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돌아온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씨를 애도하는 집회가 모교인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 열렸습니다. 친구들은 웜비어 씨가 마음이 따뜻하고 모험심이 강하며, 명석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버지니아주 샬로츠빌에 위치한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 20일 밤 오토 웜비어 씨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22살의 건장한 대학생 웜비어 씨가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된 뒤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숨을 거뒀고, 대학 측은 바로 다음날 추모집회를 연 것입니다.
버지니아주립대학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추모집회에는 학생들과 교직원, 인근 마을 주민들이 참가했습니다.
그들은 웜비어 씨를 명석하고 의리가 있으며, 마음이 따뜻하고, 잘 웃으며 특이한 옷차림을 하는 친구로 기억했습니다.
친구들에 따르면 웜비어 씨는 억류 당시 3학년이었지만 이미 졸업학점을 모두 이수했고,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고, 뇌성마비 친구를 특별히 돌봤습니다. 언제나 힘이 넘치고 사람들을 휘어잡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테레사 설리번 버지니아주립대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웜비어 씨의 죽음에 대학공동체 모두가 깊은 슬픔을 느끼며, 이런 상황이 벌어진데 대해 격분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웜비어 씨가 겪은 끔찍한 대우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비난했습니다.
추모집회에 참가한 여성의 소감입니다.
[녹취: 추모집회 참가 여성] "I did not know him either and it doesn’t really matter as a person of faith.."
이 여성은 자신은 웜비어 씨를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그와 그의 가족, 친구들을 지지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웜비어 씨의 모교인 오하이오주 와이오밍고등학교 동창들도 그를 기리고 있습니다.
웜비어 씨와 함께 축구부에 소속했던 제이 클라인 씨는 `APT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웜비어 씨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학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제이 클라인] "I did look up to him and everybody else on the team did as well, even if they were.."
자신을 포함해 축구부원 모두가 웜비어 씨를 존경했고, 웜비어 씨는 경기장에서든 밖에서든 모두에게 훌륭한 모범이었다는 설명입니다.
클라인 씨는 웜비어 씨가 활발하고 여행을 좋아했다며, 그가 북한에 갔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공산주의희생자추모재단은 세계적인 청원운동 사이트인 `체인지닷오그'에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농구‘명예의 전당’에서 퇴출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습니다.
로드먼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원한 친구’로 부르고, 같은 미국인인 웜비어 씨가 북한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북한 정부를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재단 측은 청원자가 1천 명이 되면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에 이를 전달할 예정인데, 21일 현재 700여명이 서명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