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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체제보장’ 언급…북한 우려 불식시키기 위한 것”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1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안보리 긴급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북한이 모든 핵 개발과 실험을 멈추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조태열 한국대사, 왼쪽은 코로 벳쇼 일본대사.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1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안보리 긴급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북한이 모든 핵 개발과 실험을 멈추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조태열 한국대사, 왼쪽은 코로 벳쇼 일본대사.

한국 정부는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북한체제 보장’ 발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개발을 한다는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18일 한국의 홍석현 대미 특사와 만나 북한체제를 보장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의 핵 압살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핵을 개발한다는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19일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며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북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미국 측 노력의 일환이며 이 같은 기조는 미-한 대통령 간 전화통화, 매트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한국 방문 등을 계기로 미-한 두 나라가 공감한 내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홍석현 특사와 만나 대북 군사 행동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정권 교체와 침략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틸러슨 장관의 ‘북한체제 보장’ 발언이 ‘최대 압박과 관여’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북정책에서 ‘관여’ 쪽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북한 정권 교체가 아닌 북한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미국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주장하는 북한에 대한 반박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대화 기조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틸러슨의 발언을 직접 들은 한국의 대미 특사단 관계자는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 핵 실험 중지보다 핵 폐기가 확실하다며 조건의 수위를 낮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 소식통 역시 미국 정부의 ‘제재와 압박’ 중시 기조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북한이 비핵화를 택한다면 ‘다른 길’이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유명환 전 한국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북 대화를 위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기본적으로 비핵화를 전제한 대화라는 것은 변함은 없는데 현실적으로 북한이 항복하고 나올 일은 없는 거니까 일단 대화를 좀 시작해보자는 미국의 조급함이 드러난 거죠. 우리로서는 대화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는 건데 다만 대화는 비핵화를 전제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고, 조금씩 어떤 여러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유 전 장관은 다만 틸러슨 장관의 ‘북한체제 보장’이라는 말 자체가 의도적으로 북한체제를 망가뜨리는 공작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체제를 지켜주겠다는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도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근본적인 미국의 대북정책의 변화가 아닌, 유화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제대로 비핵화 조치만 취한다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 한국 아산정책연구원] “이것을 우리가 너무 확대해서 미국이 대화로 전환했다 이렇게 해석하는 건 아직은 좀 이르다고 봐요. ‘최고 압박과 관여’라고 했으니까 관여의 내용이 뭐냐, 우리는 체제 안정 보장도 할 수 있다는 거다, 평화체제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조치만 취해 준다면야…”

최 부원장은 또 미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논의를 앞두고 유연성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협조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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