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태평양에 있는 미군의 괌 기지를 포위사격하겠다는 ‘화성-12형’ 미사일은 어떤 미사일인지, 그리고 괌 기지를 위협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전략군이 태평양의 괌 미군 기지를 ‘포위사격’하는 수단으로 언급한 ‘화성-12형’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이뤄진 ‘화성-12형’ 시험발사가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제원과 특성들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조선중앙TV'의 방송 내용입니다.
[녹취 : 조선중앙TV] “최대 정점 고도 2111.5km까지 상승 비행하여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습니다.”
당시 고각발사한 ‘화성-12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4천5백~5천km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또 탄두 무게를 줄일 경우 5천5백~6천5백km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일부 추정도 있습니다.
이 정도 거리라면 태평양의 괌은 ‘화성-12형’의 사거리 안에 들 수 있습니다.
북한은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이 새롭게 설계한 ‘주체탄’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개량형 또는 확장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선임분석관의 설명입니다.
[녹취:신종우 선임분석관/ 한국국방안보포럼] “북한 입장에서는 괌을 타격하기 가장 효과적인 미사일이고 최근 4번의 발사를 통해서 어느 정도 실효성이 확보됐다고 보기 때문에 ‘화성-12형’을 쏘겠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태평양의 괌 기지를 위협하는 배경과 관련해 군사 전문가들은 괌 기지에 유사시 미군이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는 주요 전략자산이 배치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괌 기지에는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는 B-1B 전략폭격기가 대거 배치돼 있어 북한이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레이더에 B-1B 폭격기의 출현이 포착되지만 이를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없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불과 몇 분 만에 평양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B-1B 폭격기의 출격을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시로 한반도에 출현하는 B-1B 폭격기가 북한에게는 큰 위협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북한이 괌 기지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이라고 언급한 것은 괌쪽으로 미사일을 쏘되 태평양 공해 상에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괌 인근까지만 미사일을 도달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반격을 회피하면서 ‘화성-12형’의 위력을 보이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