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며, 이는 미-한 양국의 공동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사드 배치를 놓고 한 박자 쉬어가면서 상황을 관리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8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협상을 했을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사드 배치는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18일 기자설명회에서 사드 배치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게 미-한 양국의 공동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급속히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한-미 양국 공동의 입장입니다.”
조 대변인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최근 한국 방문에서 미-한 동맹의 결정인 사드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과감한 조치를 끌어내는 대가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재검토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펜스 미 부통령의 지난 16일 한국 방문 길에 동행한 백악관 외교정책 고문은 기자들에게 사드 배치에 수 개월이 걸릴 수도 있으며 배치 완료는 한국의 차기 대통령의 결정에 따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한 양국이 북한의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사드 배치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바로 작전운용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존 방침과는 다른 기조입니다.
현재 미-한 양국은 사드 배치를 대선 이후에 마무리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 모양새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사드 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배치의 조속한 마무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의 17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 한국 국방부]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봐서는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사드 주한미군 배치의 조속한 완료는 미-한 양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다며, 한국 차기 대통령 선거 이전에 사드 배치를 마무리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북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도출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중국과의 무역 불공정 문제 수정안을 미끼로 던지면서 중국에 북 핵과 사드 문제도 함께 제안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녹취: 김재천 교수 / 서강대 국제대학원] “사드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너희들이 진심으로 북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고 북한이 그에 상응하는 어떤 행동을 보여준다면 사실 사드는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니까 그러한 위협이 실질적으로 중국 노력에 의해 줄어들어가는 식으로 갈 수 있다면 사드도 그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미국과 중국 간 모종의 큰 협상을 했다기보다는 미국이 북 핵과 관련해 중국의 태도를 조금 더 두고 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에 대해서도 과연 충분히 압박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중국 하는 것을 좀 두고 보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상황관리 모드로 조금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미-중 간 모종의 큰 딜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고중국이 하는 것을 좀 보겠다, 한 템포 늦추는 모양새…”
최 부원장은 아울러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숨고르기를 한다는 문제 제기 자체가 미국 내 대북정책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사드 배치 속도를 조절하려는 백악관과 기존 안대로 밀고 나가려는 미 국방부 간의 의견 차이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