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도로 설립된 국제태권도연맹, ITF 시범단이 오늘(23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내일(24일)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을 포함해 총 4차례 시범공연을 펼칠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도로 설립된 국제태권도연맹, ITF 시범단이 23일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ITF 명예총재인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과 리용선 ITF 총재 등 북한 시범단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으며 다음달 1일까지 8박 9일 간 한국에 머물 예정입니다.
리용선 ITF 총재의 한국 입국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녹취: 리용선 / ITF 총재] “우리 민족의 자랑인 태권도의 통일적 발전, 나아가서는 두 태권도가 통합해서 우리 민족의 통일에 반드시 기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이들의 방문은 한국 주도로 설립된 세계태권도연맹, WTF의 초청으로 이뤄졌습니다. ITF 시범단이 한국에 온 것은 10년 만입니다.
이번 ITF 시범단은 모두 36명으로 이 가운데 32명이 북한 국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의 방문은 한국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체육교류입니다. 때문에 이들의 방한이 꽉 막힌 남북교류 재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대회 기간에 남북한 IOC 위원들이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이덕행 대변인의 21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이덕행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총회 같은 행사도 있고 환영만찬, 환영오찬 이런 행사도 있지 않습니까, 자연스럽게 만나는 계기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와 함께 대회 기간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한국 방문도 예정돼 있어 눈길을 끕니다. 바흐 위원장은 오는 29일 한국에 도착해 30일 대회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에서 장웅 위원 등을 만나 내년 초 한국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남북 간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방안과 남북한 분산개최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장웅 위원은 앞서 22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스키장에서 평창올림픽의 일부 경기를 개최하는 방안과 관련해 한국에 가서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웅 위원은 한국에 도착한 직후 평창올림픽 남북 분산개최와 관련해 남북한이 결정하거나 자신이 평가할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웅 IOC 위원 / ITF 명예총재] “뜻은 (북한 당국에) 전달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내가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거나 논의할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러니까 IOC 위원장 오니까 금방 전화했는데 IOC 위원장 오면 논의가 될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ITF 시범단의 이번 방한과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남북관계 전문가] “이것 하나만 가지고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체육교류라는 가닥을 살려가면서 여백을 가지고 한단 말이죠. 이것이 잘 굴러가면 나중에 크게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를 할 것이고 그런 긍정적인 분위기를 엮어가는데 기여를 할 수 있겠죠.”
북한 시범단은 24일 무주에서 열리는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 공연을 시작으로 26일 전주 전북도청, 28일 서울 국기원, 그리고 30일 대회 폐회식 등 모두 4차례 시범공연을 펼칠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