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내통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전 트럼프 캠프 자문이 혐의를 거듭 부인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경제 정책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기업의 내부고발자가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선거 캠프의 외교 정책 자문이었던 카터 페이지 씨에 대한 감시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는데요. 러시아 내통 혐의로 페이지 씨를 감시했다는 건데요. 페이지 씨가 혐의를 부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지 씨가 목요일(13일)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위해 일한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외국 정보원이 아니란 겁니다. 페이지 씨는 앞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칭찬하고,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비판했는데요. 1960년대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계속 FBI의 감시를 받은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에 대한 의혹 역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FBI가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에 페이지 씨에 대한 감시 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이 법원은 영장 발부 조건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 보도에 따르면, FBI와 법무부는 페이지 씨가 러시아 정보원으로 활동했다고 믿을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다며 법원을 설득했는데요. 2013년에 페이지 씨가 러시아 정보요원과 접촉했다는 겁니다. 페이지 씨에 대한 감시 영장은 90일간 유효한 것이었는데, 최소 한 차례 이상 기한이 연장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페이지 씨가 기소된 일은 없습니다.
진행자) 페이지 씨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기자) 페이지 씨는 투자금융가 출신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전문으로 하는 자문회사 대표인데요. 지난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의 외교정책 자문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페이지 씨가 수십 명에 달하는 자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름만 올라 있었을 뿐, 트럼프 캠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페이지 씨가 어떻게 트럼프 선거캠프 자문으로 포함된 건가요?
기자) 페이지 씨가 이날 CNN 인터뷰에서 같은 질문을 받았는데요. 누가 트럼프 캠프에 소개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매너포트 씨를 만난 일도 없고, 대화를 나눈 일도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 역시 FBI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로비 활동을 하고, 불법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본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지난달 하원 청문회에서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그럴 것이란 추측이 많이 나왔지만, 코미 국장이 직접 확인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 받지 않았습니까? 페이지 씨, 매너포트 씨 외에 또 어떤 사람들이 수사 대상에 올라있나요?
기자) 그동안 영장 발부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페이지 씨가 유일한데요.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 정치 자문 로저 스톤 씨 등이 FBI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 대사와 제재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스톤 씨는 FBI가 영장을 발부 받아 자신도 감시했을 것으로 본다고 수요일(12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기관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우려 했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이나 러시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해 왔습니다. 현재 이와 관련해 FBI 수사와는 별도로 연방 상원과 하원 역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12일)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코미 FBI 국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코미 국장을 신뢰한다고 말했지만, 앞으로 두고 볼 일이라며 여운을 남겼는데요.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고, 아직 6년 이상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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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앞서 ‘지구촌 오늘’ 시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중국의 환율지정국 문제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일부 국내 경제 문제에 대한 견해 역시 선거운동 당시와는 사뭇 달라졌다고요?
기자) 네, 수출입 은행 재인가 문제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거취 문제, 이렇게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수출입은행은 연방 기관의 하나로 중소기업의 수출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데요. 수출 기업에 대출을 해주거나, 대출을 보증하는 등의 일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에 수출입 은행에 대해 불필요한 기관이라며 반대한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수요일(12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인터뷰에서는 이 은행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뭘까요?
기자) 수출입은행이 많은 중소기업을 돕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가 비슷한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만 지원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사업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온건 보수 성향의 월가 금융인 출신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거 투입된 가운데, 이들의 영향력이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으로 대표되는 대중영합주의 세력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옐런 연준 의장에 대한 태도도 바뀌었다고요?
기자) 네, 선거운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 옐런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 다른 사람을 지명할 뜻을 나타냈었는데요. 하지만 수요일(12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는 옐런 의장을 존경하고 좋아한다면서, 유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연준 의장의 임기는 4년으로 옐런 의장의 현 임기는 내년에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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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영상이 퍼지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기업의 내부고발자는 이제 바로 소비자들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부고발자(whistleblowers)는 공익적인 이유로 조직의 부정 거래나 불법 행위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똑똑한 손전화기인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기업의 실수나 문제점을 소비자들이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공유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다 보니 이제 미국 기업의 내부고발자는 기업 내부 사람이 아닌 소비자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셜미디어의 장점이라고 하면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인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기업의 실수가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에 퍼지면서 기업들이 더 바짝 긴장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과거 같으면 지역 신문에 몇 번 보도되고 말 사건들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면서 결국엔 기업 전체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도 예전 같으면 며칠씩 기다리며 상황의 추이를 본 이후에 사과 여부를 결정하곤 했지만, 이제는 즉각 사과하지 않으면 화를 더 키우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유나이티드 항공 사태의 경우도 그랬죠? 최고경영자가 초기에 대응을 제대로 못 하면서 문제를 더 키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사건 다음날 사과라기보다는 직원들의 편을 드는 자세를 보여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엄청난 비난이 일었고요. 결국, 이후에 여러 차례 공개 사과를 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건이 더 퍼지기 전에 책임자가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들의 고발로 논란이 됐던 기업들이 꽤 있지요?
기자) 네,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공유서비스인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 최고경영자(CEO)가 우버의 운전자와 거친 설전을 벌이는 동영상이 공개됐는데요. 논란이 일자 캘러닉 CEO가 경솔했다고 사과했지만, 안 그래도 내부 성차별 논란 등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우버로써는 큰 악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9년엔 미국 유명 피자 업체인 도미노 피자 가맹점의 직원들이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침을 뱉는 등 역겨운 행동을 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큰 파문이 일었는데요. 하지만 당시 CEO가 즉각 사과하고 직원들을 바로 해고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하면서 피해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내부고발 행위는 기업에만 해당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선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 역시 시민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기 때문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 2014년엔 한 흑인 남성이 뉴욕에서 불법으로 담배를 팔았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관련 동영상이 퍼지면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또 2015년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백인 경찰이 달아나는 비무장 흑인 남성에게 총을 8발 발사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사건의 결정적 단서 역시 현장 근처에 있던 시민이 찍은 동영상이었죠. 그런가 하면 작년 여름엔 미네소타 주에서 한 흑인 남성이 검문 도중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옆자리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남성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중계했고요. 그러자 미국 곳곳에서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건들로 인해 미국 경찰이 ‘보디캠’이라고 하는 몸에 착용하는 소형 비디오 녹화기를 확대하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일반 기업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직원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녹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도록 조심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가상의 각본을 만들어서 특정 상황이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미리 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고요. 직원들이 따라야 할 규정 역시 융통성 있고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