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달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일대 7개 나라가 한꺼번에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끊으면서 중동 불안정이 가중됐는데요. 이 나라들이 관계회복을 위한 13개 조건을 카타르에 제시했습니다. 상황이 바뀌는 계기가 될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EU시민들의 거주권을 보장하기로 했고요. 이어서, 중국 정부가 대기업들의 해외 투자 불확실성을 긴급조사하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동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달 초 여러 나라가 한꺼번에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복잡한 상황이 이어졌죠?
기자) 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예멘, 그리고 인접한 아프리카의 이집트, 내전중인 리비아의 동부지역 임시정부 ‘해프타’,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가 지난 5일 잇따라 카타르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경 통행과 항공, 해상교통까지 모두 차단했는데요. 카타르에서는 식료품 수출입 중단에 따른 식량난 우려가 커졌고, 국제 유가도 출렁였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는데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태 해결을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혼란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카타르를 둘러싼 봉쇄 사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 등 당사국들이 카타르에 관계회복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고요?
기자) 네. AP통신은 오늘(2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등이 외교관계 복원과 봉쇄 해제를 위한 13개 조건을 카타르에 전달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며칠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들 나라에게 관계회복을 위한 요구조건을 정리해 내놓으라면서, “타당하고 실행가능한 것들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는데요. 무더기 단교에 이은 카타르 봉쇄사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나온 것이어서, 과연 사태 해결의 전기가 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강조한대로 ‘타당하고 실행 가능한 것들’인지, 13개 조건들을 들여다보죠.
기자) AP통신이 단교국가 중 한 곳에서 입수한, 카타르에 대한 13개 요구사항 목록에는 이란과의 관계 단절이 가장 강조돼있습니다. 이란 주재 공관을 닫는 등 사실상 외교관계를 끊을 것과, 이란과 군사· 정보 협력을 중단하는 한편, 카타르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들을 추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라고 적었는데요. 그 다음으로 비중 있는 사항은 주변국가들이 테러 음모를 부추겨왔다고 주장하는 ‘알자지라’ 방송을 폐쇄하라는 요구입니다. 알자지라는 카타르 정부의 대규모 투자로 운영하는 국제 위성방송인데요. 알자지라 방송의 자회사들은 물론이고, 카타르 당국이 여러방면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매체들도 문을 닫으라고 요구조건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테러단체와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급진단체인 ISIL과 '무슬림형제단', '헤즈볼라', '알카에다' 등 무장조직들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테러조직 관련자의 신병을 각 당사국의 인도하는 한편,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조직에 자금지원을 끊으라고 요구했고요. 또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바레인 당국이 지명수배한 테러 피의자에 카타르 시민권을 부여하지 말고, 이미 시민권을 준 경우는 취소하라고 적었습니다. 한편, 카타르에 주둔중인 터키군을 철수시키라는 요구도 담겼습니다.
진행자) 돈도 내라고 했다고요?
기자) 네. 사우디 등 당사국들은 이런 내용들을 앞으로 열흘 안에 처리하라고 카타르를 압박했고요, 배상금도 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요구사항의 준수 여부를 10년동안 점검 받도록 했는데요, 카타르 입장에서는 하나같이 실행이 어려운 내용들인 것으로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카타르가 수락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지는 이번 요구사항 목록에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카타르 당국은 봉쇄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요. 식료품 수입원을 이웃나라에서 이란과 터키 등으로 돌리고 있고요, 항공 교통 봉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카타르 국적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이 미국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나라들이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끊고, 교역과 통행을 봉쇄한 이유가 뭐였죠?
기자)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카타르 왕실과 정부가 ISIL을 비롯한 이슬람 급진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아랍 주요국들이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무슬림형제단’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를 꾸준히 도왔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카타르가 투자한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활동을 통해 테러음모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카타르가 최근 이란과 가까운 행보를 보인 것이 또 다른 이유였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외부의 중재 노력이 계속됐다고요?
기자) 네.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21일) 사우디의 하메드 빈살만 알사우드 신임 왕세자와 통화한 데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의 카타르 봉쇄 조치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단교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사태해결을 위한 요구사항을 정리해 내놓으라”고 촉구했는데요. 미국과 가까운 쿠웨이트의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국왕은 사태 초기부터 사우디의 제다와 카타르의 도하를 오가며, 양측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습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테러리즘에 자금을 대고있다는 우려를 끝내고 대화 나서라”고 카타르 정부를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와 친한 나라들도 중재에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친카타르’ 국가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하며 카타르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터키는 이란과 함께 카타르의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사태 해소를 돕고있는데요. 이란 파르스통신은 “단교 사태 이후 과일과 채소, 유제품 등 하루 1천t 이상의 이란산 식료품이 카타르로 향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고요. 터키 관영 아나둘루통신도 식료품 4천t을 실은 화물선이 어제(22일) 카타르로 향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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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회의를 열고 있군요?
기자) 네. 영국의 탈퇴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는 유럽연합(EU)정상회의가 어제(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 일정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오늘까지 계속되는데요. EU에서 이탈하면서 향후 약속된 분담금도 내지않고 관계를 완전히 끊으려는 영국과, 영국의 이탈 여파를 최소화하면서 결속력을 되살리려는 EU 당국의 입장 차가 그동안 평행선을 달려왔습니다. 이번 주 영국의 EU탈퇴 절차가 공식 개시되면서, 회원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견차를 줄이기 위한 어떤 묘안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날 회의에서 좋은 방안이 나왔나요?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한걸음 물러선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국은 그동안 EU와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하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탈퇴)’를 주창해왔는데요. 어제 회의에서 메이 총리는 EU탈퇴 이후에도, 영국에 살고있는 EU시민들의 거주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외국인이라도 영국에서 5년 이상 거주했다면 교육과 건강보험, 연금 등 복지부문에서 영국인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 공영방송 BBC가 전했는데요. 그 동안 EU측이 탈퇴협상 선결과제로 내세운 EU시민들의 거주와 권리 보장 요구를 전격 받아들인 겁니다.
진행자) 영국의 탈퇴 이후에도 EU와 연결고리가 약하게나마 남게 된 셈인데요. EU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EU의 27개 회원국들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즉각 환영입장을 밝혔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메이 영국 총리의 이 같은 입장 전환을 "브렉시트 협상의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아직도 영국이 EU에 잔류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의 탈퇴 결정을 되돌릴 수 있다며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을 인용했는데요. “당신은 내가 몽상가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 혼자만이 아니죠(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라는 유명한 노랫말을 회의 현장에서 읊은겁니다. 실제로 영국의 EU잔류를 주장하는 지도자는 투스크 의장 혼자가 아닙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메이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영국이 EU에 남아있을 수 있는 문호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EU시민들의 영국내 거주권 문제가 해결됐는데, 앞으로 어떤 협상과제가 남았나요?
기자) 영국이 EU탈퇴 이후 공동시장과 관세동맹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문제와, 이와 관련해 영국이 앞으로 내기로 했던 분담금을 계속 납부해야할 지, 재정적인 문제가 쟁점입니다. 그리고 영국에 있는 EU산하 기관들을 이전하는 현실적인 고민거리도 있는데요. 현재 영국 수도 런던에 의약품과 금융을 담당하는 EU 기관 2곳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회원국들이 모두 이 기관을 유치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회원국 정상들은 이들 기관의 이전 장소와 시점을 오는11월 결정하기로 하는 일정표를 마련해 투스크 상임의장이 어제(22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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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금융당국이 주요기업들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지시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약칭 은감회)가 최근 중국의 주요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은행들에게 이들 기업에 대한 위험도 (리스크) 조사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재신망'과 미국 '블룸버그' 등 주요 경제 전문매체들은 목요일(22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은감회가 이달 중순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는데요. 거론되는 기업들은 해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투자활동을 벌이면서 은행대출 규모가 큰 민영기업들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들 기업의 무리한 해외인수합병에 따른 위험과 과도한 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를 경계하는 조치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완다그룹, 하이난그룹, 안방보험, 푸싱 인터내셔널, 저장 로소네리그룹 등 모두 중국의 내노라 하는 대규모 해외투자기업들입니다. 하이난그룹은 지난 5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취방크 인수에 성공해 최대 주주가 됐고요. 또 최근 회장이 구속돼 주목을 받고 있는 안방보험은 유명한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해 화제가 됐던 기업입니다. 또 영국과 이탈리아의 축구명문클럽을 각각 인수한 저장 로소네리, 푸싱 인터내셔널, 세계 최대 영화제작사로 떠오르는 완다그룹 등 모두 활발한 인수 합병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진행자) 아직 은감회의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이 아닌데도, 파장이 상당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목요일(22일) 푸싱 인터내셔널과 하이난그룹의 주식이 6% 폭락하는 등 당장에 주식 시장이 요동을 쳤습니다. 푸싱측은 "모든 것이 정상적"이라며 사태를 무마하는 모습이었고요. 안방보험과 완다그룹 등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은감회측은 이날 특정 기업에 대한 언급은 거부하면서, 규제나 단속은 통상적으로 대기업들이 안고있는 구조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해외직접투자를 단속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직접 투자규모는 2천250억 달러에 달했는데요.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중국 기업들의 해외직접 투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