라며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직전에 도청 당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사무실과 자택이 있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 건물에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는 주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이 바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과 제임스 클래퍼 전 DNI 국장 등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제임스 코미 FBI 국장 역시 공개적으로 발언하진 않았지만,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의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죠?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인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러시아 조사의 일부로 다루겠다고 말했는데요. 플린 전 보좌관의 경우를 지적하면서, 왜 플린 전 보좌관과 러시아 대사와의 대화가 녹음된 경위도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청을 지시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누네스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역시 도청 의혹을 조사할 예정인데요. 역시 공화당 소속인 제이슨 체이피츠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청 주장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도 별도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상원 정보위원회에서도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특별 검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난 화요일(7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법무장관이 지명하는 검사가 아니라, 정당이나 정치적 배경에서 자유로운 인물을 특별 검사로 임명해서 독자적으로 수사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척 그래슬리 법사위원장은 특검 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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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 화요일(7일)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 말에 발표한 행정명령이 소송으로 시행이 힘들게 되자, 수정된 행정명령을 발표한 건데요. 이 역시 법정 다툼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와이 주가 트럼프 행정부의 새 행정명령에 맞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수요일(8일) 연방 법원에 행정명령 시행을 중지시켜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인데요. 하와이 주는 지난 1월에 나온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지만, 다른 주가 제기한 소송에서 시행 정지 명령이 나오면서 소송이 보류됐었습니다.

진행자) 하와이 주가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새 행정명령이 이전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은 무슬림, 그러니까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란과 시리아, 소말리아 등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7개 나라 국민에 대해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죠. 수정된 행정명령은 이전 7개국에서 이라크가 빠져서 6개국이 됐는데요. 여전히 종교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종교인들을 겨냥한 게 아니라, 미국의 안보,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죠.

진행자) 아직 새 행정명령이 시행에 들어간 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이전 행정명령은 즉각 시행에 들어가면서 큰 혼란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유예기간을 둔 뒤에 3월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그밖에 영주권자나 이미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 받은 사람, 이미 망명이 승인된 난민들은 입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고요.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무기한 수용 금지 조항도 삭제됐습니다. 또 기독교 신자들에게 편향적이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 종교적 박해를 받는 소수계에 대한 조항도 없앴습니다.

진행자) 지난 행정명령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는데요. 이번 소송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법원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이전 행정명령을 반대했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새 행정명령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와이 소송에 따라서 연방 정부는 오는 3월 13일까지 이에 대응하는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고요. 3월 15일에는 양 쪽 의견을 듣는 구두 변론이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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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문건 수천 건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위키리크스가 화요일(7일) CIA 사이버 정보센터에서 유출된 것이라며, 문서 8천700여 건을 웹사이트에 공개했습니다. 이들 문서가 진짜인지 위조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CIA는 성명에서 이들 문서의 진위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습니다. 하지만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과 전직 CIA 요원들은 대부분 문서가 진짜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키리크스가 CIA에서 나왔다며 폭로한 문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CIA의 사이버 첩보 활동과 관련해 규모와 범위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폭로하고 있는데요. 한 예로 CIA가 대표적인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구글,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운영체계, 삼성의 스마트 TV 등의 보안 허점을 이용해 도청이나 감청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실제로 해킹 당한 사람도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사실 미국 내에서 CIA가 법원의 허가 없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킹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현행법은 미국 국내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사이버 첩보 활동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한데요. 사이버 전문가들은 해킹에 사용되는 사이버 무기가 매우 비싸고 또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CIA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사이버 첩보 활동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키리크스, 어느 순간부터 미국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단체입니까?

기자) 위키리크스는 2006년 줄리언 어산지가 설립한 폭로전문 사이트입니다. 누구나 내용을 입력하고 편집할 수 있다는 의미의 ‘위키(wiki-)’와 비밀 등을 누설한다는 뜻의 ‘리크스(leaks)’를 합친 ‘위키리크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익명의 정보원을 통하거나 자체적으로 알아낸 정부나 기업의 정보 또 기밀 자료 등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사이트입니다.

진행자) 앞서 전해드렸습니다만,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해킹한 내용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고요. 이 외에도 여러 건의 비밀 정보를 폭로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설립자 어산지는 지난 2010년 4월, 미 공군과 관련한 비디오 파일을 공개한 이후 미국의 외교문건 등을 폭로해서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2012년부터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요. 기밀유출혐의로 미국 법정에 설 것을 우려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위키리크스의 이번 문서 유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위키리크스는 문서를 공개하면서 CIA의 전반적인 해킹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CIA는 사이버 무기를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사실 이번 폭로가 CIA의 사이버 역량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직 CIA 요원들의 평가입니다. 사이버 안보 업체 대표인 알렉스 맥조지 씨는 문서의 일관성을 볼 때 조작된 문서로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하면서도 CIA의 고급 사이버 역량의 전반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CIA 내부 인사가 정보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내부적으로 보안에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사안에 대한 법적인 수사가 들어갈 수도 있을까요?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즉각 의회 차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위키리크스의 주장대로 CIA가 해킹 무기를 통제하는 데 실패했는지, 누가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또 국민의 사생활 침해 여부는 없는지 등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아주 심각한 문제라면서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고요. 정보위원회에서 조사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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