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시간입니다.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기념식이 열렸지요?
기자)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를 기리고 희생자들의 넋과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습니다. 37주년을 맞은 오늘 기념식은 그 동안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논란을 불식시켰다고 평가할 만큼 달라진 행사로 진행돼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큰 변화를 느끼게 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기념식에서 어떤 모습들이 달라졌는지 자세히 얘기 나눠 볼까요?
기자) 먼저 기념식의 규모부터 달랐습니다. 정부인사들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5.18을 비롯해 4.19혁명, 제주 4.3사건 등 한국 민주화 운동의 유공자들과 광주· 전남지역 시민들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 누구나 참석할 수 있었던 열려 있는 기념식이었습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오늘 기념식에 참석한 인원을 1만 명 정도라고 보도했는데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과 유족들과 초대된 인사들만 참석할 수 있었던 지난해까지의 기념식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또 기념식 소식을 보도 기사를 통해서 보는 것이 보통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1시간 가량 진행된 기념식의 모든 장면이 TV를 통해 생중계 됐다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었습니다. 지난 4년간 국무총리가 대신 참여했던 5.18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기념사를 해 달라진 5.18 기념식의 의미가 더욱 부각됐습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5.18 묘역에 이렇게 서니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로 시작됐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을 떠올립니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이웃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이었고 학생이었습니다. 그들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받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어봤는데, 먼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로 시작했군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5.18 기념사는 간결했고 분명했습니다.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위로를 전했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사회에 5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말하면서 5.1 8역사 왜곡과 민주주의 부정행위를 막을 것이며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노력하겠다는 기념사를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청취자들에게는 ‘5.18 광주사태’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조금 전에 언급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 왜곡과 민주주의 부정 행위라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기자) 5.18 민주화운동이 시민군에 의해 먼저 발포됐고, 당시진압에 나섰던 군이 자위권 행사 일환으로 발포를 했다는 주장입니다. 또 북한군 특수부대가 침투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도 있었는데 당시 유행했던 장발을 위해 머리를 기른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이 군이나 시민군으로 위장해 서로 총을 쏘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이죠?
기자)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만 아직도 이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논란은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종북 논란인데요. 노래 가사 중의 ‘임’은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의 새날은 ‘북한에 의한 적화통일’이라는 설과 북한의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에서 쓰였다며 기념식에서 함께 부르는 제창이 최근 8년 동안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식에서의 제창을 지시했고, 오늘 기념식에는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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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해 가을부터 한국사회를 혼란에 빠트렸던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 오늘 관련자들의 첫 선고가 나왔네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이 1심 선고공판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국정농단 의혹 수사의 첫 재판 선고였습니다. 대통령 주치의도 모르는 비선진료를 했던 성형외과 의사와 그의 부인인 의료기기 업체 대표, 대통령 자문의, 최순실 일가의 주치의였던 대학교수들이 위증과 뇌물공여, 의료법위반 등으로 법원의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에 편승해 이익을 취했고, 비선진료를 조장하거나 비선진료한 혐의 그리고 국회 국정조사에서 거짓말을 해 국민의 알권리와 국정조사의 정신을 훼손했음을 지적하고 유죄 판결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일정도 임박해 있군요?
기자) 오는 23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돼 매주 3차례씩 재판이 진행됩니다. 첫 공판을 일주일 앞둔 어제(16일) 두번째 준비절차가 진행됐는데,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뇌물과 직권 남용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한 주에 4차례의 재판을 제시했던 재판부에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수를 조정해달라는 의견을 내 주 3회 재판으로 조정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뇌물 수수와 롯데그룹 관련 제 3자 뇌물 수수, 미르ㆍ 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관련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진행자)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와의 재판정 만남도 큰 관심 사안인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네요.
기자) 아직 이 부분은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가 법리와 판례를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부분입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은 뇌물죄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재판부에서는 두 사건의 공소사실과 증인이 똑같아 재판을 병합하겠다고 밝혔었는데,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재판 분리를 요청하는 반대 의사를 전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실질적인 방어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재판부에는 같은 증인을 여러 번 법정에 불러 같은 내용을 질문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일반인들도 전직 대통령의 재판에 직접 볼 수 있다고 하지요?
기자) 내일 박 전 대통령 재판의 방청권이 배부됩니다. 사전에 방청을 신청한 사람들 중에서 공개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주는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리는 곳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도 열렸던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인데요. 150석 규모의 방청석 가운데 사건 관계자와 취재진을 위한 좌석을 제외하고 남은 방청석은 일반 국민들이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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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끝 소식은 한국에서 가장 긴 열차가 시행운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네요. 긴 열차라면 얼마나 긴 것입니까?
기자) 총 길이가 1.2km 입니다. 35량 정도의 열차가 연결되어 있는 보통의 화물열차에 비해 길이가 두 배가 넘는 80량이 연결된 화물열차가 오늘 부산에서 시험운행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이나 호주에서 봤음직한 장대(張大) 열차가 곧 한국에서도 달릴 수 있다는 확인을 한 셈입니다. 한국은 지난 3월에 열차 40량을 연결 수송하는 시험에 성공한데 이어서 오늘 그 2배 길이의 열차 80량을 연결한 장대열차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진행자) 정말 ‘장대열차’군요
기자) 맨 앞의 기관차에서 맨 뒤 화물열차까지 확인하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리는 길이입니다. 보통 40량 이상의 장대 화물열차를 움직이려면 기관차 2대가 필요한데요. 오늘 시험운행에 성공한 장대 열차는 단순히 최장길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맨 앞과 맨 뒤에 기관차를 배치하고 앞 선 기관차가 뒤 기관차를 무선으로 제어하는 기술 적용에 성공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전문용어로 ‘분산중련 무선제어’시스템이라고 하는데 한국 기술진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핵심기술이 때문에 외국 기술 도입에 대한 비용과 시간 걱정 없이 한국의 철도 물류 수송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