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공화당 건강보험 무보험자 1400만명 늘어"...'트럼프 도청 주장' 법무부 증거제출 못해


폴 라이언(가운데)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지난 7일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케어' 대체 건강보험제도를 만드는 '아메리칸 헬스케어' 법안을 소개하고 있다.
폴 라이언(가운데)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지난 7일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케어' 대체 건강보험제도를 만드는 '아메리칸 헬스케어' 법안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공화당 계획을 도입하면, 내년에 1천40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CBO 보고서 내용, 또 이에 대한 반응 자세히 살펴보고요.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도청 의혹과 관련해 미국 법무부가 증거제출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소식, 또 세계 최대의 인터넷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민간이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데이터 분석 업체를 차단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주도한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지난주 하원에서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제 하원 전체회의에서 다루게 될 텐데요. 이 법안이 승인될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가늠해보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예산국(CBO)이 월요일(13일) 공화당 법안이 도입될 경우, 미국인들과 정부 예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크게 보험 가입자 수와 비용,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요. 먼저 가입자 수 면에서 보면, 보험이 없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내년 2018년까지 무보험자가 1천400만 명 더 늘어나게 된다는 건데요. 2026년에 이르면, 현행 오바마케어와 비교할 때, 보험이 없는 사람의 수가 2천400만 명 더 늘어나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그동안 오바마케어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비판해왔는데요. 이 때문에 정부 적자가 늘어난다는 주장 아닙니까? 공화당 법안의 경우, 비용 면에서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법안은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까지 3천370억 달러 적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개인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처음 몇 년 동안 15%에서 20% 정도 올라가지만, 2020년에 이르면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CBO는 전망했는데요. 공화당은 앞으로 법안 홍보를 할 때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보험 없는 사람이 늘어나지만, 반대로 재정 적자는 줄어든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먼저 무보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오바마케어의 보험 가입 의무조항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현행 오바마케어 아래서는 모든 사람이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하는데요. 공화당 법안은 이런 벌금 조항을 없앴습니다. 그러면 벌금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보험에 들었던 사람들이 빠져나가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가 보험 가입을 의무로 정한 이유가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보험료를 낮추겠다는 것 아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공화당 안이 도입되면, 건강한 사람 중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이 늘게 되고요. 그러면 보험료가 올라가면서 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게 되고, 결국, 보험을 잃게 된다고 CBO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반면에 연방 정부는 2026년까지 3천37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게 되는데요. 중산층 보험 구매자에 대한 세금 혜택과 메디케이드 지원금을 삭감하기 때문입니다. 메디케이드는 빈곤층을 위한 의료보장 제도를 말하는데요. 오바마케어는 메디케이스 수혜 대상을 크게 늘렸는데, 공화당은 이를 다시 줄일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런 의회예산국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 법안 추진 당사자인 행정부나 공화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CBO 보고서가 나오자 보고서 내용이 불완전하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톰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은 월요일(13일) 기자회견에서 보고서 내용에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는데요. 프라이스 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프라이스 보건후생장관] (40초-적당히 줄여주세요) “The CBO looked at a portion of the bill…”

기자) 의회예산국이 공화당 계획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보고 얘기한다는 건데요. 전체적인 계획에는 보건후생부의 규제 장치가 포함돼 있다면서,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비용도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화요일(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보험 가입자 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CBO 보고서 내용은 잘못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이번 공화당 법안을 계속 반대해 왔는데요. 민주당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은 이번 보고서를 즉각 환영했습니다. 특히 보험이 없는 사람이 늘게 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화당 법안을 거세게 공격했는데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49초-적당히 줄여주세요) “The Republican bill…”

기자) 펠로시 원내대표는 2천40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는 보고서 내용을 지적하면서, 공화당 법안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화당이 노동자 계층을 희생시키면서 부유층과 기업에 재정적 혜택을 주려 한다며, 이는 비도덕적이고 부적절하며 옳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공화당 법안은 비용은 더 많이 들면서 혜택은 줄어들게 한다며 비판했는데요. 공화당은 CBO 보고서가 던지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계획을 되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보고서를 낸 CBO, 어떤 기구인지, 영향력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미 의회예산국(CBO)은 초당적인 독립기구인데요. 의회에 법안이 상정되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 예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는 기구입니다. 1974년에 연방 의회가 설립했고, 상원과 하원 예산위원회의 규정에 따라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CBO는 당파에 휩쓸리지 않는 객관적인 기구란 평판을 받고 있는데요. 따라서 의원들은 CBO 보고서에 따라서 법안 내용을 수정하곤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에 프라이스 보건후생장관이 CBO 보고서를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는 거죠?

기자)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2013년에 상원에 올라온 이민개혁법안을 분석하면서 10년 동안 2천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보수 성향의 연구기관 헤리티지 재단은 적자 폭이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아서 비교됐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이전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는 증거를 제출하라고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했는데요. 월요일(13일)이 마감 시한이었죠?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아직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법무부가 내놓았습니다. 이달 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전에 오바마 행정부가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 있던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를 도청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증거를 제출하라고 압력을 넣었죠.

진행자)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상, 하원 정보위원회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등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 조사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주장도 다루겠다고 밝혔죠. 그러면서 하원 정보위원회가 월요일(13일)까지 증거를 제출하라고 행정부에 요청했던 겁니다. 정보위는 3월 20일에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전, 현직 관리들을 불러서 청문회를 열 예정인데요. 이때까지 증거를 제출 받지 못하면, 증거 소환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 뒤에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 측근들 얘기는 어떤가요?

기자)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월요일(13일) CNN 등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 수사 당국의 소관이란 겁니다. 그런가 하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도청 주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한 걸음 물러섰다니,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꼭 도청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얘기한 겁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는 얘기는 아니란 건데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이란 말에 따옴표를 붙이며 글을 올린 점을 지적하면서, 여러 가지 다른 감시 방법을 포함하는 의미라고 설명했고요. 최근 몇 달 동안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여러 형태의 감시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최대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민간인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이 월요일(13일) 앞으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업자가 감시의 목적으로 자사의 이용자 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이때까지도 민간인 감시를 막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 같은 정책을 확실하게 하는 게 이번 조처의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누구나 안전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돕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이런 조처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가 경찰 당국의 감시 활동에 사용된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입니다. 지난해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은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추적하기 위해 경찰이 지오피디아(Geofeedia)라고 하는 데이터 분석업체로부터 넘겨받은 인터넷관계망 서비스 사용자들의 위치와 일부 정보를 활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자 사회관계망 업체들은 지오피디아의 접근을 차단했었죠.

진행자)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왜 데이터 분석 업체에 정보를 제공했던 건가요?

기자) 네, 이용자의 성향이나 사회적인 흐름을 분석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업체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경찰에 정보가 흘러 들어가 시위대를 감시하는 데 쓰이면서 논란이 된 건데요. 지오피디아의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0월 한 행사에서 자사는 개인의 사생활 정보를 보호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ACLU 측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오피디아는 미국 내 500개 이상의 사법당국에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의 이번 조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ACLU 측은 페이스북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이 같은 조처가 좀 더 빨리 나왔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트위터나 유튜브 등 다른 사회관계망 업체들에서도 페이스북과 비슷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민간단체인 미디어정의센터 측은 과연 민권 단체들의 이런 압박이 없다면 기업들이 얼마나 이 같은 조치를 실행에 옮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정부의 민간인 감시는 미국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문건이라며 일부 문건을 공개해서 논란이 됐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 후보 시절에 정부로부터 도청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네, 맞습니다.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베이커 법률자문위원이 최근 한 행사장에서 감시와 사생활 보호, 이 두 가지를 다 고려해야 하는 정보기관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5년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때도 용의자의 손전화 정보를 알기 위해 FBI가 손전화 제조사인 애플사에 암호를 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애플사는 이용자 사생활을 목적으로 이를 거부했고 FBI는 결국 다른 방법으로 암호를 해제했는데요. 베이커 위원은 수사는 현실이고, 절박한 수사가 닥친 상황에서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정보당국의 이런 요구를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