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상원이 화요일(25일)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절차투표를 실시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연방 의회와 백악관, 양측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는 소식 알아보고요. 미국 대학 등록금 인상률이 둔화됐다는 소식도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25일) 미국인들의 눈과 귀가 연방 상원에 향했습니다. 건강보험개혁 법안의 운명을 정할 첫 단계 표결이 실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이 조금 전 건보개혁 법안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50표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법안이 살아남게 되는데요. 50-50으로 갈리면,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결정표를 행사해서 법안 논의가 정식으로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51대 50으로 법안이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표결은 법안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투표인데, 어떤 내용의 법안을 논의하자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앞서 공화당 지도부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법안을 내놓았는데요. 부유층에 대한 과세 조항 등 오바마케어의 일부 내용을 유지하면서, 의무 가입 조항을 없애고 빈곤층에 대한 의료 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법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지지를 모으지 못하자, 2년 유예를 두고 아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법안이 될지, 앞서 발표한 대체 법안이 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여름 휴가도 미뤄야 한다면서, 법안 처리를 독려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투표 전날인 월요일(24일) 백악관에서 오바마케어 때문에 피해를 입은 미국인들을 만난 뒤 다시 한 번 관련 법안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는데요. 공화당과 민주당에게 똑같이 압력을 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Senate is very close to pass a…”
기자) 상원이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통과하는 데 매우 근접해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민주당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게 문제라면서 민주당은 방해자들이라며 비난했습니다. 동시에 공화당이 7년 동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해왔다며, 그 약속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식 표결이 아니라 절차투표입니다만, 화요일(25일) 통과 전망이 높지 않았죠?
기자) 그랬습니다. 현재 공화당 대 민주당 상원 의석 비율이 52-48인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3명 이탈표가 나오면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수전 콜린스 의원이 월요일(24일) 절차투표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는데 조금전 표결에서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도 반대표를 던지면서 공화당 내에서 반대표 2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결정표를 행사해 51대 50으로 통과한 겁니다. 한편, 공화당 중진 의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화요일(25일)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돌아왔는데요. 매케인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동료 의원들이 기립박수로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매케인 의원은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바 있는 매우 영향력 있는 의원인데요. 지난주에 암 판정을 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혈전 제거 수술을 받다가 악성 뇌종양에 걸린 걸 알게 됐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래도 건강보험개혁 법안과 국방수권법안, 이란 제재 법안 등 여러 법안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돌아온다고 월요일(24일) 발표했습니다.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지지하는 일부 의원은 매케인 의원이 투병 중에도 표결에 참여함으로써 찬성파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BRIDGE///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러시아 대선 개입 문제 보겠습니다. 어제(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했는데요. 오늘은 하원을 방문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러시아 대선 개입 문제를 조사 중인 하원 정보위원회 의원들과 만납니다. 쿠슈너 고문은 어제 청문회가 끝난 뒤 드물게 기자들 앞에 섰는데요. 러시아와 내통한 일이 없고, 트럼프 선거 캠프 인사들 가운데 그 누구도 그런 일을 한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쿠슈너 고문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에 세르게이 키슬략 당시 주미 러시아 대사와 러시아 국영은행장, 러시아 변호사 등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 대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 가운데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은 쿠슈너 고문만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돈 트럼프 주니어 씨, 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도 러시아 접촉으로 논란이 됐는데요. 지금 세션스 장관이 사방에서 압력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어제(24일) 세션스 장관에 대해 청문회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21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전, 현직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세션스 장관이 키슬략 당시 주미 대사와 미국 대선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신문은 미 정보 당국이 키슬략 당시 대사가 모스크바에 보고하는 내용을 감청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는 문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는 세션스 장관이 그동안 해온 말과 대치되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세션스 장관은 러시아 대사와 만난 건 사실이지만, 부적절한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트럼프 캠프 자문으로 만난 것이 아니라, 상원의원 자격으로 만났을 뿐이라고 강조했었는데요. 하지만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런 보도 내용에 대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법사위원회가 세션스 장관으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척 그래슬리 법사위원장에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습니다. 그래슬리 위원장 측은 법무부 고위직 인사가 마무리되면, 법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 그 때 가서 세션스 장관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VOA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문제로 의회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연일 세션스 장관을 비난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네요.
기자) 네, 세션스 장관은 취임 직후 러시아 내통 의혹이 불거지자 관련 수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뉴욕타임스 신문과 인터뷰에서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할 줄 알았으면 법무장관으로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어제(24일)는 “사면초가에 몰린 법무장관이 왜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러시아 관계를 들여다보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은 앞서 대통령의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장관직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법무장관으로 일하는 것은 영광이라며, 적절한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지난주에 밝혔는데요. 하지만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해임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몇 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선거운동을 방해하려 했는데, 법무장관이 왜 조사하지 않느냐”, 또 “세션스 장관은 개인 이메일 문제 등 클린턴 후보의 범죄에 매우 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세션스 장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BRIDGE///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명문 대학도 많지만, 대신 비싼 대학 등록금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등록금 인상률이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미국 대학 등록금을 분석해 보도했는데요. 올 상반기 미국 대학과 대학원의 등록금 인상률이 1.9%로 나타났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인데요. 지난 1990년에서 작년까지, 등록금 인상률이 매년 평균 6%로,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겁니다. 당시엔 4년제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 등록금이 매년 160% 이상 상승하면서, 생활비를 포함해 학비가 2만7천500달러에 달하기도 했죠.
진행자)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대학 등록금 인상률이 주춤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우선 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든 점을 첫 번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연방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90년에서 2012년 사이에 미국 내 2년제와 4년제 대학의 숫자는 30% 이상 증가해 4천700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대학 입학생 비율은 2010년 최고점을 찍은 후 4% 이상 떨어졌는데요. 경제가 되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겨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의 숫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출생률이 낮아졌고요. 또한,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이 나이가 들면서 대학 입학 연령 인구가 줄어든 겁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숫자는 18%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7년 사이엔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단 2% 증가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장기간 이어진 미국의 경제와 인구의 변화가 대학 등록금 인상률에도 영향을 끼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의회가 지난 2008년 이후 학자금 융자 한도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는 것을 또 다른 이유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학자금 지원에 따라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린다고 보고 있는데요. 정부의 지원이 늘지 않자 대학들 역시 학비를 인상하는데 제한이 생겼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학의 등록금 인상 속도가 느려져도, 학자금 융자는 여전히 많은 미국 젊은이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0살 이하의 젊은이 가운데 40% 가까이가 비싼 대학 등록금이 부담되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고 밝혔고요. 대학에 진학했더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비율 역시 비슷했습니다. 미국인의 학자금 융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4천400만 명의 미국인이 총 1조3천억 달러의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