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말에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의 가택을 압수 수색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고요. 다음 주에 유타 주에서 공화당 하원의원 예비선거가 열리는 가운데 중도성향의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 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데 항의해 성전환 현역 군인 5명이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폴 매너포트 씨라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인데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매너포트 씨의 가택을 압수 수색했다고요?
기자) 네, 어제(9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달 26일 새벽에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매너포트 씨의 아파트에 FBI 요원들이 사전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고 합니다. FBI 요원들이 광범위한 내용의 수색 영장을 들고 나왔고, 다양한 문서를 압수해갔다고 하는데요. 매너포트 씨의 대변인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상원 정보위 조사도 받았고, 관련 자료도 제출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그런데도 FBI가 압수 수색을 단행했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날은 매너포트 씨가 자발적으로 상원 정보위원회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요. FBI는 연방 판사에게 수색영장을 요청하면서 매너포트 씨가 모든 관련 자료를 넘길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 이런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이 관련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데요. 특검으로부터 너그러운 대우를 받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일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FBI 요원들이 다양한 자료를 압수해갔다고 했는데, 어떤 자료인지 알려졌나요?
기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압수해간 문서들이 어느 정도나 중요한 것인지도 알 수 없는데요. 다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너포트 씨가 이미 의회에 제출한 자료도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 측에서 공식적으로 반응이 나왔는지요?
기자) 네, 제이슨 말로니 대변인은 매너포트 씨가 그동안 관련 조사에 지속적으로 협조해 왔으며, FBI 압수 수색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매너포트 씨의 측근들은 뮬러 특검이 지난해 대선과 관계없는 문제로 매너포트 씨에게 혐의를 적용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측근들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지난해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의 책임자로 일했습니다만, 그 기간은 얼마 안 되죠?
기자) 맞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지난해 3월부터 트럼프 캠프에서 일하기 시작해서 6월에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대본부장이 해임된 뒤 자리를 이어받았는데요. 하지만 과거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정권을 위해 로비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두 달여 만에 사임했습니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내통 의혹이 나오면서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됐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지난해 6월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돈 트럼프 주니어 씨가 러시아 변호사를 만났을 때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트럼프 주니어 씨가 처음에는 러시아 어린이 입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나중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만났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매너포트 씨가 당시 회동에 참석해서 대화 내용을 기록했는데요. 이 기록 역시 의회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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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다음 주에 유타 주에서 공화당 하원의원 예비선거가 열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15일) 유타 주 제3 선거구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실시되는데요. 제이슨 체이피츠 전 의원이 지난 6월 30일자로 사퇴하면서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보궐 선거입니다. 제3 선거구는 원래 공화당 텃밭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다음 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는 후보는 하원의원 자리를 예약해 놓는 거나 마찬가지란 겁니다.
진행자) 매우 중요한 선거인 것 같은데, 어떤 후보들이 뛰고 있습니까?
기자) 존 커티스 프로보 시장, 크리스 헤로드 전 주 의원, 정치 신예 태너 에인지 후보, 이렇게 후보가 세 명인데요. 최근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커티스 후보가 두 자릿수 격차로 다른 후보들을 따돌리는 등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커티스 후보는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온건한 성향이고,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일한 후보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선거구가 공화당 텃밭이라고 했는데, 커티스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만이 아니라, 다른 어느 후보에게도 투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대선 때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지 않은 게 그렇게 큰일이 아니라고 커티스 후보는 일축했는데요. 하지만 경쟁 후보인 에인지 후보 측은 커티스 후보가 앞서 민주당 지지자였다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타 주 의회 하원의원을 지낸 크리스 헤로드 후보는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후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랜드 폴 연방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헤로드 후보는 이민 문제에 대해 강경한 시각을 보이는 등 정책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노선을 같이하는 부분이 많은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특별검사 수사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에 입각하면서 올해 이미 여러 차례 보궐 선거가 열렸습니다. 선거가 실시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신임 투표란 얘기가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선거 역시 비슷한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찍지 않은 커티스 후보,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헤로드 후보가 비교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얘기는 가능한 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신 선두 주자 커티스 후보의 보수성에 다른 후보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커티스 후보가 보수를 대표할 만한 후보가 못 된다며 비판하고 있는데요.
진행자) 참고로 올해 실시된 보궐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는데요. 이번에 선거가 열리는 유타 주 제3 선거구, 어떤 곳인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공화당 텃밭이고요. 주도 솔트레이크시티를 포함하는데요. 유타 주는 미국 서부에 있는 주로 기독교의 한 분파인 몰몬교도들이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이곳에서 제이슨 체이피츠 당시 하원의원이 74%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승리하긴 했지만, 지지율이 47%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체이피츠 의원이 지난해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는데, 올해 새 임기를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갑자기 사퇴하겠다고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체이피츠 의원은 상당히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계정 문제를 조사를 이끄는 등 클린턴 후보 공격에 앞장 섰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정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만, 당분간은 공직 활동을 쉬겠다면서 몇 달 전에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요. 당분간 보수적인 언론 매체인 폭스뉴스의 해설가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다음 주에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서도 보궐 선거가 열린다고요?
기자) 네, 법무장관을 맡게 되면서 사퇴한 제프 세션스 전 의원의 후임을 뽑기 위한 공화당 예비선거가 진행됩니다. 루서 스트레인지 현 연방 상원의원, 모 브룩스 연방 하원의원, 로이 무어 전 앨라배마 대법원장, 이렇게 세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세 후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앨라배마 주는 원래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에서 28%p, 거의 30%p에 이르는 격차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가볍게 승리했습니다. 공화당 지도부는 재임자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인지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단합하길 바라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화요일(8일) 스트레인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스트레인지 의원은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을 지낸 인물인데요. 지난 2월 주지사에 의해서 세션스 전 의원의 후임으로 임명돼, 임시로 상원의원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선거에서 뚜렷한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만약 다음 주 예비선거에서 50% 이상 지지율로 승리하는 후보가 나오면, 그 후보가 11월 본 선거에 진출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상위 두 후보가 9월 결선투표에서 겨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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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혀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와 관련해 소송이 제기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에 현역으로 복무 중인 성전환자 5명이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 고위 관리들을 상대로 어제(9일) 소송을 냈습니다. 이번 소송은 여성 동성애자들을 위한 권익 단체인 전미레즈비언센터 등 시민 단체 두 곳이 주도했는데요. 그밖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여러 다른 단체 역시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진행자) 이들이 소송을 낸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성전환자들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건 헌법에 어긋나는 차별 행위이고, 헌법 아래 동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위반하는 것이란 주장입니다. 민간 연구기관 랜드연구소가 지난 2016년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현재 현역 미군가운데 2천450명이 성전환자라고 하는데요. 앞서 2014년에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연구소에서 발표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데요. 현역 성전환 군인이 8천800명에 달하고, 주 방위군이나 예비군에도 수천 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에 인터넷 단문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성전환 군인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후속 조치가 이뤄지진 않은 상황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은 백악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현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지난 4일, 이와 관련한 새 지침이 백악관 법무팀의 승인을 받았다고 성 소수자들을 위한 신문 ‘블레이드’가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싹이 자라기 전에 잘라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미레즈비언권리센터의 섀넌 민터 법률담당국장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원래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했는데, 이걸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뒤집지 않았습니까? 이걸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으려는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6월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관련 조사를 거쳐 성전환자 복무 금지 규정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우리 군대는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성전환 군인들이 가져올 막대한 의료 비용과 혼란을 떠안게 돼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