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 고성능 미사일 엔진 기술이 이전됐을 가능성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북한으로의 탄도미사일 기술 유출 가능성을 놓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시험발사에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미사일 엔진을 암시장에서 조달했고, 그 공급처로 우크라이나의 로켓 생산업체 ‘유즈마슈’가 지목받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신문의 지난 14일 보도 이후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기술이 유출된 근원지로 지목된 공장이 소재한 우크라이나 측은 여러 당국자들이 즉각 관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의 15일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녹취: 그로이스만 총리] Ukrainian
그로이스만 총리는 “이같은 주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도발”이라며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서기와 ‘유즈마슈’가 혐의를 부인한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우주청 SSAU의 유리 라드첸코 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쪽에서 북한으로 기술이 이전됐을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녹취:라드첸코 청장] Russian
라드첸코 청장은 “그런 엔진들은 2001년까지 우크라이나의 유즈마슈 공장에서 제조된 것”이라며 러시아 우주로켓 사이클론-2, 사이클론-3에 사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라드첸코 청장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도 7~20개의 사이클론 로켓을 보유하고 있고 그 엔진과 설계도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북한으로의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군수산업을 책임지는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는 16일 ‘로씨야 24’ 방송에 출연해, 최첨단 로켓 엔진을 생산자의 도움 없이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로고진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도둑이 제일 크게 ‘도둑이야’라고 외치는 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국가안보사회응용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쥘린 소장은 러시아 관영매체인 `R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30일부터 6월 1일 사이에 유즈마슈 출신 기술자 6명에서 10명 정도가 북한으로 일하러 갔고, 몇 년 전에도 12명에서 16명 정도의 우크라이나 전문가가 북한으로 갔다”며 “이들의 머리 속에 모든 것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로켓 엔진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15일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엔진을 제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