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순방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 모인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들에게 “미국은 기꺼이 여러분 편에 서겠다”며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을 고립시켜야한다고 촉구했는데요. 마침 이란에서는 ‘개혁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자세한 상황 들여다보겠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공동체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들이 미국의 탈퇴 이후에도 공식 출범을 추진하기로 했고요. 이어서,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이 갖가지 난제 속에 취임 1주년을 맞은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중이군요.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월요일 (22일) 이스라엘에 도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데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이 평화를 얻기를 바란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는 이루기 매우 힘든 난제라고 시인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선 환영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대이란 정책 변화에 감사를 표했고요. 또 미국 정부가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해 과감한 행동을 취한 점도 높이 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한 것도 화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 유대인들이 찾는 통곡의 벽은 유대인 성전의 서쪽에 있어 서쪽 벽이라고도 하는데요.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가 각기 성지라고 불리는 예루살렘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고 동예루살렘을 병합하면서 통곡의 벽도 이스라엘이 관리하고 있는데요.하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요.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장차 세울 독립국가의 수도로 여기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은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통곡의 벽 방문을 꺼려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통곡의 벽 방문때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의 동행을 허용하지 않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개인적인 방문임을 들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나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의 동행을 거부하고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사위 등과 함께 통곡의 벽을 방문했는데요.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친이스라엘 행보를 공표해왔습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대한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져 사실상 지지했을 때도,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에게 자신이 대통령이 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통곡의 벽'의 방문은 미국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는 미묘한 사안이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중재자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정 중에 어떤 획기적인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외신들의 전망도 있었는데요. 일단 네탸나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특별한 발표는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23일)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 가서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날 계획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문국이었던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도 잠시 짚어보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방문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일요일 (21일)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들에게 연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슬람권 지도자들의 이날 모임은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의’라고 이름 붙여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뭔가 가르치러 (이슬람권에) 온 게 아니다. 어떻게 살고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라고 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상호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둔 동반자관계를 제공하러 왔다”면서 “미국은 기꺼이 여러분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테러에 맞서기 위해 이슬람권 55개 국가의 협력을 요구하면서도, 이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6개국과 핵무기 개발 포기를 대가로 제재의 상당부분을 풀어주는 합의를 맺은 이후에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지속해온데 대해 꾸준히 비판해왔는데요. 핵 합의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국무부에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상태입니다. 의회에도 이 같은 입장이 통보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하며 “모든 양심적인 나라는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측과 1천100억 달러 무기공급 계약을 포함, 민·관 부문에서 총 3천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군사· 정치 동맹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유럽으로 가죠?
기자) 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바티칸으로 향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납니다. 이어서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곧이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찾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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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미국 없이 발효시키기로 회원국들이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원래 미국이 주도하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 공동 자유무역 체계인데요. 미국을 뺀 나머지 11개 나라가 일요일 (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서 별도 회의를 열고, 오는 11월 예정된 APEC 정상회의 때까지 TPP 출범 준비를 모두 마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TPP는 어떤 조직이고, 미국이 빠진 이유는 뭔가요?
기자) TPP는 미국과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태평양 주변 12개 나라 사이에 물품과 용역을 거래할 때 관세를 모두 없애기로 한 다자간 자유무역 체계입니다. 미국의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핵심 대외정책으로 추진한 사업인데요. 올 초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TPP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자간 자유무역체계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심화하고,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외국으로 유출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행정명령을 통해 TPP에서 탈퇴했습니다. 당초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의 이탈로 공식 출범 여부가 확실치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나머지 11개 나라만으로 출범시키겠다는겁니까?
기자) 다른 나라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과 함께 TPP 체결을 이끌어온 일본은 출범이 무산되는 일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일본 등 나머지 11개 회원국들은 월요일 (21일) 회의에서, “다른 국가들도 포함해 TPP를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미국이 빠진 자리에 추가 회원국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TPP에 관심을 나타낸 국가는 한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권인데, 그 자리를 쉽게 다른 나라들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래서, 최근 경제규모가 국내총생산(GDP) 기준, 미국에 이어 세계2위로 떠오른 중국을 TPP에 합류시키자는 논의가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TPP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인데요. 중국은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라는 자국 주도의 아시아지역 다자간 경제협력체계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TPP보다는 RCEP를 신속하게 출범시키는 쪽으로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진행자)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측도 회의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현장에서 월요일(22일) RCEP 회원국들도 회의를 열었습니다. RCEP은 중국 외에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중국 측은 RCEP 공식 출범을 위한 세부 사항을 연내 타결시키자고 신속한 협의를 주문했지만, 각국의 의견이 엇갈려 이날 회의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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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중이라고요.
기자) 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월요일(22일)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4일간의 일정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비롯해 방위 산업과 첨단기술,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협정 서명식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는 필리핀 의원들과 각료들, 재계 지도자들이 다수 동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로 출국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리핀과 러시아는 40여 년 전에 국교를 수립했지만 그간 협력과 대화의 창구는 거의 열려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무시할 수 없는 기회들을 가진 나라라면서 이제 문을 더 활짝 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전통적인 우방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오늘날 역동적인 국제 무대에서 필리핀의 운신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독자적인 외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특히 미국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와는 사이가 좀 껄끄러웠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한 후부터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명목아래 정당한 사법절차 없이 즉결처형을 감행해 오바마 행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는데요. 그러자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심한 막말을 하는가 하면 필리핀 주재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등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긴 합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 초청한 것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 당시 두 정상이 별도로 만났는데요. 당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고요.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에 응한 것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요일(23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트 러시아 총리와 만나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고요. 다음날인 목요일(24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 정치, 군사, 방위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필리핀 외무부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