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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세 영국인' 런던테러범 신원 공개..."아베 돈 받았다" 일본 청문회 폭로


22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돌진 테러가 발생한 직후 경찰이 교통을 차단하고 있다.
22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돌진 테러가 발생한 직후 경찰이 교통을 차단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영국 런던 도심에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하는 테러가 발생해 50명 가까운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범인은 52세 영국인 남성으로 밝혀졌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와 특정 학교법인이 관련된 추문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참의원 청문회에서 총리부인에게 돈을 건넸다는 학교 책임자 증언까지 나왔고요. 사흘 앞으로 다가온 홍콩 행정장관선거, 함께 전망해보겠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영국 수도 런던의 국회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어제(22일) 오후 다목적 승용차(SUV)가 인도로 돌진해 여러명을 친 뒤, 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의사당 입구에 있던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지금까지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습니다. 범인은 현장에 출동한 무장경찰에 사살됐습니다. 영국 정부는 사건 직후 테러 사태로 규정했고요. 관련 용의자 8명을 체포했다고 오늘(23일) 발표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은 선전매체 '아마크'를 통해 "칼리프국가의 전사가 영국 의사당 테러를 수행했다"며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이번 테러가 지난 2005년 7월 52명의 희생자를 낸 런던 지하철 자살폭탄테러 이후 최악의 사건이라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에 대해 알려진 게 있나요?

기자) 런던경찰청은 오늘(23일) 성명을 통해, 범인이 영국태생의 52세 남성 칼리드 마수드라고 신원을 공개했습니다. 마수드는 정보당국의 테러 의심 감시망에 오르지 않았고, 이번 범행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입수된 정보는 없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는데요. 다만 폭력과 공격무기 소지 등 혐의로 마수드가 2003년까지 여러번 기소된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관 1명을 포함한 사망자 4명 외에, 지금까지 40여명으로 파악된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상당수여서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상자 중에는 한국인 관광객 5명과 루마니아인 4명, 프랑스에서 온 고등학생 3명 등 외국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시작된 웨스트민스터 다리는 런던의 상징인 회전관람차 ‘런던아이’와 의사당을 연결하는데요. 이 일대는 트래펄가 광장, 국립미술관 등 관광 명소와 가까워 평소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진행자) 이날은 벨기에 브뤼셀 동시다발 테러 1주년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어제(22일)는 벨기에 브뤼셀 시내 공항과 지하철역 등지에서 동시다발 폭탄 테러가 발생해 32명이 숨지고 320여명이 다친 지 1년이 된 날이었습니다. 브뤼셀 현지에서는 희생자 추모와 대테러 연대를 다짐하는 형사가 진행됐는데요. 이날 유럽 내에서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한데 대해, 유럽 각국 시민들은 충격과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각국 지도자들이 규탄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22일) 오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하고, 향후 사건 수습 과정에서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우리는 끔직한 폭력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인들의 마음과 기도가 영국인들과 함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과 독일 국민은 모든 테러에 맞서는 전선에서 단호하게 영국 편에 서겠다”고 위로했고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차원에서, 아니 유럽을 넘어서 우리 모두 조직된 힘으로 테러에 맞서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 인근 의사당에 있던 테레사 메이 총리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즉시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로 이동했는데요. 이후 총리 주재로 긴급 안보회의가 진행됐습니다. 메이 총리는 회의 직후 의회에 출석해 “범인은 영국 국적의 남성”으로 파악됐다면서 이전에 극단주의 연관성이 의심돼 국내정보국(MI5)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TV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에서 "폭력과 테러를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 법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테러 앞에서 우리는 함께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 직전에 영국 정부가 새로운 테러대책을 내놨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테러위험등급을 ‘심각’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영국 정부는 이번 사건 전날(21일), 중동·아프리카 6개국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항공기 객실내 일부 손전화(휴대폰)와 휴대용 컴퓨터(노트북·태블릿) 등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시켰습니다. 간단한 개조를 통해 폭발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 전자제품을 비행기에 들고 탈 수는 없게 한 조치입니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앞서 비슷한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는데요. 비행기 내부가 아닌, 시내에서 차량을 이용한, 다른 유형의 테러가 영국 수도를 강타한 겁니다.

진행자) 차량을 이용한 테러,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새 유형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니스와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트럭을 몰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돌진하는 테러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축제인파가 몰려있던 니스에서는 86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성탄절과 연말 장터가 서있던 베를린 시내에서는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습니다. 자동차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라, 테러 수단으로 의심될 여지가 거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상 생활 속 무방비 상태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하는 쪽으로 테러집단들의 전술이 바뀐 것으로 주목되는 흐름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차량 테러를 예방하지 못하고 비행기 테러에만 신경 쓴 셈인데, 정보수집 능력에 허점이 드러난 건 아닌가요?

기자) 그렇잖아도 이번 사건 직후, 영국 정부의 대테러 대처능력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국은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테러위험 인물에 감시나 범행모의계획 사전 적발 등과 관련한 정보를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국민투표 결정에 따라, 영국 정부가 이달 말부터 유럽연합(EU) 탈퇴 절차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EU법 적용이 중단되면, 안보협력과 국경문제 등에 대한 정보공유를 더 이상 할 수 없는데요. 닉 클레그 전 영국 부총리는 지난 해 12월 “유럽 데이터베이스(통합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상실하면 범죄 용의자 또는 차량의 신원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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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과 관련된 추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학교법인인 ‘모리토모’ 학원이 지난해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것으로 최근 드러나 아베 신조 정부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오늘(23일) 참의원이 이 사건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사건 핵심인물인 모리토모 학원 가코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이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로부터 100만엔(약 9천달러)을 받았다고 증언해 파문이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가코이케 야스노리(가운데)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이 23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 증인환문(청문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가코이케 야스노리(가운데)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이 23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 증인환문(청문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진행자) 총리 부인이 학교 이사장에게 왜 돈을 준건가요?

기자) 가코이케 이사장의 청문회 증언은 오늘(23일)자 ‘주간문춘’ 최신호 인터뷰 내용을 확인한 건데요. 인터뷰에서 가코이케 이사장은 “2015년 9월 5일 아키에 여사가 우리 학원 부설 쓰카모토유치원에서 강연한 뒤 ‘아베 신조가 드리는 겁니다’라며 기부금 100만엔을 내게 건넸다”고 말한 뒤 “나는 강연료로 준비했던 10만엔을 전달했다"고 현금이 오갔음을 폭로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보냈다는 기부금이 이 학교법인에 전달된 배경을, 일본 언론은 여러 가지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 법인이 다음달 개교하기로 한 소학교(초등학교) 이름에 아베 신조 총리의 이름을 넣기로 한 점, 그리고 부인 아키에 여사를 명예교장으로 내정했던 점 등을 들어, 아베 총리 부부와 모리토모 학원이 특별한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상태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총리 부부와 학교 사이에 돈이 오갈만큼 특수한 관계여서, 학교 측이 나라 땅을 싼값에 사들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 동안 아베 총리 부부와 모리토모 학원 사이에 돈이 오간 의혹들을 극력 부인해왔는데요. 학원 이사장의 이번 증언에 대한 신빙성이 입증될 경우, 아베 총리가 특수한 관계에 있는 학교에 국유지를 헐값에 넘기는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진실로 굳어지는 겁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토이케 이사장의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금전 거래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는 이런 증언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오늘(23일) 가코이케 이사장 증언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아베 총리는 추문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우리 부부가 (모리토모 학원 추문과) 연관이 있다면 총리와 국회의원직을 모두 사퇴하겠다”며 정계 은퇴를 약속했습니다. 모든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한 건데요.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오늘(23일) 가코이케 이사장은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도마뱀 꼬리 자르듯 나한테 모든걸 뒤집어 씌우려는 것 아닌가”라며 아베 총리 부부와의 금전 거래를 폭로한 동기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 궁금한데요. 이번 추문이 어떻게 진행된 건 지 정리해보죠.

기자)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학교법인인 ‘모리토모’ 학원이 지난해 6월 소학교(초등학교) 설립을 계획하면서, 학교를 지을 땅을 물색 중에 국가소유 토지를 수의계약을 통해 매입했습니다. 땅값으로 1억3천400만엔(약 117만 달러)를 냈는데요. 감정가의 14%에 불과한 금액이었습니다. 올해 초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베 총리가 부인을 통해 모리모토 학원 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하나 둘씩 드러났는데요. 얼마전에는 아베 총리의 최측근 인사 중 한명인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가코이케 이사장의 고문변호사였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측근 인사까지 연루되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강력한 헌법개정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60%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던 아베 정부의 지지율이 최근 50%대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추문의 영향을 받은 건데요. 얼마전 집권 자민당의 총재 연임제한 규정 개정으로, 세 번째 총리 임기 수행이 확실시되던 아베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확실치 않은 것으로 일본 언론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최근 지지율 80%대의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정치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아베 총리의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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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군요?

기자) 네. 홍콩의 지도자인 행정장관을 뽑는 선거가 오는 일요일(26일)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후보해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 보통선거는 아니어서요, 중국 정부가 이미 ‘친중국’ 성향의 인물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정해놓고, 형식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후보로 나왔습니까?

기자)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3명입니다. 행정장관 바로 밑에서 총리 역할을 하는 ‘정무사장’을 지낸 캐리 람, 그리고 재무장관 격인 '재정사장' 출신인 존 창, 그리고 고등법원 판사를 지낸 우궉힝 후보인데요. 중국 정부에서 홍콩을 담당· 관리하는 인물인 장더장 전국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얼마전 선전에서 ‘친중파’ 홍콩 정· 재계 인사들과 만나 람 전 정무사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람 전 정무사장은 홍콩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고요, 홍콩독립추진세력을 포함한 민주파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창 전 재정사장이 여론조사에서는 줄곧 앞서왔습니다.

진행자) 선거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기자) 선거인단 재적인원 1천194명이 한표씩 던지는데요. 이들 상당수가 중국 정부 통제 아래 있는 홍콩 주요 정· 재계 인사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민주파 성향의 선거인단은 325명 정도에 불과한 데요. 선거인단 법정인원 수인 1천200명의 과반수, 601표를 얻으면 당선됩니다. 중국 정부는 람 전 정무사장이 최소 700표, 최대 800표 이상 얻어 확실히 승리해서,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잡음을 차단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렁춘잉 현 행정장관은 지난 선거에서 689표를 얻었는데요. 렁 행정장관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제12기 전국위원회 부주석에 당선돼, 이번 선거에 나서지 않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캐리 람 전 정무사장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캐리 람 전 정무사장은 강경한 친 중국 성향의 여성 정치인인데요. '우산혁명'이라고 불리는 2014년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켜 중국 당국의 눈에 들었습니다.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람 전 정무사장에 대해 “풍부한 행정경험을 가졌고, 애국심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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