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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 아시아행 '사드' 논의 촉각...중국 정협 보고 '반대 0표'


렉스 틸러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번 주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합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등 굵직한 현안들 때문에,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중국 최고 국정자문기관인 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늘(13일) 업무보고를 채택하고 폐막했습니다. 열하루 동안 진행된 회의, 정리해 드리겠고요. 이어서, 아베 총리 부인과 관련된 일본 사학재단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에 방위상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번 주 아시아 3개국을 방문하는군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오는 수요일(15일) 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과 한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합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이들 국가들을 찾는 건데요. 세나라 방문 일정에서 모두 북한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문제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이들 각 나라들과 공조하거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특히 중국과 한국 방문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방문 일정부터 먼저 살펴보죠.

기자) 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토요일(18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될 첫 중국 방문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시진핑 국가주석도 면담할 예정인데요. 논의될 의제는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먼저, 얼마 전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작업이 시작됐는데요. 이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서 논의할 지 주목되고요. 마지막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미국 방문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사드’ 배치 문제부터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사드’는 미군이 높은 고도를 나는 탄도미사일을 맞춰 떨어뜨리는 탐지·요격 체계인데요. 지난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명목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합의했고, 지난 6일 요격용 미사일 발사대를 비롯한 관련 장비를 오산 미 공군 비행장을 통해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중국 외교부는 “우리는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한다. 모든 뒷감당은 한국과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중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응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주한미군 사드에 포함되는 고성능 AN/TPY-2(통칭 ‘X밴드’) 레이더가 중국 주요지점 군사시설과 장비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것을 중국 측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는 2천km에 달하는데요. 중국 주요 공군기지에 전투기가 들고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주 수요일(8일) 기자회견에서 “사드의 관측 범위는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고, 그래서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의 주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이 문제에 대해서 미 국무부가 얼마전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직무대행은 “중국과의 대화에서 이것(사드)은 위협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 이것은 방어용 체계”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이 점을 다시 한번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두 번째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하는 과제를 미-중 간에 논의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잇단 핵· 미사일 시험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의 행위를,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도발’로 규정하고,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을 도와야한다고 주문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을 다녀간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한 자리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무언가 해야한다’고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고요.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달 17일 독일 본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 때 왕이 외교부장에게 “가용한 모든 수단을 써서” 북한의 도발을 저지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핵 문제 주요 당사국은 북한과 미국”이라면서, 중국은 “길닦이”로서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화의 전제 조건을 달았는데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동시에 미국도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겁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서 국제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핵 개발과, 미국과 한국 두 나라 동맹에 의해 지속돼온 합동군사훈련을 같은 수준으로 파악해 교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다른 논의 과제도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미국 정부가 '대 북한-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11억 9천200만 달러 벌금을 부과했는데요. 이같이 북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 미-중 두 나라가 논의하게 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내 미국 방문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인데요.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중국방문 기간 동안 시 주석을 만나, 앞서 전해드린 의제들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설명하는 한편,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일정을 구체적으로 조율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 살펴봤고요. 한국과 일본에서는 어떤 의제가 예상되고 있나요?

기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중국행에 앞선 금요일(17일)부터 진행될 한국 방문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와도 면담할 예정인데요.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한 두 나라 협력을 확인하고,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태세를 다지는 한편,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환경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양국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요일(15일) 아시아 3개국 순방의 첫 발을 떼는 일본에서는, 역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공동대응하는 문제와 최근 ‘안보법’ 가동으로 해외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을 강화하는 주제들로 대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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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늘(13일) 막을 내렸군요?

기자) 네. 이달 초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함께 ‘양회’ 일정으로 진행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2기 5차회의가 오늘(13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하루 동안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폐막식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인 등 국가 최고지도부와 위정성 주석 등 정협 위원 2천201명이 참석했는데요. 회의를 결산하는 업무보고를 표결에 부쳐서 찬성 2천70표, 반대 0표, 기권 5표, 투표 미참여 26표 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업무보고에 반대표가 없었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반대가 3표 있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정협이 채택한 업무 보고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4대 국정 목표를 재확인했습니다. 위정성 정협 주석은 오늘 폐회사에서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의 영도 아래 전국 각 민족· 인민이 하나로 뭉쳐 시 주석의 지도사상인 ‘4대 전면’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최종 채택된 업무보고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4대 전면’이란, 모든 인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린다는 ‘샤오캉’ 사회 건설, 개혁 심화, 법에 따른 국가통치를 말하는 ‘의법치국’, 그리고 공산당의 엄격한 관리를 뜻하는 ‘종엄치당’, 이렇게 네 가지 국정 목표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정협은 중국 최고 국정자문기관인데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라는 이름 그대로, 정치에 초점을 맞춘 조직입니다.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경제나 사회를 비롯한 국정의 모든 분야를 다루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올해 정협에서 의결된 것은 뭔가요?

기자)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정협 제12기 전국위원회 부주석에 당선됐습니다. 지난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아 물러난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자리를 메우게 된건데요. 렁 신임부주석은 일찌감치 올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양회’ 일정으로 함께 열리고 있는 ‘전인대’는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양회’의 또다른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수요일(15일)까지 계속됩니다. 지난주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최종 심의해 통과시킬 예정인데요.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 최종성장률 6.7%보다 낮아진 6.5%로 잡고, 중국 전역의 스모그(공기오염) 대책 마련을 각급 지방정부와 행정 기관에 지시하는 한편, 이동통신(손전화) 요금 인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인대는 또 최초로 1조위안이 넘는 약 1조400억 위안(미화 1천520억 달러)의 올해 국방예산 규모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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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에서는 총리 부인이 관련된 추문이 더 커지고 있군요?

기자) 네.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학교법인인 ‘모리토모’ 학원이 지난해 수의계약을 통해 국유지를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 엔(미화 117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최근 드러나 아베 신조 정부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이 과정에 깊숙이 관여된 것으로 나타나, 내각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아베 총리의 최 측근 가운데 한명인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도 이 추문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추문에 어떤 식으로 연루된 건가요?

기자) 이나다 방위상이 과거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의 고문변호사였다는 겁니다.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오가와 도시오 의원은 오늘(13일)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이, 이나다 방위상이 과거 자신의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는 사실을 밝히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가고이케 이사장의 해당 인터뷰는 오늘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전격 공개됐는데요. 유튜브의 해당 영상은 빠르게 조회수가 높아지고 있고요, 일본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아베 정부의 치명적인 도덕성 결함’이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습니다.이나다 방위상은 지난주 수요일(8일) 참의원에 출석, 제국주의 시대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유치원생에게 외우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야권의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비판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오늘(13일) 마이니치신문이 공개한 아베 총리 내각의 지지율은 50%로 나타났습니다. 강력한 헌법개정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60%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던 아베 정부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건데요. 오늘 함께 공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55.7%로, 한달 전 조사 당시 61.7%에 비해 6%p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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