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다음달 16일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협상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향후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협정 개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중국이 인도를 상대로 ‘전면충돌’을 경고한 뒤, 국경에서 대규모 화력훈련을 실시했고요. 이어서, 이란에서 중국계 미국인이 간첩 혐의로 붙잡혀 있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상세 지침)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다음달 16일부터 멕시코,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개시한다고 밝히고, 어제(17일) 구체적인 협상 목표가 담긴 17쪽짜리 문서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줄이고, 미국 내 일자리는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담았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탈퇴를 공언했다가, 나프타 체제는 살려나가되 내용을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에, 이웃 나라들이 미국의 재협상 목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더할 방안,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세가지가 눈에 띄는데요. 먼저, 환경과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이를 위반하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조항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로, 나프타 회원국 사이에 무역 분쟁이 발생하면,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등 각 나라가 구제조치를 시행할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어서, 특정 상품의 원산지 규정을 까다롭게 하는 조항도 있는데요, 현재 원산지 규정에서는 역내 부품 조달 비율을 62.5%로 정하고 있는데, 이 비율을 높이자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목표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상세히 풀어주시죠.
기자) 먼저, 노동자 보호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멕시코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미국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는데요. 멕시코에 공장을 짓던 업체들이 미국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됩니다. 무역구제조치 시행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복잡한 협의과정을 거치도록 했던 나프타 19장을 없애서, 그때 그때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때 마다 수입중단을 비롯한 시정조치에 대한 권리가 각 나라들에 주어지는 겁니다. 이걸 보통 ‘세이프가드’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원산지 규정을 까다롭게 하려는 건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현행 ‘나프타’ 체재 하에서 원산지 규정은, 나프타 회원국에서 생산한 부품이 62.5%만 들어있으면 관세없이 유통할 수 있습니다. 재협상을 통해 이 기준을 높이자는 건데요. 자동차를 예로 들면, 그 동안 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둔 채, 중국에서 싼 값에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완성차를 미국에 팔았는데요. 앞으로 원산지 비율 기준을 높이게 되면, 부품 상당 수를 미국산으로 대체해야 할 것으로로 미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왜 나프타 재협상 방안을 마련하게 됐는지, 되돌아 볼까요?
기자) 지난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이들 북미대륙에 있는 세 나라가 관세없이 상품과 서비스(용역)을 거래하기로 맺은 약속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 체재 하에서 미국이 오랫동안 상당한 적자를 보고 있는 점을 대표적인 무역 불균형 사례로 지적해왔습니다. 미국은 특히 지난 해 멕시코와의 무역에서 약 630억 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내놓은 재협상 목표에 대해 캐나다와 멕시코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다른 ‘나프타’ 회원국들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일단 미국이 구체적인 재협상 목표를 신속히 발표한 것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득실 계산과 대처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23년이나 된 나프타를 선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하는 한편, “캐나다의 국익과 가치를 지키겠다”며 향후 재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경제부 명의 성명을 통해, 재협상 준비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국 정부가 내놓은 ‘나프타’ 재협상 지침에, 다른 나라들이 주목할 부분도 들어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세가지 사항 외에, 두가지 중요한 내용이 더 있는데요. 하나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항목이고요, 다른 하나는 ‘환율·통화 조작’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사실상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해당하지 않는 조항이어서요, 향후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무역협정을 개정할 때 강조할 점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백악관 측은 앞서, 새롭게 바뀔 ‘나프타’가 다른 나라와의 무역협정에 대한 '본보기(template)’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이 그 ‘본보기’에 해당되나요?
기자)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는, 해마다 막대한 양의 불법 복제 문화상품과 의류 등을 생산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고요. ‘환율 조작’에는 중국 외에도 여러 나라가 걸려있습니다. 지난 4월 미 재부부가 발표한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는 중국과 타이완, 일본, 독일, 스위스, 그리고 한국 등 6개 나라가 들어있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나프타’ 개정 목표를 밝히면서 환율 조작 문제를 거론한 것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비롯한 향후 계획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얼마전 한국에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의를 시작하자고 통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2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 명의 서한을 한국의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보내,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과 보완을 포함한 운용 문제를 논의할 특별 양국합동위원회를 앞으로 30일 내에 워싱턴 DC에서 개회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한국 측은 즉각 합동위원회 개최에 응하겠다고 밝혔지만, 협의를 통해 먼저 미국의 무역 적자를 개선할 방안을 찾아서, FTA를 고치는 것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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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정부가 인도 국경에 군사력을 모으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도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오늘(18일) 주요 현지 언론이 이를 상세하게 소개했는데요.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신장군구 소속 육군 1개 여단 병력이 티베트 고원(중국명 칭짱 고원) 일대에 진출, 인도 방향으로 실탄을 사용한 공격 훈련과 대공방어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해방군보는 이 같은 공격훈련을 뒷받침하는 보급·군수 임무 중심의 후방지원훈련도 쿤룬산 일대에서 동시에 실시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실탄 훈련을 진행한 것 외에도, 중국군 최신 장비를 배치하는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앙통신과 중화군망 등 현지 매체는 오늘(18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조기경보기 ‘쿵징’-500과 ‘젠’-10 전투기 수십 대를 인근 티베트 고원에 배치했다고 보도했고요. 신랑망은 이 지역 라싸 궁가 기지에서 ‘젠’-10과 ‘젠’-20전투기 10기가 출동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앞서, 중국은 인도와 전면적인 충돌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지난주 베이징 주재 각국 외교사절들을 상대로 최근 인도와의 국경지역 상황을 설명하면서, ‘본격적인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인도 유력 영자 매체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중국이 자국을 상대로 ‘전면 전쟁(all out war)’를 예고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중국-인도 국경 분쟁 전문가인 영국 언론인 네빌 맥스웰은 “제2의 중국-인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최근 홍콩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고에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 사이가 왜 이렇게 격한 상황에 이르게 된거죠?
기자)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은 반세기 넘도록 이어져왔습니다. 지난 1962년 전쟁을 치를 정도로 극단에 치달은 이후, 지금까지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일대에서 양국 병력이 충돌한 뒤 3주째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는 중입니다. 이 때문에 양국 간 무역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는데요. 현재 중국은 인도산 쌀과 쇠고기, 석류 등 통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요, 이에 맞서 인도는 중국으로부터 사과와 배를 비롯한 과일류와 우유 등 유제품 수입을 금지시킨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시아 지역의 두 인구대국 간 갈등, 해결될 기미가 보이나요?
기자)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이 같은 강경 대치 상황이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 국민 사이에서는 요즘 ‘반중국’ 감정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는데요. 중국이 인도와 적대관계인 파키스탄에 군사적· 경제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최근 상황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이고요, 인도에서 운영중인 한 중국 기업은 중국인 직원들의 안전을 우려해 일시 귀국시키기도 했다고 홍콩의 명보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26일 베이징을 방문해 국경분쟁 해결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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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란 법원이 중국계 미국인에게 10년 징역형을 선고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법원이 일요일(16일) 중국계 미국인에게 간첩 죄목으로 징역 1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뉴스 매체, '미잔 온라인'에 따르면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올해 37살인 시웨왕 씨인데요. 시웨왕 씨는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미국의 명문 프린스턴대학교에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라시아 역사에 관한 박사과정을 밟던 중 이란을 방문했다가 지난해 여름 이란 정보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사법 당국도 이날 이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시웨왕 씨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기자) 이란 당국은 시웨왕 씨가 이란에 관한 기밀 정보를 미국 국무부와 프린스턴대학교 산하 이란 중동 문제 연구소,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 영국 페르시아 연구소 등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미잔 온라인 측은 왕 씨가 이들 연구소를 위해 4천500쪽에 달하는 이란 관련 문서를 전산화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이들 연구소 인터넷에 실린 발췌문 등 자료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미잔 측은 왕 씨가 이란 정보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두려움을 느끼고 이란을 떠나려고 하다 체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이란 핵합의, 시리아 내전 등에 대한 입장 차가 두드러지면서 양국의 관계가 계속 악화돼왔는데요. 미국 국무부 반응 전해주시죠.
기자) 네, 미국 국무부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란 정부가 계속해서 조작된 국가 안보 관련 혐의로 미국 시민들과 외국인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또 이란에 부당하게 억류돼 있는 모든 미국인을 즉각 석방하고, 그들이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왕 씨가 재학 중이던 프린스턴대학 측도 왕 씨의 형 선고에 우려를 표명하며 왕 씨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란에 왕 씨 외에도 또 다른 미국인들이 구금돼 있습니까?
기자) 네, 적어도 4명의 이란계 미국인들이 현재 구속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올해 80살인 이란계 미국인인 바케르 나마지 씨와 아들이 10년 형을 선고받고 악명높은 이란 교도소에 구금돼 있습니다. 또 이란에서 화랑을 운영하던 카란 바파다리 씨와 미국 영주권자인 그의 아내도 지난해 7월 체포돼 구금돼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민들, 특히 이란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이중 국적자는 최근 국무부가 내린 여행 경고를 신중히 검토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