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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 트럼프 인수위 정보 수집"..."트럼프 옛 측근, 푸틴 도와"


데빈 누네스(공화· 캘리포니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직후 백악관 외부에 모인 기자들에게 대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데빈 누네스(공화· 캘리포니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직후 백악관 외부에 모인 기자들에게 대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미국 정보기관이 외국인에 대한 첩보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인사들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하원 정보위원장이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자세히 알아보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 씨가 과거 러시아 재벌을 위해 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또 꿀벌의 일종인 호박벌이 미국 멸종위기종에 최종 등재됐다는 소식, 차례로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정보기관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인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데빈 누네스 의원이 밝힌 내용인데요.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인 11월에서 올해 1월에 이르는 시기에 미국 정보기관이 트럼프 인수위원회 인사들의 정보를 ‘우연히’ 수집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 대한 정보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누네스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누네스 위원장] “The president himself and others…”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에 관한 내용이 정보 보고서에 올라갔으며, 이런 보고서가 백악관과 다른 정보기관 관리들에게 전해졌다는 겁니다. 누네스 의원은 보고서 내용을 읽고 우려하게 됐다면서, 대통령 역시 우려할 만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잠깐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요. 지난 4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오바마 행정부에게 도청당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큰 파문이 일었죠.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이란 말에는 여러 사찰 방식이 다 포함된다, 이렇게 한 걸음 물러서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도청 의혹을 철회하지 않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여러 의원, 또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도청 의혹을 다 부인했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20일) 하원 정보위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 측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확인했는데도 그런데요. 누네스 정보위원장 역시 트럼프 타워가 도청됐다는 증거는 여전히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정보기관이 트럼프 인수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우연히 입수했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나 인수위 관계자들이 정보 수집 대상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외국인들에 대한 통상적인 정보 수집 과정에서 이들과 트럼프 인수위 인사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수집했다는 것이죠. 누네스 위원장은 정보 수집이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문제는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들의 이름을 가리지 않은 채, 정보가 널리 퍼뜨려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코미 FBI 국장이 지난 월요일(20일)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는데요. 이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누네스 의원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한 조사나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관계에 대한 조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내용을 보면 외교 첩보상 가치가 없는 정보였는데, 왜 이렇게 많은 기관에 보고서가 전해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누네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에 올린 글 내용이 사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점이 확실히 다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직전에 도청당했다고 주장했는데, 누네스 의원 발표에 따르면 정보가 수집된 건 선거 전이 아니라, 선거 후의 일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보고를 받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somewhat do. I must tell you that…”

기자)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느낀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런 정보를 발견해준 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누네스 의원의 일 처리 방식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보위원장인 누네스 의원이 소속 의원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먼저 언론에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일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쉬프 의원은 정보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이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쉬프 의원] “The most profound concern here…”

기자) 이번 일은 독립위원회가 왜 필요한지 보여준다고 쉬프 의원은 말했는데요. 누네스 의원이 독립적인 조사를 이끄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남을 것인지, 백악관의 대리인으로 행동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누네스 의원이 목요일(23일) 정보위 소속 의원들과 만났는데요. 미리 알리지 않은 데 대해 사과했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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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FBI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의혹을 조사 중인데요.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씨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너포트 씨가 러시아 알루미늄 산업 거물을 위해서 일하고 수천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AP 통신이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매너포트 씨가 2006년에 연간 1천만 달러를 받기로 하고 러시아 재벌 올렉 데리파스카 씨와 계약을 맺었으며, 최소한 2009년까지 일했다는 겁니다. 매너포트 씨도 수요일(22일)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10년 전에 데리파스카 씨를 위해 일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어떤 일을 한 건가요?

기자) 네, 이에 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는데요. 매너포트 씨는 데리파스카 씨가 투자하고 있는 나라에서 데리파스카 씨를 대표해 사업과 개인적인 문제들을 돌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P 통신은 매너포트 씨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돕기 위해 일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매너포트 씨는 이런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흠집을 내기 위한 악의적인 보도라는 겁니다.

진행자) AP 통신 보도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볼까요? 매너포트 씨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푸틴 대통령을 도왔다는 겁니까?

기자) 여러 구소련 공화국, 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반러시아 세력을 꺾고, 푸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언론에 홍보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했다는 건데요. 매너포트 씨가 2005년에 데리파스카 씨에게 보낸 제안서에서 “적절한 수준에서 적용한다면, 이런 방식이 푸틴 정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대내외적으로 푸틴 정부의 정책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데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 이런 얘기를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트럼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에서 그렇게 오래 일하진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8월까지 일했는데요. 친러시아파로 알려진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로비 활동을 한 일이 드러나면서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보도 내용에 대해서 미국 정계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의원은 매너포트 씨가 트럼프 선대위원장을 지낼 때 러시아가 해킹한 민주당 관계자들의 이메일이 공개됐다면서, 이 역시 우연이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백악관은 그동안 트럼프 선거운동본부 관계자와 러시아 측이 공모한 일이 없다며 거듭 부인해 왔는데요. 매너포트 씨에 대해서 “아주 짧은 기간에 제한적인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AP 보도가 나오기 전에도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매너포트 씨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렸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매너포트 씨가 러시아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건데요. 지난 월요일(20일) 청문회에서도 매너포트 씨의 이름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하지만 코미 FBI 국장은 매너포트 씨가 수사 대상인지 확인하길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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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꿀벌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꿀벌의 일종인 호박벌이 지난 화요일(21일)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명단에 최종적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홈페이지에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면서 한때 미 동북부 코네티컷 주에서 중서부 사우스다코타 주까지 28개의 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호박벌이 1990년 후반 들어 급감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현재 호박벌이 발견되는 지역은 과거와 비교해 0.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작은 벌이 생태계에서 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벌은 꽃가루를 실어나르며 수분 활동을 하죠? 호박벌도 마찬가지인데요. 미국인이 많이 먹는 블루베리와 크랜베리, 토마토와 같은 작물의 수분을 주로 하고요. 그 외에 야생 꽃을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식물의 수분을 돕습니다. 당국은 꿀벌의 수분 활동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1년에 3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사라지고, 질병이나 살충제 사용, 기후 변화 등의 요인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호박벌이 멸종위기종에 지정됐다는 소식은 이미 올해 초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지난 1월 10일에 호박벌을 멸종위기종에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열흘 후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펴면서 멸종위기종 지정 역시 동결시켜버린 겁니다. 따라서 지정 발표만 나고 실제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죠.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번에 명단에 오르게 된 겁니까?

기자) 네, 사실 오랜 법정 공방 끝에 나온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호박벌과 관련한 논쟁은 지난 2012년에 시작됐습니다. ‘서세스 소사이어티(Xerces Socitety)’라는 환경단체가 호박벌의 위기종 지정을 위한 청원을 했고요. 2014년엔 법적 소송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러자 올해 초에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이 호박벌을 위기종으로 지정하기로 했던 거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위기종 명단 추가를 차단하자, 이번엔 천연자연보호협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라는 환경단체가 지난달에 행정부의 동결 조치를 풀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결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이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한 겁니다.

진행자) 행정부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환경단체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호박벌을 구하게 됐다고 환영하고 있지만, 농업 관계자들을 대변하는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농장연맹 측은 호박벌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가하게 되면 농부들이 새로운 농법이나 사업을 시도할 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농부나 농장주, 토지주인 등이 경제적인 부담을 지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렇게 꿀벌을 위기종으로 지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 10월에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이 하와이 토종 꿀벌 7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 서식하는 꿀벌이 위기종으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환경운동가들은 미국 정부가 이렇게 꿀벌 보호에 나선 것이 전 세계에 경각심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4천 종에 이르는 꿀벌이 있고 특히 중남미 지역에 서식하는 많은 꿀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며,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이 지역의 환경운동가들이 힘을 얻게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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