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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마약 거래 확산...집권 엘리트층도 관여"


지난 2011년 12월 한국 경찰이 압수한 북한산 필로톤과 주사기. (자료사진)
지난 2011년 12월 한국 경찰이 압수한 북한산 필로톤과 주사기. (자료사진)

북한에서 마약 거래가 북-중 접경지역뿐 아니라 다른 도시들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권 엘리트 층도 거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마약 거래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북한 정부기관의 강연 기록을 인용해 23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의 국가보위성이 지난해 여름 평안남도의 한 도시에서 개최한 강연 기록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신문이 단독 입수했다는 강연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5월 ‘70일 전투’ 기간 중 이 도시에서 마약 밀매로 적발된 사람은 200명이고 주변 지역까지 합치면 그 수가 500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엘리트 계층들도 마약 거래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마약류 제조에서 도매 판매까지 관계된 한 핵심 인물이 ‘당과 사법기관의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가족과 친척이 많은 인물’이라고 강연 기록에 나와있다는 겁니다.

강연 기록은 또 마약이 ‘21세기의 명약’, ‘현대식 감기약’으로 통용되고, 24시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학 수험생들도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개인이 경영하는 음식점 중에서도 술과 안주와 함께 마약을 제공해 한 사람 당 북한 돈으로 50만원의 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단체인 자유통일문화원의 이애란 원장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신문의 보도 내용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애란 원장] “북한에서 지금 마약중독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예요. 마약이 상당히 많이 번지고 있고, 고위층들로 마약에 손을 많이 대고 있어서……”

이 원장은 북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마약은 ‘빙두’로 불리는 필로폰이라며, 북-중 접경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 가운데도 북한에서 경험한 마약 때문에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애란 원장] “마약을 경험한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마약 때문에 지금 잡혀가 있는 사람들도 조금 있어요.”

미 국무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17 국제마약통제전략 보고서’에서 북한 각계각층에서 마약이 널리 사용되고, 특히 필로폰 생산과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북한에서 필로폰 사용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마약 사용은 불법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따르면 마약사범은 장기간의 수감, 혹은 사형에까지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2017 북한인권백서’에서, 북한이 2013년 형법 개정을 통해 불법 아편재배와 마약제조죄에 대해 법정형으로 사형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에서 불법적으로 아편을 재배하거나 마약을 제조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처벌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치료약을 구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이 아편에 의지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마약 복용이 건강을 해치는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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