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소식을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 러시아가 미국 내 21개 주를 해킹 목표로 삼았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어제(21일) 의회에서 열린 관련 청문회 소식 전해 드리고요. 공화당이 올해 연방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 표정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인들 가운데 노인 인구가 늘고 있고, 인종 역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미 인구조사국 발표 내용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러시아의 해킹 시도 범위가 어느 정도나 됐는지, 미국 정부 당국자가 구체적으로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21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와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지난해 러시아 대선 개입과 관련한 청문회가 동시에 열렸는데요.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전, 현직 관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해커들의 공격이 있었으며, 해킹 범위가 앞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넷 맨프라 미 국토안보부 사이버 보안 부차관 대행이 상원 청문회에서 한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맨프라 부차관 대행] “We have evidence of 21 states, or, election-related systems…”
기자) 러시아 해커들이 21개 주의 선거 시스템을 해킹 목표로 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건데요. 성공 정도는 주에 따라 다르다며, 일부 주의 경우, 해커들이 시스템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공격 의혹에 대한 소식은 저희도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이처럼 21개 주란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미 대선에 러시아 해커들이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는데요.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측근들의 이메일 해킹과 관련해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21개 주 정부의 선거 시스템에 러시아가 개입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고 미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밝힌 겁니다.
진행자) 21개 주라면, 미국 50개 주의 절반에 가까운 건데, 어떤 주들이 포함됐나요?
기자) 맨프라 부차관 대행은 기밀 규정에 따라 이들 주의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애리조나와 일리노이 주가 21개 주에 포함된 건 확실해 보이는데요. 앞서 이들 주 정부는 유권자 등록 시스템이 러시아 해커들의 표적이 됐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더 많은 주가 해킹 목표가 됐을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맨프라 부차관 대행이 21개라는 숫자를 공개하기 전, 국토안보부는 미국 내 약 20개 주가 러시아 정부의 사주를 받은 해커들의 공격 목표가 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일부 언론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주 정부의 선거 시스템이 목표가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소속인 마크 워너 정보위 부위원장은 이날 어떤 주가 공격받았는지 등 더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워너 부위원장] “I do not believe our country is made…”
기자) 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미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앞서 워너 부위원장은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여러 주의 선거 시스템에 해커들이 접근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혹시 실제 개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건 아닌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날 별도로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는데요.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통해 투표용지나 득표수, 또는 선거 결과를 변경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이메일 해킹이나, 여론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선거 결과를 바꿨는지에 대해선 자신이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에 국토안보부가 해킹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각 주에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존슨 전 장관은 이렇게 연방 정부가 손을 내미는데도 주 정부 선거 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유권자 등록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우려하게 됐다면서, 주 정부에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소극적인 반응들이 나왔다는 겁니다. 주 정부 관리들은 독립적인 투표제도를 강점으로 내세우는데요. 그래서 연방 정부 도움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이날(21일) 청문회에선 어떤 내용들이 나왔나요?
기자) 이날 하원 청문회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빌 프리스탭 부국장도 증언을 했는데요. 프리스탭 부국장은 러시아가 인터넷 등을 이용해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가짜 뉴스와 선전물을 전파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과거에도 이 같은 선거 개입 행위를 했지만, 인터넷이 생기면서 이전보다 규모와 공격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는데요. 또 지난해 대선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러시아의 선거 개입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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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 화요일(20일) 조지아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실시된 연방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로 여겨졌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반응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날 밤 선거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승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이 그 많은 돈을 쏟아부었고, 가짜 뉴스가 퍼졌는데도 공화당이 이겼다고 주장했는데요. 어제(21일) 중서부 아이오와 주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공화당이 계속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nd they thought they were going to win…”
기자) 민주당이 적어도 세 개 주에서는 이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모두 패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사실 사람들이 공화당을 좋아하는데, 민주당이 이를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주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곳이죠. 제일 먼저 경선을 치르는 곳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이오와 주를 찾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다음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려면 한참 남았습니다만, 일종의 선거 유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제(21일) 아이오와 집회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위원회에서 후원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형식의 집회에 참석한 건 취임 후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궐 선거 승리를 자축하는 한편, 부정직한 언론이 자신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펼치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밖에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에 새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이 최소한 5년 동안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막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강경한 이민 정책을 내세워왔습니다. 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건설할 계획인 장벽에 태양열 전지판을 부착하는 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이를 통해 얻는 전력으로 장벽 건설 비용을 일부 충당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오늘(22일)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 내용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그 얘기도 나왔나요?
기자) 네, 공화당이 “훌륭한 계획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온정과 돈이 담긴 계획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공화당 법안에 대해 “매몰찬 법안”이라고 말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 의원들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예를 들어서 단 2명이라도 지지해준다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서, 민주당의 지지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민주당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는데, 민주당의 요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과 관련해서는 공화당 지도부가 몰래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보궐 선거 패배로 민주당 하원의원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팀 라이언 의원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얘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에 사로잡혀, 정작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잃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원이라면, 지난해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대표에게 도전했다가 패한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라이언 의원은 펠로시 의원이 대표로 있는 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의 위치를 되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내년 중간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패한다면, 펠로시 의원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의원은 대표적인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 민주당 지지 주인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2003년부터 15년째 민주당 대표를 맡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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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새 보고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미국인들 가운데 나이 많은 사람이 늘고 있고, 또 인종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오늘(22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중간 연령은 37.9살입니다. 지난 2000년과 비교하면, 2살이 더 올라간 건데요. 21세기 초에는 65세 이상 미국인이 3천500만 명이었는데, 현재는 4천900만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인종이 점점 다양해진다고 했는데, 인종 분포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여전히 백인들의 비율이 가장 크긴 합니다. 지난해 전체 백인 인구는 2억5천600만 명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2000년 이후 성장률은 0.5%에 그쳤습니다. 히스패닉을 제외한 순수 백인은 1억9천800만 명이었습니다. 그동안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인 인종은 아시아계인데요. 3% 증가하면서 지난해 2천14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히스패닉, 중남미계는 2% 늘어난 5천750만 명, 흑인 인구는 1.2%가 늘어난 4천68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의 출생률은 2007년에 430만 명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그 뒤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별로 보면 어떤가요? 어느 주에서 인구가 늘었고, 어느 주에서 줄었는지요?
기자) 가장 많이 인구가 늘어난 주는 남부 텍사스 주였습니다. 지난해 43만 명 이상 인구가 늘었고요. 그 다음이 동남부 플로리다, 서부 캘리포니아 순이었습니다. 반면에 중서부 일리노이 주에서는 3만7천 명 이상의 인구가 빠져나가 가장 많이 인구가 줄어든 주로 드러났습니다. 그밖에 동북부 펜실베이니아, 코네티컷, 뉴욕, 버몬트, 남부 미시시피 주의 인구도 줄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연방 상원의원은 각 주당 2명씩 정해져 있습니다만, 연방 하원의원은 인구에 비례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몬태나 주 같은 경우에는 상원의원은 2명이고, 하원의원은 1명뿐인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런 인구 변화가 각 주의 하원의원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플로리다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오리건, 텍사스 주의 경우, 적어도 연방 하원의원을 1명 더 배정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일리노이 주와 미시간,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는 하원의원 수가 줄어들 전망인데요. 미국은 2020년에 다음 인구센서스, 인구 조사를 실시할 계획인데, 그 결과에 따라서 각 주의 하원의원 수를 다시 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