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29일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한 데 대해 크게 우려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언론들이 보도한 현지 분위기를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29일 새벽 6시. 일본 정부는 전국순간경보시스템 J얼럿을 통해 홋카이도, 아오모리, 이와테, 야마가타 등 북부와 동부의 12개 현에 긴급 경보를 전했습니다.
[녹취:J얼럿 방송]
“미사일 통과. 미사일 통과. 조금 전에 이 지역의 상공을 미사일이 통과한 것 같습니다. 수상한 물건을 발견한 경우 절대 가까이 가지 말고 바로 경찰과 소방서에 연락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미사일이 상공을 지나간 일본 북부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에서는 특히 긴장이 크게 고조됐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현지 주민이 일본 홋카이도 방송에 당시 소감을 밝혔습니다.
“튼튼한 건물로 피난하라고 하는데, 이 지역 건물들은 미사일이 처음 폭발할 때 다 없어질 것 같다”는 겁니다.
현지 어부는 “여기서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어떻게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멈추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관광명소인 에리모미사키에는 미사일이 상공을 지나던 당시 방문 중이던 외지인들도 있었습니다.
한 관광객은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이 발발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양측이 자제하고 미사일 발사가 중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홋카이도 경찰 당국에는 어디로 피난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랐고, 방재 시설과 지하철로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홋카이도는 물론 경보 대상 12개 현에서는 학교가 휴교를 하거나 수업 시작을 늦췄고, 철도도 운행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도쿄 신바시에서는 신문사들이 호외를 배포했고,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이 모여 TV 전광판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를 지켜봤습니다.
도쿄 신바시 역에서 APTN 인터뷰에 응한 37살 시기하라 료 씨입니다.
시기하라 씨는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실제로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보도를 보고 직접적인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67살의 쿠몬 타카시 씨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은 이미 지난 것 같다”며 “미국이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이 됐든 추진했으면 한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