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고 있는 장남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또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 역시 옹호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알아봅니다. 이어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후임으로 지명된 크리스토퍼 레이 변호사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상원에서 열렸다는 소식, 또 대부분의 미국인은 정치에 별로 영향력이 없다고 느낀다는 여론조사 결과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을 두둔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 씨는 투명하고 아무 잘못이 없다는 글을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이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걸 전혀 몰랐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남을 탓하진 않는다고 어제(12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많은 사람이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만남에 응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러시아 관계를 의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어제(12일) 기독교 방송 CBN과 인터뷰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아니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승리하길 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f Hillary had won, our military would be decimated…”
기자) 만약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더라면 미군이 섬멸되고, 미국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 러시아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선호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강한 군대와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좋아할 이유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 지난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처음 회담한 뒤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2일) CBN 방송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But I do believe it is important…”
기자) 러시아와 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데요. 서로 대화하지 않으면,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 모두에 큰 문제가 된다면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을 둘러싼 러시아 내통 의혹 다시 한번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후인 지난해 6월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가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씨를 만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백악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주니어 씨는 처음에 누군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사람의 주선으로 만났고, 러시아 어린이 입양 문제를 논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줄 만한 정보를 가진 러시아 정부 변호사로 소개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런 내용이 이메일 공개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당시 만남을 주선한 영국인이 트럼프 당시 후보를 도우려는 러시아 정부 노력의 일환이다, 이렇게까지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가 이런 얘기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만남에 응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 씨는 러시아 변호사가 아무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시간 낭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에 마이클 플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대사를 만나고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이유로 취임 한 달도 안 돼서 사임했는데요. 그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 등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다들 처음에는 러시아 관리를 만난 일이 없다고 부인했기 때문에 더 의심을 사게 됐습니다. 한편, 민주당 소속인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어제(12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는데요. 셔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일이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며 탄핵안 제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이 상, 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어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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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을 이끌어갈 새 국장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2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경질한 뒤, 후임으로 레이 변호사를 지명했습니다. 레이 지명자는 어제 청문회에서 자신이 FBI의 국장 자리에 오른다면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FBI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레이 지명자의 발언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레이 지명자] “I believe to my core that…”
기자) FBI의 국장직을 수행하기 위한 길은 하나밖에 없다는 자신의 신념을 믿는다는 건데요. 바로 정치적 독립성을 철저히 유지하고, 규칙대로 하고, 공정하게 하며, 헌법과 법률, 그리고 FBI의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코미 전 FBI 국장이 미국 대선에서의 러시아 개입과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내통 관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에 해고됐는데요. 그러면서 후임자가 정치적 외압을 견딜 수 있을지, 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FBI 국장은 대통령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 그리고 미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요. 따라서 FBI 국장은 어떤 정치적 외압에도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청렴성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레이 지명자가 코미 전 국장과의 관계, 또 현재 러시아 대선 개입 문제를 수사 중인 로버트 물러 특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질문 공세를 받았다고요?
기자) 네, 레이 지명자는 뮬러 특검이 FBI 국장이고, 코미 전 국장이 법무부 부장관을 지낼 때 법무부 형사 담당 차관보였습니다. 따라서 뮬러 특검이 진행하고 있는 수사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을 자신이 있냐는 질문이 어제(12일) 청문회에서 나왔는데요. 레이 지명자는 뮬러 특검의 수사에 간섭하는 행위에 대해선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씨와 관련한 논란으로 정가가 뜨거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다, 이렇게까지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대해서 레이 지명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레이 지명자는 뮬러 특검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선거를 개입하려는 어떤 시도나 위협이 있다면 이는 FBI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레이 지명자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레이 지명자는 올해 만 50살인데요. 예일대학교 학부와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왔습니다. 1997년 조지아 주 북부지구 검사시보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조지 W. 부시 정부 때인 2001년에 연방 법무부로 옮긴 후, 2003년에서 2005년까지 법무부 형사 담당 차관보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법무법인인 ‘킹앤드스팰딩(King and Spalding)’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레이 변호사를 새 FBI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흠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칭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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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인들은 스스로 정치에 별 영향력이 없다고 느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AP 통신과 시카고대학교 산하 기관이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정치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고 느끼는 미국인이 4분의 3에 달했습니다. 지지 정당이나 경제적 여건, 인종, 지역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그렇게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나,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드물게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가 아닌가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영합주의 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지적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잊혀진 미국인들”을 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러시아 내통 의혹과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둘러싼 법정 공방 등으로 인해서 이런 공약이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들 가운데는 행정부 인사에 실망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중산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뽑혔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정치에 대한 영향력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미국 정치를 이끌어가는 의회나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어떤가요?
기자) 매우 낮습니다. 의회를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 응답자의 6%에 불과했습니다. 지지 정당에 상관없이 모두 낮게 나왔는데요. 의원들이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당파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이보다 조금 높았지만, 14%로 역시 낮게 나왔고요. 대법원은 24%,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미국인은 30%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사이에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어떻습니까?
기자) 역시 매우 낮게 나왔는데요. 언론을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불과했습니다. 주요 기업이나 금융기관, 노조에 대한 신뢰도도 낮게 나왔는데요. 다만 군에 대한 지지도는 높게 나왔습니다. 군 지도자들을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56%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