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하루하루 당겨지고 있군요.
기자) 5월 9일 화요일이 선거일입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닷새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남은 날도 18일뿐입니다. 어제부터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모습을 크게 부각시킨 선거벽보가 전국 곳곳에 붙여지기 시작했는데요. 역대 가장 많은 15명의 후보자가 나선 만큼 역대 최대 길이의 선거벽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출마 후보들이 많으니 선거벽보가 커질 수 밖에 없겠네요.
기자) 출마자들의 공식벽보만 7m80cm 입니다. 선관위 안내벽보 한 칸과 후보자 사이 중간 이음새를 합치니 무려 길이 10m가 넘었습니다. 세로 76cm *가로 10m 의 초대형 선거벽보인데 7명의 후보가 출마했던 18대 대통령 선거벽보의 2배가 넘는 길이이구요.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까지 벽보내용을 훑어보며 걷는 데에도 시간이 한참 걸렸습니다. 그런데 선거벽보가 붙여지고 나니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TV토론회에도 나오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주요 후보 외에도 중소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까지 살펴보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시도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부터 내일(22일)까지 유권자의 통행이 잦은 건물이나 외벽 등 전국 8만7600여곳에 대통령 선거 공식 벽보를 내걸어야 하는데요. 공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부득이하게 긴 벽보를 아래 위 2열로 나눠 붙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한국의 선거벽보는 주로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벽보의 대부분 공간은 후보자의 인물을 부각시키는데 할애돼 있습니다. 후보자의 큰 인물 사진 옆으로 1~15번까지의 기호와 이름이 자리하고, 경력과 학력 등의 대표적인 후보자 정보가 쓰여져 있고요.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벽보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안내도 게시돼 있습니다. 25일까지 유권자의 가정으로 전달되는 후보자의 재산과 병역, 납세 등의 정보가 담긴 책자형 선거공보도 있고, 각종 후보자들의 홈페이지와 인터넷포털 사이트를 통한 후보들간의 다양한 비교를 해볼 수 있지만 한눈에 후보들의 얼굴을 크게 살펴볼 수 있는 거리 벽보가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의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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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소식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일정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대통령선거 후에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선거 전에 시작되는군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다음달 2일 오전에 열립니다. 사안의 중대성과 신속한 심리가 필요한 재판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결정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부터 한국을 혼돈에 빠뜨린 이른바 ‘비선실세 최순실 사태’로 국회의 탄핵 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파면과 법원의 구속결정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구치소 출장 보강조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592억원의 뇌물혐의 등으로 기소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구속피고인의 경우 기소 후 6개월 안에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으면 원칙상 석방해야 하고 불구속 상태에서의 재판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5월 2일 열리는 첫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기 때문에 박 전대통령의 출석 의무는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측이 의견을 확인하고 증거조사계획을 세우는 절차인데요. 몇 차례에 걸쳐 열릴 수 있는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해야 하는 의무가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해야 하는 재판 일정은 5월 2일 이후에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부와 재판이 열리게 되는 ‘법정에도 관심이 높은 것 같군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리게 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417호 대법정은 12.12사태와 비자금 사건으로 노태우 전두환 전직 두 대통령이 나란히 섰던 법정입니다. 부패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세 전직 대통령이 모두 거쳐가게 된 법정이라는 의미가 있구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맡은 형사합의22부는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재판부가 오늘 앞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서 ‘박근혜-최순실’ 법정에 나란히 서게 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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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례적인 일입니다. 권총강도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군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어제 오전 경상북도 경산의 한 농협은행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복면에 모자를 쓴 강도가 총을 들고 은행으로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하고 현금 1563만원 (13000달러 상당)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총알 1발을 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는데, 타고 온 자전거를 타고 사라지는 용의자의 모습이 주변 차량의 감시카메라에 포착됐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도 행방이 오리무중인데요. 사건 현장에 있었던 은행 직원들이라 사람들은 정말 가슴을 쓸어내렸을 끔찍한 일이겠지만 뉴스 보도로 접한 일반 시민들은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구나 하는 반응입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일반인이 권총을 소지할 수 없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정해진 기간에 사냥을 하는 등의 특수한 경우만 승인을 받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요. 총기를 소유하는 자체도 신고해야 하고 허가된 사용기간이 아닐 때에는 인근 경찰서나 파출소에 보관해야 해서 한국에서의 권총강도 사건은 뉴스 중의 뉴스입니다.
진행자) 그나저나 빨리 용의자를 찾아야 할텐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기자) 은행 안의 폐쇄회로TV(CCTV)와 주위에 있던 자동차 안 감시카메라를 통해 등산복 차림의 175~180cm 마른 체형의 용의자를 특정했지만 수색과 추적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눌한 발음의 한국말을 했다는 은행직원의 증언에 따라 용의자가 외국인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고요. 현장에 남겨진 1943년 미국에서 제작된 45구경의 탄피가 확인되면서 출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공개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용의자 신고보상금으로300만원의 현상금이 걸었는데 밤샘 추적과 탐문에도 효과가 없자 오늘 현상금을 100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범행에 걸린 시각은 단 4분,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의 출동 시간은 5분. 경찰은 ‘뒷북 출동’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벌건 대낮에 권총을 든 용의자가 시민을 위협한 은행 강도 사건은 과연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지금 한국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