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 가뭄 피해에 대응해 미화 630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피해 주민들의 영양 상태 개선과 수인성 질병 예방과 치료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이 북한 가뭄 피해에 대응해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에 630만 달러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는 14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자료에서 북한 내 5개 유엔 기구들에 ‘긴급대응 지원금 (Rapid Response Window)’ 63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14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올 상반기 ‘자금부족 지원금’ 명목으로 600만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하반기 가뭄 피해에 대응해 63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로써 유엔의 올해 대북 지원금은 총 1천230만 달러에 달합니다.
북한이 올해 지원받은 1천230만 달러는 인도주의 활동 예산이 심각하게 부족한 29개 나라 가운데 8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중앙긴급구호기금 웹사이트에 따르면 가장 많은 자금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에 배정됐습니다. 총 281만 6천 달러로 급성영양실조에 걸린 5세 미만 어린이를 중점치료하고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등 취약계층이 사망하는 것을 줄이도록 했습니다.
또 세계식량계획 WFP에 250만 달러를 배정해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황해도와 평안남도 내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에 영양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식량농업기구 FAO에 21만 달러를 배정해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황해남도 은율군과 안악군을 중점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이밖에 유엔인구기금 UNFPA의 보건사업에 23만 달러, 세계보건기구 WHO의 식수위생 사업에 17만6천 달러, 보건사업에 43만 달러를 배정해 가뭄 피해지역 취약계층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유엔 북한상주조정관실은 지난 10일 유엔기구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올해 가뭄으로 피해 지역 주민들의 영양과 보건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가 단독 입수한 이 이메일에서 유엔은 북한 당국을 인용해 가뭄 피해 지역 내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영양실조 발생 건수가 4%에서 19%로 급증하고 설사 발병률도 15%에서 32%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북한상주조정관실은 7월 중순 이후 비가 많이 내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가뭄 대처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이 기간 내린 비로 가뭄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쌀 등 가을 주요 작물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6월27일 유엔이 북한당국과 공동으로 벌인 가뭄피해 조사에 따르면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농작물의 43%에서 59%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또 올해 가뭄으로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이모작 작물이 전체 곡물 수확량의 10%에 불과하지만 5월부터 가을 추수 전 춘궁기 동안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라며, 주민들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