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전략이 위기를 더 고조시킨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북 핵 해결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란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18일 사설에서 백악관의 대북정책에 일관된 전략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성명과 중국에 대한 도움 요청 외에 대북 전략에 별다른 게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무절제한 말’이 역내 긴장을 높이고 동맹을 불안하게 하며, 북한 정권의 핵무장 구실인 미국에 공격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오히려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자만과 겉만 번드르르한 말이 북한의 무자비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최후 결전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하지 못한 말이 아니라 단호함을 갖고 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과 협상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언행에 우려를 나타내며 대북정책 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그가 허세가 아니라 이성적 결정을 하도록 반드시 조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관련한 옵션이 제한돼 있는 만큼 잠재적인 대가와 혜택을 트럼프 대통령이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을 때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면서, 그러나 어떤 조치든 트럼프 행정부가 신중히 숙고해서 결정하는 게 재앙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17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거래) 기술에는 상대가 궁금증을 계속 갖도록 하는 게 포함돼 있다며, 그의 표현 방식을 옹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방식대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관된 지정학적 전략을 결코 추구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대북 압박의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해 이에 대한 기존의 비판적 입장을 빠르게 전환한 것을 사례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중국의 대북정책이 바뀐 증거들이 거의 없다며, 중국의 대북 압박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중국은 장기적인 국가이익만을 고수한 채 겉으로만 양보하는 데 전문가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전임자들이 실패했던 다자 협상장에 나오도록 하는 게 중국의 목표일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18일 사설에서 중국의 대북 압박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단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과 개입’ 전략은 이해가 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서방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고 공표하면서도 비군사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라는 겁니다.
신문은 김정남 암살과 북한의 조직적이고 중대한 인권 위반 문제 등 김정은의 `공포통치’도 대북정책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거대한 강제 수용소로 남아있는 한 장기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