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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대외정책] 미·중 정상회담, 시리아-아프간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함께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함께 걷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오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 특집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지구촌 오늘' 시간에는 지난 100일 동안 미국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대외정책은 어떻게 펼쳐졌는지 지역별로 살펴보죠. 먼저 아시아 정책을 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00일 동안 여러 나라 지도자들과 만났는데요. 그중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가장 주목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 때부터 정치와 안보, 경제, 다방면을 통틀어 중국에 적대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에서 미-중 관계가 긴장됐었나요?

기자) 먼저 정치 부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대외정책 대전제로 삼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일 필요가 있냐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환율정책에 개선이 보이지 않으면 미국 새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폐기할 계획을 공표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환율과 무역정책, 경제 현안을 놓고 중국을 압박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전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외신 전망도 있었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 중국 정책 때문에 두 나라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월 9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혔고요.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플로리다주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로는 양국 정상이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지역 안보 현안 등을 놓고 수시로 통화하는 등 원활하게 협조가 진행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우려하던 미-중 ‘무역전쟁’은 벌어지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월요일(24일) 공개된 AP통신과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면서, 그런데 ‘북한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풀었으면 좋겠다’는 논리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이어서 살펴보죠. 일본과는 경제적인 협력이 두드러지고 있죠?

기자) 네. 미국과 일본은 경제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통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미-일 경제대화’를 지난 18일 도쿄에서 출범시켰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의장을 맡아 무역 각 분야 실무 협상을 진행합니다.

진행자) ‘미-일 경제대화’에서 추구하는 내용은 뭔가요?

기자) 미국은 이 대화 경로가 궁극적으로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고요. 일본은 ‘TPP’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TP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영문 줄임말로, 원래 미국이 주도하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 공동 자유무역 체계인데요. 공식 출범을 얼마 안 남긴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탈퇴를 선언해 장래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한국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는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잇따라 통화하면서,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공조를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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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특집으로 지난 100일 동안 미국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지역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 이번에는 유럽을 볼까요?

기자) 네, 크게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국가들의 안보협력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공동체인 유럽연합(EU)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 중심으로 살펴보겠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지 않고 미국의 안보 노력에 무임승차한다며 나토를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맹비난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complained a long time ago and they made change and now they do fight terrorism...”

기자) 이달 중순(4월 13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사무총장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나토가 더는 쓸모없거나 진부하지 않다"며 바뀐 입장을 보인 겁니다. 그러나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국가들의 경제· 사회 공동체죠, 유럽연합(EU)에 대한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나토(NATO)와는 달리 유럽연합(EU)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이 유럽 연합 탈퇴를 결정하자 이를 높이 평가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영국을 따라 EU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유럽국가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각 나라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원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관인데요. 취임 전과 이런 생각이 별로 바뀐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3월, EU의 실질적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앞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다소 냉랭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보여 구설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풀이됩니다.


진행자) 대유럽 경제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대유럽경제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바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유럽연합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추진해왔는데요. 하지만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고 미국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조만간 미국과 EU가 TTIP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면서 대유럽 적자를 줄이는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밝혀 난항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하고 훌륭한 지도자’라며 극찬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되는 가운데 마이클 플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월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더이상 러시아를 끌어안고 가기에는 위험 부담이 큰 모양새가 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데 따른 제재 조치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러시아로 보내 양국 간 긴장해소를 도모했는데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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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대외 정책 짚어보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으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동 정책의 가장 큰 핵심은 이란 핵합의 부분입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은 2015년 7월, 미국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합친 6개국과 이란 간에 극적으로 타결된 국제적 합의 사항이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란 측에 너무 많이 양보했기 때문에, 무효화하거나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9일, 이란이 핵 합의 정신에 부응하지 않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는 서한을 의회에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화학무기를 사용해 다수의 민간인을 살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공습을 전격 명령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onight I ordered a targeted military strike on the air field in Syria from where chemical attack…”

기자) 이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전횡과 민간인에 대한 잔학행위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군사적 행동에 나선 건 처음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미국의 외교 정책의 이익에 근거해 행동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일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더 소원해졌는데요. 현재 러시아 정부는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근거지에 대한 군사공격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군이 지난 13일,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가진 초강력 대형폭탄을 아프가니스탄 내 ISIL 군사기지에 투하했습니다. 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보모가 아니며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고 강조했었는데요. 시리아에 이어 아프가니스탄까지 연이은 군사행동을 전개하며 달라진 행보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주창해 온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 외교정책'에서, '개입주의'로 방향을 트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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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끝으로 미주 지역 한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기자) 네, 대표적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관계 짚어보겠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가장 강력한 전통적인 우방이죠. 2월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요 며칠, 두 나라 사이에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우방 관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캐나다가 미국산 치즈 원료용 우유에 관세를 매기자, 미국도 이번 주 캐나다산 연질목재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 전쟁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와 체결한 나프타(NAFTA)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보호무역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같은 자유무역 체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는데요. 이번 우유·목재 무역 갈등이 불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를 완전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26일)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들과 통화한 뒤, 나프타를 폐기하지 않고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협상이 세 나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나 재협상에서 공정한 협정이 타결되지 않을 때는 나프타를 폐기할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와는 후보 시절부터 껄끄러웠는데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멕시코인들을 범죄자, 강간범 등으로 지칭해 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요. 또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그 비용을 멕시코 정부가 건설하게 하겠다고 말해 멕시코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샀었는데요. 하지만 1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건설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하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그달 말로 예정됐던 워싱턴 방문을 취소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 돈으로 우선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멕시코 정부와의 극한 대립은 일단 피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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