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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격 테러, 대선 변수로 떠올라...일 각료·의원 야스쿠니 집단참배


20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소방관과 구조대가 출동했다.
20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소방관과 구조대가 출동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사흘 앞두고 목요일 (20일) 파리 중심가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테러로 안보 문제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프랑스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들이 금요일(21일) 봄 제사인 '춘계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관계강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입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오는 23일, 일요일 실시되는데요.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발생한 총격 테러로 경계태세가 강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선을 사흘 앞둔 목요일(20일) 밤 9시경,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테러범이 자동소총으로 경찰 차량을 공격하는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고요, 테러범 역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프랑스 파리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이번 테러 공격에 프랑스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일요일(23일)에 있을 1차 투표와 5월 7일 결선 투표에 대비해 전국 6만7천여 투표소에 약 5만 명의 경찰을 배치할 방침입니다. 또 군·경 특수 부대를 동원해 경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총격범의 신원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프랑스 당국은 범인이 39살의 프랑스 거주자 '카림 쉐르피'라고 밝혔습니다. 카림 쉐르피는 2000년대 초에도 경찰에 총격을 가해 몇 년간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총격범의 차량에서 ISIL을 찬양하는 쪽지가 발견됐는데요. 현재 경찰 당국이 테러범의 가족 3명을 구금해 심문 중입니다. 앞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ISIL)이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는데요. ISIL은 사건 발생 후, 자신들의 선전 매체인 '아마크'에 테러범이 ISIL 전사 중 1명으로 '아부 유수프'라고 주장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부 유수프'는 가명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총격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대통령 후보들의 대선 TV 토론회가 열리고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격전이 발생한 시간이 목요일 밤 9시 경이었는데요. 당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후보들의 마지막 생방송 대선 TV토론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총격 소식이 전해지자, 토론회 진행자는 토론을 잠시 중단하고 테러 소식을 속보로 전했는데요.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는 이번 테러 소식에 즉각 21일로 예정된 일부 선거 유세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테러가 프랑스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는 극우부터 극좌까지 이념적으로 매우 다양한 11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요. 대선 1차 투표를 사흘 앞두고 발생한 이번 테러 때문에 안보 의제가, 막판 표심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이민규제나 안보법규 강화에 더 큰 목소리를 내온 극우파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나 중도 우파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르펜 후보는 금요일(21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경검문을 강화하고, 정보당국의 명단에 올라있는 외국인들은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모두 11명의 후보들 가운데, EU 탈퇴를 지지하는 극우파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중도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 급진 프랑스 좌파당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이렇게 4명의 후보로 추려지고 있는데요. 이 4명의 후보가 지지율 20% 안팎의 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르펜 후보는 최근 유럽을 휩쓸고 있는 반 이민, 반 이슬람 정서에 힘입어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해왔는데요. 샹젤리제 총격 테러가 발생하기 전에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마크롱 후보가 24%로, 21.5%를 얻은 르펜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하지만 이번 총격 테러로 안보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샹젤리제 총격 사건에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20일) 샹젤리제 테러 공격과 관련해 프랑스 국민에게 위로를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테러 공격을"끔찍한 일"이라고 표현하며, "이런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강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금요일(21일) 인터넷 트위터에 "이번 사건이 프랑스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번 테러는 "테러 공격이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또다시 상기시켰다"면서 테러 종식을 위한 미국의 노력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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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봅니다.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 90여 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군요.

기자) 네,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95명이 금요일(21일) 오전, 야스쿠니신사의 봄철 참배 행사인 "춘계 예대제" 첫날을 맞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습니다. 춘계 예대제는 금요일(21일)부터 일요일(23일)까지 사흘간 계속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직접 참배하는 대신에 이날 아침 일찍 공물을 봉납했고요. 아베 내각에서는 에토 세이치 총리 보좌관과 미즈오치 도시에 문부과학 부대신 등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는 그간 줄곧 주변국들과의 마찰을 빚어오던 사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등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일본이 근대에 벌인 주요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 2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일본 총리나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본이 전쟁을 진정으로 참회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가 한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요. 이후 아베 총리는 때마다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일본 의원들의 이번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에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한국 정부는 금요일(21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에서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참배를 강행해 과거 식민침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논평은 또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라면 역사를 올바로 직시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금요일(21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침략의 역사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루캉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줄곧 일본 고위정치인들이 신사참배하는 잘못된 행동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면서 "일본은 군국주의와 거리를 두고,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국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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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이 최근들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남중국해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왔습니다. 남중국해는 풍부한 해양 자원의 보고로, 중국과 다른 5개 나라가 영유권을 주장하며 오랜 갈등을 빚어온 곳인데요. 이달 중순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중국의 이런 행동을 강력히 비판하는 내용의 공동성명까지 채택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국제사회의 비판을 개의치 않고, 분쟁 당사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G7 외무장관회의 공동성명에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공동성명은 남중국해 주변국들에게 지난해 나온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재판 결과를 유리한 근거로 이용해 중국에 맞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소재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지난해 7월, 남중국해의 90% 이상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주장이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재 중국은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따르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 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과 직접적인 협력과 대화를 모색하면서, G7이나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 미국의 비판 등에 큰 무게를 두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중국 정부가 관련국들을 상대로 어떤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이 있기전부터 이미 작은 섬나라인 브루나이와는 경제협력을 맺어왔습니다. 또 말레이시아의 경우, 중국의 해안 경비선이 정기적으로 말레이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을 순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은 중국과의 마찰을 좀처럼 피하고 있습니다. 경제규모 11조에 달하는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최대 투자국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베트남도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이죠?

기자) 맞습니다. 베트남은 사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이 상대하기 가장 껄끄러운 상대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3년간 중국 정부는 베트남 정부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필리핀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중국을 제소한 직접 당사국인데요. 하지만 지난해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 문제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 중순,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는 6월 필리핀 독립기념일에 분쟁 도서를 방문해 필리핀 국기를 꼽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중국과의 경제적 실리를 고려한다며 이를 철회했습니다.

진행자) 직접적인 관계국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미국은 모든 나라의 영유권 분쟁에 있어 철저하게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구축함 등을 이 일대에 파견하는 등 중국 정부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을 군사지원해왔던 방침을 따르지는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이 결국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남중국해 분쟁의 최대 승자는 결국 중국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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