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상원이 러시아와 이란,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통합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켰습니다. 얼마전 하원에서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었는데요. 자세한 내용과 향후 전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부패 혐의 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로 파면됐고요. 이어서, 중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사정,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추가 제재하는 법안이 얼마 전 미 하원에 이어서 상원에서도 통과됐군요?
기자) 네. 미 상원이 어제(27일) 러시아와 이란,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통합 법안을 찬성 98표, 반대 2표의 압도적 차이로 가결했습니다. 앞서 화요일(25일) 하원에서도 찬성 419표, 반대 3표로 통과된 이 법안은 오늘(28일) 백악관으로 이송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를 거쳐 서명하면 법률로 확정됩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먼저 러시아 부분을 보면요, 러시아의 석유·가스 등 에너지 기업이 미국과 유럽에서 프로젝트(사업)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이들 회사들이 미국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 거래· 협력을 차단했고요. 미국· 러시아 안보 관련 기관 간의 교류도 금지됩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왜 러시아에 이런 제재를 추진한거죠?
기자)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측은 러시아에 전면적인 경제 제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 뒤로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지난해 ‘해킹(불법 전산망 침입)’ 등으로 미국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가 제재를 추진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추가제재와 함께, 앞으로 제재를 푸는 것도 어렵게 했다고요?
기자) 네.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에는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거나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회 검토를 거쳐야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 동안은 미 의회가 특정국가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는 법안을 통과시켜도, 운용 수준이나 관련 절차상 구체적인 조치들은 백악관과 재무부, 상무부 등 행정부 재량에 맡기는 것이 관례였는데요. 이번 대 러시아 추가제재 법안은 대통령의 재량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어서 예외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의 해외 사업을 차단하고, 제재 완화도 어렵게 한데 대해, 러시아 측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러시아는 즉각 보복조치에 돌입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오늘(28일) 성명을 통해, 자국 주재 미국 외교인력 수를 오는 9월 1일까지 455명으로 줄이라고 미국에 통보하고, 러시아 내 미 대사관 소유 휴양시설과 물품보관 설비 등을 다음달 1일부로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55명 이외의 현지 미국 외교관계자들을 추방시키는 것이고요, 폐쇄되는 현지 미국 시설과 관련 자산은 러시아 당국에 압류됩니다. 추방되는 미국 외교관계자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주요 미국 매체들은 현재 러시아에 있는 미 외교인력 규모를 1천1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어서, 수백명 규모의 무더기 추방사태가 벌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대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했었다고요?
진행자) 네. 핀란드를 방문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27일) 미 상원에서 추가 제재안 표결이 진행되자, “국제법의 관점에서 볼 때 완전한 불법이며 국제통상 원칙과 규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자제하고 참아왔지만, 오만불손(boorishness)하고 야비한 행동을 한없이 참을 수는 없다"며 대대적인 대응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오늘(28일) 발표된 미국 외교관 감축 등 외에, 미국 원자력발전소에 공급하는 농축 우라늄 수출 금지 등 러시아 당국의 보복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 상원이 통과시킨 대 러시아 추가제재안과 반응 살펴봤습니다. 이란에 대한 내용은 어떤 건가요?
기자)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개인과 기관, 혁명수비대 등에 대한 제재와 무기금수조치 등이 담겼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7월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포함한 주요6개국과 핵 합의를 맺은 뒤에도, 핵무기 개발 부분에서만 제재를 풀고,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지원, 인권 관련 제재는 유지해왔는데요. 지난 1월 미 의회가 관련 대 이란 제재를 10년 연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진행중인 기존 제재에 추가 조치가 더해지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 측의 반응은요?
진행자)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은 “(이란에 대한) 외국 투자를 막고 불안을 조장하려는 게 제재 목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은 이번 제재로 이득을 얻지 못할 것이며, 우리 이슬람공화국은 그들의 조치에 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보복을 예고한 건데요. 라리자니 의장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으로, 강경 보수파입니다. 라리자니 의장은 이란의 모든 정치인들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뭉쳐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의 추가 제재안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초점을 맞춘 건데, 마침 같은 날(27일) 이란이 로켓을 발사했다고요?
기자) 네. 미 상원이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법안을 가결한 어제(27일) 이란은 위성탑재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지 언어로 ‘불사조’라는 뜻의 ‘시모르그’ 새 인공위성 로켓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고 파르스통신과 국영 프레스TV가 이날 전했는데요. 이란이 이제까지 개발한 로켓 중 가장 큰 것으로, 조만간 지구관측위성 ‘톨루’를 쏴올리는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설명했습니다. 북부도시 셈난의 ‘이맘 호메이니 우주센터(IKSC)’ 개소식에 맞춘 이날 로켓 발사 현장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오늘날 우주과학과 기술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고요, 호세인 데한 국방장관은 “우리 우주센터가 이미 1천km 고도에 위성을 올릴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서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은 이란의 로켓 발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어제(27일) 이란 로켓 발사 대응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31호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로켓 발사는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개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는 지난 2015년 7월 이란 핵합의 타결 다음날 채택됐는데요. 이란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핵합의는 핵무기 개발만 중단시킬 뿐, 미사일이나 로켓 발사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안보리 결의를 통해 보완한겁니다.
진행자) 어제(28일) 미 상원을 통과한 법안에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도 포함됐죠?
기자) 네. 대북한 추가제재 관련 부분에서는 인도적 목적의 중유 이전 외에 모든 원유와 석유 제품을 유통을 금지시켰습니다. 또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각국 기업들을 제재하고, 해당 기업의 미국 내 자산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를 주로 고용하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그 외에도 북한의 선박 운항, 온라인 상품 거래, 도박사이트 운영, 농산품 구매와 어업권 획득도 금지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북한으로 외화가 들어가는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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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파키스탄 총리가 파면됐다고요?
기자) 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오늘(28일) 대법원의 파면 결정으로 사임했습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오늘, 샤리프 총리에 대해 제기된 부패혐의 등이 상당히 위중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히고 “의회의 명예로운 구성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만장일치 판결했습니다.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한 건데요. 의원내각제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총리가 의원직을 잃음에 따라 자동적으로 총리 지위도 상실하게 됐습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총리실은 샤리프 총리의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부패 혐의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샤리프 총리가 자녀들을 통해 상당한 재산을 해외에 숨겨놨다는 겁니다. 각국 정·재계 인사들을 포함한 유명인들의 해외 은닉 재산과 조세회피 현황이 담긴 ‘파나마 페이퍼스’라는 문건이 지난해 4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통해 공개돼서 세계적인 파장이 일었는데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샤리프 총리의 자녀들이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5개 회사를 만들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사실이 문건에 담겨있었는데요. 이런 회사들을 통해 영국 런던에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활발하게 자금을 밀반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문건 공개 이후 파키스탄 사회에 극심한 혼란이 일었다고요?
기자) 네. 샤리프 총리는 문건에 드러난 내용을 부인했지만, 합동수사본부가 총리와 일가를 조사했고요, 파키스탄 야권은 총리의 위법행위 등을 사유로 대법원에 파면을 청원했습니다. 이후 대법원 심판 과정에 의견대립으로 대규모 시위 등 혼란이 이어지던 중 오늘(28일) 총리 파면 결정이 나온 겁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샤리프 총리가 앞으로 일반인 신분으로 딸 마리얌, 사위 사프다르 등 일가와 함께 국가반부패청(NAB) 조사를 받을 것을 명령했고요. 이에 따른 기소와 재판 결과를 6개월 안에 내놓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파나마 페이퍼스’ 때문에 국가 정상급 인사가 물러난 경우가 또 있었나요?
기자) 네. 지난해 4월 아이슬란드에서 다비드 귄로이그손 총리가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오른 직후 자진 사임했습니다. 귄로이그손 당시 총리도 탈세· 재산 은닉 혐의 등을 부인했지만, 국민 분노가 커지자 물러났는데요. ‘파나마 페이퍼스’ 문건에는 이 밖에도, 마우리시아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친인척,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 아버지 등에 관련된 자료도 담겨있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파키스탄 정부는 누가 이끌게 되나요?
기자) 내년으로 예정된 총선까지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총리직이 빈 상태에서 파키스탄 정국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변 지역 정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주요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웃나라 파키스탄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이슬람 극렬세력 ‘탈레반’과 ISIL 등이 더욱 발호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쿠데타를 거듭했던 파키스탄 군부가 이 와중에 다시 이슬람 세력 제압을 명분으로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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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에서 VOA 방송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구글’ 등 해외 유명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당국의 차단을 우회해서 이런 사이트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가상사설망(VPN)’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몇 년전부터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 VPN 마저 단속하기 시작했는데요.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외부와 긴밀한 연락과 협력이 필요한 현지 거주 외국인과 외국계 기업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회방법마저 단속하는 건, 외국인들조차 외국 주요 사이트를 이용하지 말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공식적으로 단속 사실을 부인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1월부터 14개월 일정으로 VPN 서비스를 비롯한 무허가 인터넷 접속 관행은 물론이고,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내용 등에 대한 본격적인 통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민간 VPN 제공업체인 ‘촹롄’을 영업정지 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외국인들의 불편은 어떻게 해소하나요?
기자) 외국계 기업들로부터 인터넷 단속에 대한 불만이 빗발치고 있어서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화요일(25일) 대책을 내놨습니다. 사설 VPN을 쓰는 대신, 중국 국영 통신사가 제공하는 특별 통신망을 빌려쓰라는 게 골자인데요. 특별 회선을 이용하면 외국 주요 인터넷 사이트들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당국이 홍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영 통신망이면,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설비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보안’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은 여전히 사용을 꺼리고 있고요. 게다가 월 1천 달러에 달하는 임대 비용을 내세우고 있어서, 수요는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