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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베트남 군사회담 전격 취소...도쿄의회 선거전 개시


판창룽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지난 2015년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 '샹산 포럼' 연설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 (자료사진)
판창룽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지난 2015년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 '샹산 포럼' 연설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번 주 예정됐던 두 나라 고위급 군사회담이 돌연 취소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를 둘러싸고 갖가지 추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수도를 관할하는 도쿄 도의회 선거 일정이 내일(23일) 시작하고요. 이어서, 최근 부쩍 가까워지고 있는 중국과 파키스탄 관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베트남 사이의 고위급 군사회담이 돌연 취소됐다고요?

기자) 네. 이번 주 베트남에서 ‘제4차 중국-베트남 국경방위 우호교류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던 판창룽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인민해방군 고위급 대표단이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행사 전날 귀국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 현지 언론이 오늘(22일) 전했습니다. 양국 방위협력과 국경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는 이 때문에 취소됐는데요. 중국 국방부는 대표단 일행의 “스케줄(일정) 때문에 원래 계획했던 베트남 측과의 만남을 취소했다"고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표단이 일단 베트남 현지에 갔는데, 일정 문제로 회의를 취소하고 귀국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판 부주석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화요일(20일)부터 사흘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우호교류회의’를 이틀 앞두고 베트남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대표단은 일요일(18일) 수도 하노이에서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쩐 다이 꽝 국가주석,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 베트남 최고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 현안을 논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양국간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 등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베트남 사이의 갈등이라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가장 크게 꼽힙니다. 중국을 상대로, 필리핀 등과 함께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인 베트남은 최근 이 문제를 놓고 중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판창룽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베트남 고위 당국자들에게 이에 대해 항의했고, 베트남 측이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군사협력 회의를 취소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주요언론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회의 취소 이유에 대해 “최근 베트남이 남중국해 문제에 보인 태도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 정부가 최근 어떻게 중국을 비판해왔습니까?

기자) 중국이 파키스탄에 두번째 해외 군사기지 건설을 모색하고, 남중국해 핵심해역에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전투기 24대 규모 격납고를 짓는 등 국외 군사력 확대에 진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미 국방부가 이달 초 의회에 제출했는데요. 보고서가 공개되자 마자, 베트남 외교부가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중국은 국제법 존중을 토대로 남중국해를 비롯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책임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스프래틀리 제도는 지리적으로 중국보다는 베트남이나 필리핀 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베트남은 이 섬들을 ‘쯔엉사 군도’라고 부르면서, 자국 영향력 아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국가별 영유권 주장 현황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국가별 영유권 주장 현황

진행자) 베트남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방어훈련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일본 해상보안청과 함께 지난주 남중국해 인근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는데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가정한 훈련이었습니다. 또 일본 해군의 주력 호위함인 '이즈모'함이 이번주 남중국해를 항해하는 훈련을 진행하는데요. 여기에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소속 10개국이 동참하는 데 대해서도 중국 측은 관영 매체 사평 등을 통해 비난해왔습니다.

진행자) 보도 내용이 맞다면 이런 문제로 양국 군사협력 회의가 취소됐다는 건데요. 이렇게 한 쪽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취소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이번에 베트남을 방문한 중국 대표단을 이끈 판창룽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중국의 군사활동에 관한 전권을 쥐고 있는 인물로 평가됩니다. 중앙군사위 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이기 때문에, 판 부주석은 군부내 서열 1위인데요. 판 부주석이 중요한 외교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비판이 베트남 외교가 주변에서 일자, 중국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어제(21일) 밤 늦은 시간에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대표단이 “베트남 국가지도부를 모두 면담하는 등 주요 일정은 모두 마쳤다”고 해명했는데요. ‘제4차 중국-베트남 국경방위 우호교류 회의’에 불참하고 귀국한 이유에 대해서는 “스케줄 때문”이었다는 모호한 설명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최근 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미국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최근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국과 중국 간의 외교안보대화에서 중국 대표단은 스플래틀리 제도(난사군도)와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강조했는데요.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어제(21일)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단절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건데요. 매티스 장관은 그러면서, “견해 차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미 해군 구축함 듀이함이 남중국해 주요 해역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는데요.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 내에 있는 인공섬 미스치프 환초(메이지자오) 12해리(약 22.2㎞) 안까지 접근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해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강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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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수도를 관장하는 도쿄 도의회 선거 일정이 내일(23일) 시작되는군요?

기자) 네.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하는 인구 1천300만명 거대도시 도쿄 도의 42개 선거구에서 총 127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도의회 선거 일정이 내일(23일) 선거고시와 후보 등록으로 공식 개시됩니다. 지난해 7월 첫 여성 도쿄 수장으로 선출된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가 이끄는 지역 신당 ‘도민퍼스트(도민우선)회’가 유력 정치집단으로 발돋움할 지, 현지에서 높은 관심을 쏟고있습니다.

20일 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 지사.
20일 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 지사.

진행자) 고이케 지사의 인기가 높아서, 도의회 선거도 유리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일 집권 자민당을 탈당하고 '도민퍼스트회' 대표에 취임한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7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고이케 지사의 개인적 인기를 바탕으로 도민퍼스트회가 집권 자민당을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신문이 지난 14일 공표한 조사에서 도민퍼스트회 소속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22.6%로, 자민당의 17.1%를 5.5%p 앞섰습니다. 이어 공산당이 7.7%, 제1야당 민진당이 4.1%, 공명당이 3.9%를 기록했는데요.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부동층이 40.6%여서, 변수로 꼽힙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선거로 평가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을 누르고 도쿄도의 제1당이 될 경우,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현지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입증하는 문건이 최근 잇따라 나오면서 추문이 점점 커지는 중인데요. 이 때문에 총리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수도를 관장하는 의회 선거에서 패할 경우 아베 총리는 주요 정치적 목표를 끌고 나갈 동력을 상실한다는 겁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진행자) 아베 총리의 정치적 목표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자위대에 헌법적인 근거를 부여해 ‘전쟁가능한 보통국가’로 가는 개헌을 추진중인데요.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는 이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판단할 중요한 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베 총리는 지난 3월 자민당 당규 개정에 따라, 일본 역사상 최장기 재임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돼왔는데요. 이번 선거에서 지면, 사실상 내년에 세번째 임기 도전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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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최근 중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급속히 밀착되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현재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구축하고 파키스탄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도로와 교량, 철도, 산업단지 등을 건설하고 있는데요. 그 여파의 하나로 지금 파키스탄 학생들 사이에서는 중국어와 중국 문화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어와 중국 문화 등을 배우면 중국인들과 소통도 더 잘되고, 일도 더 쉽게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인데요. 파키스탄 수도 카라치의 한 유명한 사립학교의 경우 중국인 교사 12명에 중국어 수강생도 3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민간 차원의 교류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 6백억 달러 규모의 경협사업이 추진되면서 약 2만 명의 중국인이 파키스탄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파키스탄에 들어갔고요. 대부분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국은 이 경제협력사업을 통해 더 견고한 동맹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또 중국이 파키스탄에 군사기지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죠?

기자) 네, 이달 초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중국의 해외군사력 확장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미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파키스탄이 조만간 중국의 군사기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억측이자 무책임한 언급이라며 즉각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파키스탄의 한 고위관리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정부가 지난 2011년, 중국 측에 자국 내 해군기지 건설을 요청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보도만이 아니더라도 서방 전문가들과 파키스탄 관리들은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만과 가까운 과다르 항과 지와니 항, 오르마라 항 등 3곳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은 미국의 핵심 주요 동맹국이기도 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9.11 테러 공격이 발생한 직후 미국과 파키스탄은 급속히 가까워졌는데요. 미국은 파키스탄에 군사적, 인도적 차원의 대규모 경제 지원을 제공했고, 파키스탄은 미군의 대 아프간 전쟁 수행을 위해 기지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파키스탄이 급진세력의 은신처가 되고 있고, 대테러전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서방국가들이 파키스탄의 오랜 숙적인 인도와의 협력을 모색하면서 파키스탄이 급속히 중국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도 인도와는 불편한 관계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영유권 갈등으로 전쟁까지 치렀던 나라입니다. 한편 현재 중국이 파키스탄을 '철의 형제' '전천후 친구'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불협화음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파키스탄내 중국인 교사 살해 사건 등 중국인 안전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고요. 또 파키스탄의 전 정보국장은 어떠한 외국군에도 기지를 내줘서는 안된다는 게 파키스탄 일반 국민은 물론 군인들의 정서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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