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한국 주도 세계태권도연맹(WTF)의 한국 무주 대회 초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ITF 시범단은 다음달 23일 서울에 도착합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태권도연맹(ITF)은 대부분 북한 선수들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을 다음 달 한국의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2017 WTF 세계선수권대회에 파견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WTF측의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ITF 시범단이 다음달 23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ITF 시범단은 리용선 ITF 총재와 바이탈리 대변인 등 관계자 6명, 그리고 선수와 코치, 의료진 등 27명을 포함해 모두 33명으로 구성됐습니다. 22~23명으로 이뤄진 선수단에는 북한 태권도인들 외에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체코, 그린란드 선수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다음달 24일~30일 무주군 설천면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무대에서 시범 공연을 선보이고 7월1일 서울을 떠날 예정입니다.
이번 방한은 지난 3일 스위스 로잔에서 이뤄진 WTF와 ITF 대표들 간 회동을 통해 구체적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회의에는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리용선 ITF 총재, 한국의 조종원 WTF 총재가 참석했습니다.
당시 양측의 협의 내용은 지난 4일 미국 ‘태권도타임스’의 정우진 대표가 리용선 총재로부터 전달받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리용선 씨가 합의가 됐다고 알려왔습니다. 6월엔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한국 무주 태권도원에서 공연을 하고, 9월엔 한국 시범단이 평양 대회 무대에 서는 문제를 IOC 본부에서 논의를 한 걸로 들었습니다.
ITF 시범단의 한국 공연이 성사되면서 국제태권도연맹 주최로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 선수들이 주축이 된 WTF 시범단이 참가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양측 대표들이 다음달 무주에서 만나 WTF 시범단의 평양 답방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전망이 매우 밝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1973년 시작돼 2년마다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올해로 23회를 맞았고, 한국 개최는 7번째입니다.
ITF의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는 올해 20회로, 북한은 지난 1992년 이후 19년 만인 2011년 제17차 대회를 연 뒤 6년 만에 다시 대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남북한이 각각 주도하는 두 태권도 연맹은 지난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상대방 경기 교차출전과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을 약속한 의향서를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듬해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세계태권도연맹 주최로 열린 세계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북한 태권도인들이 주축이 된 시범단이 개막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