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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지도부 "트럼프 도청 주장, 근거 없어"...보잉 중역, 국방부 부장관 발탁


미국 공화당 소속 리차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
미국 공화당 소속 리차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하원 정보위원회에 이어 상원 정보위원회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 중역을 국방부 부장관으로 지명한 소식 알아보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관련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에 지원한 외국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도청 의혹에 대해서 의회 지도부는 증거가 없다고 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정보위원회에 이어서 상원 정보위원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리차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소속인 마크 워너 부위원장은 목요일(16일)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입수한 정보를 보면, 트럼프 타워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미국 정부의 사찰을 받은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본부가 자리했던 곳입니다.

진행자) 상원과 하원의 정보위원회가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또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관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도청 의혹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까? 두 위원회가 모두 같은 결론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공화당 소속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을 문자 그대로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틀렸다고 말했는데요. 역시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이 문제는 정리가 됐다면서, 도청 의혹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파문이 일었는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이를 부인했습니다. 이제 이 문제를 조사한 의회 인사들까지 증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증거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상, 하원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증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파이서 대변인] “The bottom line is that…”

기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추가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점을 지적했는데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무슨 일인가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가 많이 있다는 겁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영국의 정보통신본부(GCHQ)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 측을 사찰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스파이서 대변인의 말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스파이서 대변인] “Last on Fox News, on March 14,…”

기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지난 14일, 폭스 뉴스 방송에 출연한 앤드루 나폴리타노 전 판사가 한 말을 지적했습니다. 방송 논평가로 활동 중인 나폴리타노 전 판사는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이 아니라, 영국 정보기관인 GCHQ를 이용했다는 얘기를 3명의 정보소식통에게 들었다고 말했는데요. 외국 정보기관을 이용했으니, 국내에는 흔적이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스파이서 대변인의 이런 발언에 대해 영국 측이 반발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금요일(17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은 전혀 터무니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간에 맺은 합의로 인해 영국이 미국 국민에 대한 간첩행위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대변인은 또 미국 정부로부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GCHQ 측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는 사람들 간의 대화나 손전화 등 전자기기 통신 등을 도청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합니다.

진행자) 여기에 대한 백악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미국 주재 영국 대사 등 영국 정부 관리들이 스파이서 대변인과 H.R.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스파이서 대변인은 단지 뉴스 내용을 인용했을 뿐, 특정 기사를 지지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와 관련해서 다음주에 의회 청문회가 열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월요일(20일)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공개 청문회가 열리는데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등이 출석해 증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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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백악관이 국방부 고위직 지명자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트릭 섀너핸 보잉사 수석 부사장을 국방부 부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국방부 고위직 지명자 6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현재까지 상원 인준을 받은 국방부 고위직은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유일한데요. 앞서 각 군 장관 지명자를 발표했지만, 육군 장관과 해군 장관 지명자가 자신 사퇴하면서 새로 적임자를 찾아야 했죠.

진행자) 매티스 장관은 해병대 장성 출신인데, 섀너핸 부장관 지명자는 민간 출신이군요. 어떤 인물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말씀드린 대로 보잉사 중역 출신입니다. 1986년에 항공기 제조업체이자 주요 방산업체인 보잉사에 입사해서 보잉 787기 생산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했고요. 그밖에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제작에 관여했습니다. 또 2000년대 중반에는 보잉사의 미사일 방어체계 담당 부사장을 지냈는데요. 현재 공급망과 제조운영을 담당하는 수석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 국방부 부장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로버트 워크 씨인데요. 섀너핸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을 통과하면, 워크 부장관의 뒤를 이어 국방부 2인자로서 국방 예산과 군 현대화, 보건 등 중책을 담당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밖에 국방부 요직에 지명된 인사들의 면모도 전해 주시죠.

기자) 회계법인 키어니앤컴퍼니의 데이비드 노퀴스트 씨가 예산 담당 차관에 지명됐고요. 그 아래 예산 담당 수석 부차관에는 미 중부사령부 재원분석국장인 일레인 매커스커 씨가 지명됐는데요. 매커스커 씨는 중부사령부에서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또 숏웨이브컨설팅의 데이비드 트랙튼버그 씨가 정책 담당 수석 부차관, 안보 분야 비영리 연구기관인 안세르의 케네스 라푸아노 수석 부사장이 국토방위 담당 차관보로 지명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방부 사업비용분석평가국(CAPE) 국장으로는 로버트 데이글 씨가 지명됐는데요. 데이글 씨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도 CAPE에서 일했습니다. 이들 지명자는 모두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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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미국에선 보통 3월에 각 대학이 합격자 명단을 발표합니다. 어느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학생들이 한창 고민하는 시기인데요. 그런데 미국 대학엔 국내 학생들만 있는 게 아니죠. 해외에서 유학 온 외국 학생들도 적지 않은데요. 올해는 외국 유학생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학 10곳 가운데 4곳에서 외국 학생 지원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미국 내 고등교육 관련 단체 6곳이 공동으로 미국 대학 25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는데요. 지원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중동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부의 경우 중동 지역 지원자 수가 40% 가까이 줄었고요. 대학원의 경우 감소비율이 30%가 넘었습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교육 단체에 따르면, 중동 국가 유학생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쿠웨이트 출신 학생들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6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법원 명령으로 시행이 중지된 상태이긴 합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와 연관이 있지 않나 싶군요?

기자)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 학생들과 학생 부모들이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을 이유로 보고 있는데요. 행정명령 대상인 이란의 경우 지난 2015년에서 16년 학기 유학생 수가 1만2천 명이었습니다만, 올해는 신입생 지원자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 수가 아주 많지요?

기자) 네, 미국 대학 내 해외 유학생의 숫자는 100만 명이 넘고요.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는 33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해외 유학생 가운데는 중국 출신이 30만 명 이상으로 가장 많고요. 인도 학생이 16만 명으로 그 뒤를 따릅니다. 그런데 전체 해외 유학생 비율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 유학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 4곳 중 1곳 이상이 올해 중국과 인도 학부생 지원자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에서 해외 유학생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미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외국 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곳으로 꼽히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갈수록 외국 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영국과 캐나다, 프랑스, 호주 등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이 대학뿐만 아니라, 관광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학생들이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관광객들이 느낀다는 건데요. 미국이 이제 외국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해외 관광객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관광산업을 연구하는 뉴욕 페이스 대학의 앤드루 코긴스 교수는 무슬림 인구가 적은 캐나다의 관광객마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는데요.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뉴욕시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계속되는 한 관광객 감소를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코긴스 박사는 미국의 관광 산업 규모는 2조 달러 이상으로 미국 내 1천500만 개의 일자리가 관광 산업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광객들이 찾는 식당이나 호텔 등 관여 직종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미국 내 관광업자들은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내수 경제를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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