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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ARF 계기 남긴 것 없어…중국, 아세안도 '외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새벽(현지시간) 마닐라 시내의 숙소에 도착하면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2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새벽(현지시간) 마닐라 시내의 숙소에 도착하면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2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북한은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유지해온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연대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아세안 10개국은 외교장관 성명에서, 또 중국은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 환영만찬 때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주쳤습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대북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안이 시급한 만큼 다른 정치적 상황을 제쳐놓고 적극 호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7일 마닐라에서 미-한-일 3국 외교장관 회담 후에 기자들과 만나, 짧은 기회였지만 두 제의에 적극 호응해 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같이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강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북한의 리 외무상은 한국이 미국과 공조해 대북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대화 제의는 진정성이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강 장관은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7일 오후 열린 미-한-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 장관은 유엔 안보리 신규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이후의 대응 방안 등 향후 대북정책을 조율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상황 평가 등을 공유했으며 유엔 안보리 신규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또 이에 앞서 6일 저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도 만나 북 핵 문제와 한-러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정부는 확고한 북 핵 불용 원칙 아래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북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뒤 ARF를 계기로 전통적인 우호관계인 아세안과의 친선을 확보하려던 북한 외교는 성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서 만난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서 만난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전통적 우방인 중국은 북한과 현지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지만 중국의 대접은 쌀쌀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리영호 북한 외무상에게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소망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더 이상 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중국 관영 `인민망'이 지난 6일 전했습니다.

왕 부장은 이에 앞서 현지 기자회견에서는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으로서 또 다른 충격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10 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의 지난 5일 공동성명이었습니다.

아세안 10개국 외무장관 회의는 성명에서 지난달 4일과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급 도발과 지난해 실시한 두 차례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데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세안 외무장관 성명은 이어 북한의 이러한 행동들은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즉각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전적으로 준수할 것을 북한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일 열린 ARF 환영만찬에 불참함으로써 기대를 모았던 미-북 외무장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 전문지인 ‘더 힐’은 틸러슨 장관의 환영만찬 불참 소식을 전하면서 ‘틸러슨 장관이 북한 외무상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습니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는 북한의 올해 두 차례 ICBM급 도발로 대북 강경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이번 ARF 회의에도 이 같은 상황 인식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재천 교수 / 서강대 국제대학원] “작년만 하더라도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금년에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실험에 거의, 물론 기술적 문제가 남았지만 거의 성공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고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는 분위기가… 결국 중국도 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결국 동의를 했다는 것도 명분상 반대를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죠.”

ARF 회의의 결과물은 의장성명 형태로 나올 전망입니다.

서강대 김재천 교수는 올해 ARF 의장성명에 지난해보다 더욱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막기 위해 리용호 외무상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 도발로 인한 국제적 합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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